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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노조’의 과욕
이승한 기자  |  nyus449@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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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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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제19대 대통령 선거 기간, 당시 홍준표(자유한국당)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강성 귀족노조 고용세습과 같은 불합리한 노동관행을 혁파하고 편향된 이념을 갖고 있는 노조를 개혁하겠다고 했다.

근로자 노조 활동으로 야기되는 노동시장 경직화와 이로 인한 기업과 사회 부담을 완화시키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공약이다. 물론 이 또한 상당 부분 편향적 시각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어 액면가 그대로 받아들일 순 없지만, 그래도 한번 쯤 곱씹어 볼 여지는 있어 보인다. 최근 현대차 노조 행보가 출발점이다.

현대차 노조가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 카드로 조합원 총고용보장 요구안을 꺼내들었다. 4차 산업혁명과 자동차 산업 발전이 고용 불안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조합원 고용을 보장하는 합의서를 체결하자는 것이다. 노조는 이에 더해 순이익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기본급 15만4883원을 인상해 달라고 요구했다. 노조 요구가 관철되면 액수로 1조9000억원, 조합원 1인당 평균 3030만원 정도가 돌아간다.

노조 측은 “이미 상당 부분 모듈화 등을 포함한 공장 자동화와 외주화가 이뤄진 자동차 산업계에 새로운 산업혁명이 도래하면 조합원 고용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요구”라며 “어려운 회사 경영상황을 공감은 하지만, 노조 입장에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험난한 노사 교섭이 이뤄질 것이란 예상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회사 입장에선 국내외에서 여러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혹여 파업이 일어나면 피해규모가 커질 수 있다.

현대차 노조 요구안을 바라보는 사회 시선은 그리 곱지 못하다. “임금·고용 요구가 도를 넘어서 제 식구 배불리기에만 매달린 것 같다”는 지적이 쏟아져 나왔다. 경영지표에 빨간불이 켜져 이미 임원급은 임금 자진 삭감을, 과장급 이상은 임금을 동결한 상태다. 이대로 가면 ‘공멸 할 것’이란 위기감까지 회사 안팎에서 나왔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지지하지도 않은 한 대선 후보 공약에 눈길을 준 까닭이기도 하다.

현대차 노조는 한국 노동운동사에 큰 궤적을 남기고 있는 금속노조 안에서도 맏형 노릇을 하는 조직이다. 사실상 한국을 대표하는 노조인 셈이다. 그간 현대차 노조가 노동계에 끼친 영향은 상당하다.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현대차 노조에 의해 노동 현장에서 근로자 권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뀐 것만은 틀림없다. 그럼에도 최근 현대차 노조가 보여주고 있는 행보는 사회와 격리된 채 무언가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한 것 같은 생각이 들게 한다. 최소한 맏형 노릇조차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다.

현대차 노조 정도 되는 거대하고 강한 조직이라면, 그 나름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그들이 근로자 처우와 권리를 개선해야 주장한다면, 사회와 유리된 채 자신들 배만 불리고 있다는 국내 다수 근로자의 ‘편견 아닌 편견’과 ‘의구심’에도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 혼자 이익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노동계 전체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향과 의제를 현대차 노조가 설정하고 제시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강성노조 아니고선 내세울 수조차 없는 요구만 있다면 ‘이기적인 이익집단’이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해 기간제 근로자(2759명)를 포함한 현대차 자동차 부문 직원(6만7517명) 1인당 평균 급여는 9400만원에 이르렀다. 물론 4만8000여명 노조 조합원으로 한정하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기는 하다. 한국노동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이 있는 국민 4명 중 3명은 1년에 3000만원 이하를 번다. 8000만원 이상을 벌면 소득 상위 5% 안에 든다고 한다. ‘귀족노조’라는 표현이 괜히 나오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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