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 졸음운전' 연간 120명 사망...치사율 2∼5배 '치명적‘
상태바
'깜빡 졸음운전' 연간 120명 사망...치사율 2∼5배 '치명적‘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7.05.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졸리면 충분한 휴식 취하도록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 8명의 사상자를 낸 영동고속도로 참사가 고속버스 운전자의 '춘곤증 졸음운전' 때문으로 알려지면서 봄철 졸음운전의 위험성과 심각성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3∼2015년 3년간 졸음운전 교통사고 건수는 7639건으로 359명이 사망했다. 해마다 120명이 졸음운전 때문에 목숨을 잃은 셈이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으로 사고가 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치사율이 높다. 이 기간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졸음운전 사고는 660건이었다. 사망자는 93명에 이른다. 치사율은 14.1%다. 이는 전체 고속도로 교통사고 치사율(1만1309건·812명 사망, 7.2%)의 갑절에 가깝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지난해 자사 승용차 사고 120만 건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봄에 발생한 졸음운전 사고가 1344건으로 사계절 중 가장 많았다.

봄철 졸음운전 사고 건수는 겨울과 비교해 31.5%(322건)나 많았다. 봄에 졸음운전이 많이 발생하는 것은 일교차가 커 몸이 쉽게 피로를 느끼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른바 '춘곤증'이 온다는 것이다.

월별로 보면 4월 졸음운전 사고 건수가 501건으로 가장 많았고 5월이 465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시간대별로 보면 졸음운전 사고는 오후 2∼4시(16.7%)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점심을 먹고 졸음이 올만한 시간대이다. 오후 2∼4시 졸음운전 사고의 치사율(사고건수 대비 사망자 수)은 0.59%로 전체 사고 평균(0.12%)의 5배나 됐다.

시속 100㎞로 달리는 차 안에서 2초만 졸아도 차량은 50m 이상 주행해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졸음운전은 늘 대형사고의 주요 원인이 된다.

지난 11일 영동고속도로 둔내터널 1㎞ 전 상행선 구간에서 60∼70대 노인 4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등 8명의 사상자를 낸 고속버스-승합차 추돌 사고도 취약시간인 오후 3시 28분에 발생했다. 사고운전자 정씨는 경찰에서 "식사 후 춘곤증으로 깜빡 졸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평 터널 참사를 낸 관광버스 운전자 방모(57)씨는 전날 버스에서 쪽잠을 자고, 사고 당일에 피로가 쌓인 채 강릉과 삼척 등지를 운행하다 졸음운전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방씨는 항소심에서 1심보다 형량이 늘어난 금고 4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평창 봉평 터널 참사'는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지만, 이후에도 졸음운전 사고는 좀처럼 끊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났다 하면 대형사고인 터라 졸리면 무조건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와 함께 영동고속도로 구간의 잦은 공사로 인한 차량 정체와 행락철 지·정체 탓에 장거리 고속버스 운전자들이 충분한 휴식을 보장받지 못한 채 운행한다는 지적도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