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금융 시장 ‘지각변동’…금융권 진입에 중소 캐피탈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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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금융 시장 ‘지각변동’…금융권 진입에 중소 캐피탈 '주춤'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7.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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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카드사·보험사까지 줄줄이 출사표, 새 수익모델 ‘낙점’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중고차 할부, 대출 시장에 몰리는 금융권의 관심이 심상치 않다. 그동안 중소 캐피탈사의 독무대였던 중고차금융 시장에 지각변동이 오고 있는 것이다. 중고차금융이 금융권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여겨지면서 속속 관련 상품을 내놓으며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분위기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몇 년 간 중고차 시장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은행, 보험사, 카드사 등 금융권이 중고차금융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는는 움직임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이유는 중고차 시장의 연간 평균 거래액이 30조원 규모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자동차 내수 판매가 전년대비 2.4% 감소한 반면 중고차시장은 3.1% 성장하고 있다.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가장 먼저 웃은 곳은 KB캐피탈이다. 수익성 높은 중고차금융 상품 판매가 늘면서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6월 론칭한 중고차 매매 플랫폼 ‘KB차차차’가 효자노릇을 했다는 분석이다.

KB캐피탈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36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193억원)에 비해 90.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240억 원에서 올해 478억 원으로 99.2% 늘었다. 이 로써 나머지 은행계 캐피탈사들의 순이익 차이는 올해 최대 187억원까지 벌어졌다.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의 공격적 영업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기존 캐피털사보다 낮은 금리로 ‘써니마이카대출’을 내놓고 누적 기준 취급액은 지난해 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6000억원을 달성했다. 최저금리를 3.5% 책정해 캐피털사 이자보다 절반가량 낮췄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위비오토론’을 내놓은 데 이어 지난달 말부터 중고차 대출 상품도 추가로 내놨다. 지역은행에서는 부산은행이 최근 ‘중고차 오토론’을 내놨는데, 이 상품은 개인끼리 거래하는 중고차에 대한 할부금융 서비스도 제공한다. KEB하나은행은 ‘원큐(1Q) 오토론’, NH농협은행의 경우에는 ‘NH간편 오토론’을 출시해 모바일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카드사에서는 신한카드가 지난 2월 온라인 중고차 온라인 중고차 가격 정보 제공 및 할인 서비스인 ‘차투차’를 출시하며 ‘KB차투차’와 양강 구도를 노리고 있다.

오토론에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했던 생명보험업계도 자동차 금융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빅데이터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한화생명은 지난해 8월 SGI서울보증보험과 협약을 맺고 올해 상반기 중 자동차 구입자금 대출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차금융 시장을 향한 금융권의 공세는 저금리, 수익성 악화가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캐피털사보다 낮은 금리와 모바일 대출로 시장 점유가 가능해 수익성 회복에 적합한 시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부분 대출이 분할 상환 조건으로 제공돼 리스크 관리가 상대적으로 쉬운 점도 이유로 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차 출시 기간이 짧아지면서 앞으로도 중고차를 중심으로 자동차 금융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융권이 자동차금융 상품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의 선택의 폭은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고차금융은 고수익 고위험 사업으로 분류된다. 중고차는 담보가치가 낮은 탓에 신차보다 리스크가 커 적용 금리 또한 높아서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리스크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매년 중고차금융 취급액이 늘고 있는 것은 맞다”며 “그러나 중고차금융은 신차금융보다 리스크가 높을 수밖에 없는 만큼 연체율 등 각종 지표 관리가 더욱 중요해 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추세에 중소 캐피탈사들은 위기감을 호소하면서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중고차 상사와 결속을 다지면서 중고차 매물 홍보보다 전랙할부 등 금융조건을 전면에 내세우며 중고차 매매에 나서는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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