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 11㎞ 인제터널서 재난대응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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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장 11㎞ 인제터널서 재난대응 훈련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7.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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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직후 통합지원본부 긴급가동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 오는 30일 개통하는 동서고속도로 동홍천∼양양 구간 내 무려 11㎞에 달하는 국내 최장 도로 터널인 '백두대간 인제터널'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난다면 어떻게 될까.

지난 21일 인제터널에서 버스, 트럭, 승용차 등 9대 연쇄 추돌사고로 사망 3명·20명 중상·27명 경상이라는 대형사고를 가정한 훈련이 펼쳐졌다.

훈련은 이날 오후 2시 30분께 인제터널 양양 방향 5.5㎞ 지점에서 연쇄 추돌사고가 나면서 시작됐다.

트럭 2대, 버스 2대, 승용차 5대가 잇따라 추돌하면서 차량에 불이 난 것이다.

순식간에 터널 내부는 연기에 휩싸였다. 한 운전자가 119에 신고하면서 소방당국을 비롯한 유관기관에 상황이 급속히 전파됐다.

도로 당국은 터널안전팀과 관리사무소는 폐쇄회로(CC)TV를 통해 상황을 확인한 뒤 상황전파팀과 현장 출동팀, 방재시설 가동 팀으로 나누어 대응에 나섰다.

다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통합지원본부가 화재진압, 구조·구급, 환자치료와 후송, 수습 등을 지휘하기 시작했다. 119대원들은 신속히 부상자들을 구출했다. 부상자들은 사갱을 통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응급환자들은 소방항공대와 군부대 헬기에 의해 곧장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갱은 터널 건설 시 시점과 종점 이외에 중간부를 뚫어 네 방향 동시 굴착이 가능하도록 '경사 굴'이다.

평소에는 환기통로지만 화재 등 비상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찰 고속도로순찰대와 도로 당국 현장대응반은 교통통제와 차량 우회, 대피유도 등 현장을 통제하고 사고현장을 수습하는 데 힘을 모았다.

도로 당국은 연기가 역류하지 않도록 제트팬의 임계속도를 유지하면서 연기배출을 위한 축류팬을 가동했다.

배연 설비가 가동되자 터널 내부를 가득 메운 연기가 금세 빠져나갔다.

그 사이 119 특수구조대원들은 유류 누출 상태를 점검하고 누출방지작업을 했다. 연기가 걷히고 어느 정도 사고 수습이 끝나자 물 분무 설비가 가동돼 터널 천정에서 물이 뿌려지기 시작했다.

119소방대원들도 물대포를 지원사격하면서 불은 완전히 꺼졌다. 이어 시설물 피해조사와 복구를 위한 전문가가 현장에 급파되고, 교통통제를 해제하면서 상황은 종료됐다.

이번 훈련은 1999년 3월 24일 프랑스 동부와 이탈리아 북부 간 몽블랑 터널에서 발생한 터널 참사를 막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도로공사와 인제소방서가 주관했으며 국민안전처, 인제군, 소방, 경찰, 군부대 등 25개 유관기관 330여 명이 참가했다.

인제터널은 39명이 숨져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몽블랑 터널 참사를 교훈 삼아 '섬유 화재 감지기'와 '자동 물 분무 시스템'을 설치, 화재 발생 시 초기 진압 및 확산 방지가 가능하도록 했다.

스프링 클러와 유사한 '물 분무 시스템'은 터널을 지나는 머리 위로 5m 간격으로 끝없이 이어졌다. 또 57개의 피난 연락갱이 200m 이내 간격으로 설치됐고, 6개의 환기구를 이용한 상·하행 통합 연동 배연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네 방향 동시 굴착을 위해 터널 중간부를 뚫어 건설한 1개의 사갱과 초당 1200㎡의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는 2개의 수직갱도 화재 등 비상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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