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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버스 타고 출·퇴근하는 시대 성큼 다가왔다
이승한 기자  |  nyus449@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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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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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자체 도입 붐에 국내외 업체 주목
- 중국산 진출에 … 국산차 반격 채비
- 현대차 ‘일렉시티’에 업계 관심 커져
- 수입차 철수 시 사후관리 우려 제기

   
▲ 현대자동차 일렉트릭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시내 노선버스(이하 시내버스)로 전기버스가 주목받고 있다. 최대 단점으로 꼽혔던 주행거리와 충전방식이 혁신적으로 향상되면서 전기버스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는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국내외 완성차 업체가 국내 시내버스 시장에 관심을 갖는 것은 정부와 주요 지자체가 친환경 버스 보급을 늘리겠다고 계획을 내놔서다. 전기버스 도입에 의욕이 강한 지자체는 제주와 김포다. 두 곳은 민간 보급 사업이 시작된 2014년부터 적극 도입을 추진해왔다.

제주도에서는 지난해 서귀포 지역 시내버스 업체인 동서교통이 20여대를 도입·운영하고 있는데, 올해 말까지 60여대를 노선에 투입할 계획이다. 김포 또한 올해 3월부터 선진운수가 10대를 노선에 투입했는데, 올해 안에 모두 50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전남 나주와 의정부도 올해 전기버스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다. 충전인프라 구축 문제로 차질이 생겼지만, 포항도 25대를 시내버스로 활용한다는 계획에 변함이 없다. 이밖에 시범 수준으로 전기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서울·부산·구미 등도 도입에 긍정적이다.

업계는 올해를 기점으로 전기버스 도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당장 내년 시장 규모가 300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환경부가 연간 100대 정도 보조금을 지원하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증가세다. 시내버스는 정해진 코스를 운행하고 1회 주행거리가 비교적 짧아 전기버스를 투입하기 어렵지 않다.

   
▲ 자일대우버스 전기버스

시장 전망이 밝아지자 한국과 중국 완성차 업체가 잇달아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들 업체 모두 시내 노선을 주행하는 데 무리가 없는 전기버스를 개발했거나 상용화했다. 현재까진 중국 업체가 다소 우세한 상황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 업체 중국 비야디(BYD)는 저상 전기버스 ‘eBus-12’를 국내에 내놨다. 324kWh 용량 인산철 배터리를 장착해 한번 충전으로 410km를 주행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저상버스 보조금(1억원)을 지원 받을 수 있고, 산업통상자원부 환경친화적 자동차 인증을 받게 되면, 개별소비세·교육세·등록세·취득세 면제 혜택도 가능하다. 다만 환경부로부터 친환경차 보조금(1억원)을 받지 못하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다. 보조금을 받으려면 2시간 안에 충전이 끝나야 하는데, ‘eBus-12’는 4시간이 걸린다.

중국 업체 가운데는 에빅(AVIC)이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 주행거리 140km 전기버스가 이미 김포에서 운행되고 있다. 이밖에 세계적인 상용차 업체 포톤(FOTON)도 국내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 업체로는 자일대우버스와 TGM이 있다. 자일대우버스는 2009년 전기버스를 개발해 지금까지 20여대를 상용화했다. ‘플러그인’, ‘배터리 교체’, ‘무선충전’ 등 충전방식이 다른 차량을 모두 선보였다. 현재는 2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차량을 개발 중이다. 경전철을 만드는 우진산전도 주행거리 200km 전기버스 시제품을 지난 3월 공개했다.

   
▲ 중국 비야디(BYD) 전기버스

가장 주목 받는 것은 현대자동차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지난달 열린 상용차 박람회 ‘트럭&버스 메가페어’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된 전기버스 ‘일렉시티’에 대한 업계 반응이 뜨겁다. 국내 시내버스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대차가 내놨기 때문에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플러그인 방식을 채택한 일렉시티는 256kWh 고용량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가 장착돼 정속 주행 시 1회 충전(67분)으로 최대 290km를 주행할 수 있다. 아울러 단기 충전(30분)만으로도 170km 주행이 가능하다. 국산 전기버스 중에는 가장 좋은 스펙이다. 무엇보다 외관 디자인이 한국과 중국 업체 차종을 통틀어 가장 미래지향적이란 평가다.

하학수 현대내장디자인실장은 “차량 외관은 깨끗한 친환경차 이미지를 부각시키려고 화이트 컬러 바디 위에 단순하면서도 강하게 흘러가는 블루라인을 입체적·역동적으로 표현했다”며 “첨단 하이테크 이미지인 전·후면 램프가 더해졌는데, 향후 현대 상용차 라인업 디자인 정체성 방향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일렉시티를 내년에 출시한다. 업계는 일렉시티가 출시되면 중국 업체 쪽으로 다소 기울었던 시장 판도가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우선 시판 차종 가운데 가장 앞선 첨단 기술이 적용돼 경쟁력이 탁월하다. 수십 년간 국내 버스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수요자가 원하는 것을 파악해 차량 개발에 반영할 수 있는 점은 현대차가 가진 최대 자산으로 꼽혔다. 아울러 전국적으로 촘촘하게 갖춘 AS네트워크도 강점이다.

전기버스 시장이 활짝 열릴 분위기지만, 기대만큼 커지기 위해서는 극복할 과제도 많다. 무엇보다 비싼 가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전기버스는 대당 가격이 4~5억원으로 압축천연가스(CNG) 저상버스(2억원)나 일반버스(1억원 초반) 보다 비싸다. 국토부·환경부 보조금(최대 2억원)을 받는 것에 더해 일부 지자체가 매칭펀드로 지급하는 보조금(1억원)까지 다 끌어 모아도 가격 경쟁력이 뒤떨어진다.

   
▲ 우진산전 전기버스

충전 인프라도 문제다.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부나 지자체가 나서지 않고서든 민간이 섣불리 나서지 못한다. 한동안 주목 받았던 ‘배터리 교체’ 방식 전기버스가 관심 밖으로 밀려난 것도 자동화 크레인 달린 ‘배터리 자동 교환 정류장(BSS)’ 건설에 많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실제 제주와 포항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는데, 두 곳 모두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선충전’ 방식도 도로 위에 일정 간격 설비를 들여야 해 막대한 비용이 지출된다. 이 때문에 세계 최초로 시범 운영 중인 구미를 제외하고는 채택되지 않고 있다. 현재 대세는 ‘플러그인’ 방식이다. 충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정해진 구간을 운행하고 차고지에서 충전하면 되는 시내버스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버스는 관련 법규 미비로 승용 전기차와 비교해 정부 지원이 많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여기에 충전 인프라 설치와 같이 부가비용이 많아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의 추가 지원 정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제 막 첫발 내민 전기버스 시장이 ‘수입차 전시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현대차 일렉시티가 출시되기 전에 중국 업체가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버스 업계 특성상 일단 업체가 특정 브랜드 차량을 구입하면 정비와 같은 사후 관리 문제 때문에 다른 브랜드 차량으로 바꾸는 게 쉽지 않다.

   
▲ TGM 전기버스

일각에서는 사후 관리 문제도 거론한다. 중국 업체가 진출 초기 반짝 차를 팔다가 수익이 나지 않아 철수하면 도로 위를 달리는 중국산 전기버스에 대한 AS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 문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보조금 받으려고 사양을 급히 뜯어 한국 시장 문을 두드렸는데, 나중에 사업 철수라도 이뤄지면 중국산 전기버스가 도로 위 애물단지나 위험물이 될 수 있지 않겠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한국화이바 차량사업부를 인수해 전기버스 생산업체인 ‘TGM’을 설립했던 중국 자본이 1년 남짓 만에 철수한 사례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 문제 등이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효율과 성능이 향상된 전기버스가 시내버스를 시작으로 향후 시장 규모를 키울 수 있게 됐는데, 시장 형성 초기 AS 인프라 등을 제대로 갖추지도 못한 중국 업체가 정부 보조금을 받아 지배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며 “국민이 낸 세금으로 조성된 보조금을 고스란히 국내에서 검증받지도 못한 중국산에 갖다 바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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