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위기설…남일 같지 않은 택배업계
상태바
쿠팡 위기설…남일 같지 않은 택배업계
  • 이재인 기자 koderi@gyotongn.com
  • 승인 2017.06.2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통신문 이재인 기자] 혁신기업 중 하나로 평가되며 브랜드파워를 키워온 쿠팡이 적잖은 내홍을 겪으면서 위기설에 휩싸이고 있다.

로켓배송 과부화에 따른 고강도 업무가 쿠팡맨 의사와 관계없이 전가된 반면 사측이 이에 대한 시간 외 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정규직 전환을 앞둔 쿠팡맨을 일방적으로 해고했다는 소속 택배기사들의 주장과 그에 대한 행정조치를 요구하는 집단행동이 표출되면서다.

쿠팡을 심판대에 오르게 한 원인은 그간 전철을 밟았던 상당수 업체의 몰락의 징후와 너무나 흡사하다.

연중무휴 가동되는 로켓배송과 여기에 투입되는 쿠팡맨의 감성마케팅으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판매촉진을 통한 경쟁력을 다져왔는데, 그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환원하지 않은 채 무리수를 둔 게 화근이 됐고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마침내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로켓배송을 두고 법적공방을 치른 택배업계는, 예상과 달리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어낼 수 있는 기회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쿠팡에게 일격을 가하지 못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단편적으로는 물량을 쥐고 있는 쿠팡과의 위수탁 계약이 맺어져 있는 관계상의 문제라 할 수 있고, 이보다 더 큰 이유로는 소속 배송기사들과의 처우개선 문제에 있어 택배 물류업계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다.

괜히 역공을 폈다가는 오히려 자기 치부만 드러내는 악수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며 자제 분위기가 내부에 깔려 있는 것도 복잡한 셈법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업계는 “여러 고객사에게 택배 서비스를 공급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상, 쿠팡과 같은 거래계약 업체가 존재해야만 하고, 이들 고객사의 숨통이 트여야 우리 업계도 명맥을 유지할 수 있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일방적인 독주가 장기적으로 독이 될 수 있다는 경계심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여기에는 전형적인 ‘을’의 마인드가 작동하는데, 일예로 영역침범이란 명분으로 소송까지 불사하며 날을 세웠던 도중에 서비스산업 발전을 견인하는 일등공신이 되겠다며 화주 고객사들과의 관계를 다지는데 집중하는가 하면, 하도급 협력사와 특수계약 관계인 택배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성 복지 사업 등을 선뵈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새 정부가 들어섰고, 종전과는 상황이 달라졌다.

비정규직과 특고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부 의지는 한결 확고해졌고, 다음달 1일에는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의 재편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예고돼 있다.

택배 물류와 직접적인 관계에 있는 법제도의 향배와, 이번 쿠팡맨 사건으로 재조명된 비정규직 차별 문제가 어떤 방식으로 해결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2017-06-30 15:24:37
택배사와 기사의 고충과 맥략이 잘 드러났네요 쿠팡은 노란 화물넘버를 달아야 하는데 택배사가 물량을 빼기면서도 참는다... 부메랑이 될까봐 기사의 처후가 논란이 되겠지요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