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스마트바캉스 특집]직장인 김상순씨의 '바캉스 교통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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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스마트바캉스 특집]직장인 김상순씨의 '바캉스 교통 계획'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7.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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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위험 배제·비용 절감…알뜰하고 자유로운 휴가 상상하기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 일본에서의 7년간 근무를 마치고 3년 전 귀국한 김상순(51)씨는 여름이면 일본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만의 바캉스 여행 계획을 짠다.

일본 근무시절 때의 바캉스여행 패턴을 우리나라에서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는 아내와 대학생 아들, 고1의 딸이 조건없이 따라주는 것이 원동력이었다.

김씨 가족은 7월초 여름휴가 계획을 시작한다. 비교적 날짜 선택이 자유로운 김씨가 먼저 일정을 제시하고 가족이 최대한 여기에 맞추는 방식으로, 한국에서의 지난 2년 휴가일정은 그렇게 정해졌다. 그래서 일단 올 여름 휴가 여행일정은 7월 마지막 토요일부터 5일간으로 정해졌다.

문제는 다음부터다. 목적지와 즐기기를 정하는 일은 보통 1주일 가량 논의를 거쳐야 한다. 산을 좋아하는 김씨와는 달리 아내는 바다를 좋아하고, 아이들은 유명 놀이기구가 있는 관광지를 선호하는 편이어서 의견이 엇갈리곤 했는데, ‘올해는 내가, 다음 해는 네가…’라는 식으로 양보의 순서를 정해 목적지를 결정해왔다.

김씨는 지난 해 경상남도 해안에서 내륙을 거쳐 부산으로 이동했다 귀경한 여행이 매우 흡족했다. 거제도를 거쳐 올라 간 경남 거창계곡에서의 휴식과 마침 그곳에서 열린 팝콘서트에 가족이 열광했기 때문이었다.

이들 가족의 이동 동선은 짧지 않았고 교통편도 다소 복잡했지만 가족은 모두 휴가를 한자리에 머무는 방식보다, 이동하며 매일 새로운 장소를 만나는 방식을 희망해 약간의 불편은 당초부터 감수하기로 했으므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걱정은 이들이 자가용 승용차를 놓고 떠났을 때 목적지를 옮겨 다닐 때의 교통편의 연계성과 추가시간에 대한 것이었지만, 김씨는 그와같은 여행방식이 뿌리내린 일본에서의 경험을 최대한 살려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해 이동하는데 성공했고, 가족들은 기꺼이 그들의 선택에 만족해 했다.

일주일 전 김씨는 올 여름 바캉스 계획을 놓고 가족들과 상의하던 중 여행자를 위한 휴대폰 앱이 매우 훌륭하게 개발돼 나와 있음을 확인하고 흡족해 했다.

이를 활용하면 종전에 비해 이동 경로와 비용, 시간대를 결정하는데 훨씬 편리해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김씨는 일본에서의 생활에서 기차여행의 맛에 제대로 빠진, 말하자면 ‘열차매니아’인 셈이다. 그런 이유로 김씨는 올해도 호남 일대 여행 계획을 세우면서 기본적으로 내려갈 때는 고속버스, 귀경 시에는 열차편을 이용하는 것으로 정했다.

고속버스는 출발시간의 여유로움, 열차는 이동의 신속성이 선택의 조건이 됐다면, 김씨 가족의 ‘지역에서의 이동수단’에는 제한이 없다. 신혼 초 김씨가 운전대를 잡고 부부가 함께 떠난 주말여행 때 경기도 어느 국도를 달리던 중 바로 코앞에서 대형 교통사고를 목격한 이후 김씨 부부는 가족여행 시 거의 자가용 승용차 이용을 하지 않았다. 그런 김씨 부부에게 일본에서의 근무 시 경험하게 된 현지의 자동차 여행 패턴은 김씨 가족의 그것과 거의 다르지 않았다.

샐러리맨의 여름휴가 여행은 철저히 열차 여행으로 계획되고, 여행지에서 버스나 택시, 렌터카 등을 이용하는 소위 알뜰피서여행이 일본에서는 거의 20년 전부터 자리잡은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그들은 살인적인 물가와 유류비 부담, 교통사고 위험으로부터의 탈출 등을 이유로 내세웠는데, 이는 우리나라에서의 그것과 전혀 다를 바 없었다.

그런 사이 김씨는 장시간 자가용 승용차 이용을 기피하는 핑계거리를 만들었다. “나이가 하나둘 더해져 50대가 되니 조금만 운전하면 졸음이 와서…”라고 둘러댔지만, 아내는 기겁을 했다. “가족을 싣고 운전을 하는데 졸음이라니….” 아내는 여기에 더해 김씨의 음주운전 가능성도 지적했다. “바닷가에 가면 한두잔씩 하잖아요…안돼요” 평소 술을 크게 즐기지 않는 김씨가 여행기분에 느긋한 기분으로 술을 마시는 것까지는 이해하나 자동차를 갖고 여행하는 경우라면 음주운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는게 아내의 논리였다.

김씨는 아내를 ‘알뜰여행 신봉자’라 부른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에서도 특별한 용무가 있을 때에 한해 택시를 부르거나 렌터카를 빌리는데 동의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시내버스가 언제나 우선순위다. 지역별 시내버스와 시외버스의 기종점과 노선을 안내하는 펨플릿을 꼼꼼하게 챙기던 안내가 휴대폰 앱을 발견하고 환호를 지른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런데 아내에게 걱정이 생겼다. 대학 2년생인 아들이 이번 여행에서 “부모님이 숙소에서 쉴동안 여동생과 렌터카를 빌려 목적지에 멀지 않은 시내 번화가를 꼭 한번 다녀오고 싶다”고 한 것이다. 번화가 구경도 구경이거니와 자가운전을 한번 해보고 싶은 것이었다.

반대하는 아내를 마침내 무마시킨 것은, 아들이 면허취득 후 틈틈이 운전직 아르바이트를 해온 터라 운전실력이 어느 정도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점, 렌터카를 하루 빌리는 것보다 카셰어링으로 서너 시간 소형차를 빌리면 비용이 얼마 들지 않는다는 점, 동생이 동행하면서 안전운전을 계속 일깨울 것이라는 다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내가 또다른 고민거리를 던졌다. 이왕 호남지역까지 내려가는 김에 종전 한 동네에 살던 유씨네 농장에 한번 들러보자는 것이었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지명으로 돼있는 그의 농장까지 어떻게 다녀오느냐며 반대하는 김씨에게 아내는 광주 시내버스를 타고 ‘딱 한번’ 시외버스로 갈아타면 광주시내에서 한시간 반이면 도착한다며, 담양 어딘가의 유씨네에 ‘**일 기필코 찾아갈 것’이라는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내 주고 말았다.

김씨는 생각했다. “하긴 내가 전남 진도군 어디를 알아서 가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김씨는 광주에서 멀지 않은 서남해 바다를 찾아가 황홀한 낙조를 카메라에 담고 싶었고, 이를 위해 이미 그곳까지 이어지는 교통편을 인터넷을 통해 충분히 파악해놓고 있었으니 아내의 담양행 요구에 더 이상 불안해 할 이유도, 거부할 명분도 없었다. 가족의 진도행에는 사실 서프라이즈가 숨겨져 있다. 막 정년퇴직해 첫 여름을 만나게 된 아내 언니의 남편, 말하자면 막내 동서와 김씨가 은밀히 약속을 한 것은 벌써 보름 전의 일이다. “서울에서 진도행 전세버스가 운행된다고 하니 **일 정오 무렵 거기서 만나 함께 하루이틀 보내는 거로 하고 식구들에게는 비밀로 하자”는 거였다.

아이들은 채 장마가 가시지 않은 지난 주말 베란다 벽장에 넣어뒀던 배낭이며 여행용 취사도구 등을 베란다 이곳저곳에 꺼내놓았다.

 

 

 

● 지금, 여름휴가 교통편 사정 어떨까

열차·항공편은 예매 서둘러야
거미줄 노선 버스 사전 확인을

 

 

<열차> KTX와 SRT 경쟁적으로 노선을 운영하며 명소, 주요 도시를 운행하고 있으나 휴가가 절정에 이르는 7월말 8월초에는 이용객이 많아 승차권이 조기 매진될 수 있으니 예매를 서둘러야 한다.

 

 

<항공편> 제주, 부산 등 주요 지역으로의 7말8초 항공권은 이미 매진 상태이나 그밖의 지역은 아직 남은 표가 있고, 저운임항공사 인터넷 예매창구를 잘 살펴보면 주중 승차권은 운좋게 예매할 수도 있다.

 

 

<버스> 고속버스는 아직까지 전 구간 승차권에 여유가 있으며, 전세버스 역시 대부분의 여행상품이 판매중이어서 서둘면 이용이 가능하다. 시외버스, 시내버스는 관광지 등 바캉스 승객 이용을 위한 노선 연장과 운행 시간 연장 등 이용객 편의를 위한 바캉스 대책을 수립했거나 수립 중이어서 이를 미리 확인해보고 떠나는 것이 좋겠다.

 

 

<택시> 별도의 수송계획보다 안전운전, 친절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바캉스 승객 수송에 만전을 기울이기 위해 지역 업계를 중심으로 점검과 홍보를 진행하고 있고 수송력도 충분해 이용에 불편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렌터카>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바캉스 상품 출시가 이뤄지고 있으며, 지역 소재 업체의 경우 유관기관·업계 등과의 연계 서비스체제를 구축해 이용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제주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이용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이며, 카셰어링의 경우 지역에 따라서는 이용신청이 몰릴 가능성이 있으므로 시간을 두고 예약해야 할 것을 업계는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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