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스마트바캉스 특집] 대중교통만으로 최대 120분 “이곳에 이런 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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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스마트바캉스 특집] 대중교통만으로 최대 120분 “이곳에 이런 곳이…”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7.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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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안 '교통카드' 들고 떠나는 서울 근교 바캉스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서울에 사는 직장인 A(32)씨는 고민이 많았다. 싱글이기도 하지만 친구들과 휴가 일정을 맞추기도 어려웠고 차를 갖고 떠날 생각을 해봤지만 성수기 주요 피서지의 교통체증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홀로 떠나 나에게 오롯이 휴식을 줄 여행을 결심했기에 길에서 버리는 시간은 줄여야 했다. 결국 선택은 대중교통. A씨는 지갑에 있는 교통카드 한 장을 꺼내 들고 지도를 펴들었다.

계산기를 아무리 두드려 봐도 이것보다 합리적인 경제성을 갖는 교통수단도 없었다. 이제야 ‘알뜰함’과 ‘힐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혼자만의 휴가가 완성됐다.

전국 3만여 곳 편의점, 지하철 내 매점 및 역사 등 전국 교통카드 판매처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전국호환 교통카드 ‘티머니’. 이 카드 한 장이면 누구나 전국으로 떠날 여행 준비는 끝났다. 혼자 하는 여행인 만큼 그리 멀지 않은 곳을 둘러봤다. 서울에서 가까우면서 대중교통만으로 나를 도시 생활의 각박함에서 벗어나게 해줄 곳이 목적지이다.

 

광명은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피서지로 꼽힌다. 지하철로 바로 갈 수 있고 KTX광명역에 내리면 17번 버스 한번이면 광명동굴 앞에 도착한다. 30분 이내 가능하다. 광명시 가학산 자락에 위치한 광명동굴도 습하고 더운 여름 공기를 차단시켜 줄 최적의 실내관광지이다. 서울에서 가깝고 인공동굴과 예술전시공간을 한꺼번에 관람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광명동굴은 1912년 일본이 자원수탈을 목적으로 개발한 광산이다. 일제강점기 징용과 수탈의 역사를 품은 곳이지만 내부는 빛의 공간으로 아름답게 꾸며져 우울한 마음을 사라지게 한다. 친환경 식물공장과 아쿠아월드 구경도 쏠쏠하다.

광명은 서울에서 불과 1시간 이내에 위치해 있고 서울 남부권이나 경기도 안양, 시흥, 안산 등에서도 불과 30분이 내에 갈 수 있어 홀로 시간을 보내기에 최적의 휴양지이다.

휴가 1일차 내친김에 A씨는 좀 더 용기를 냈다. 대학시절 다녔던 강촌이 떠올랐다. 휴가 이튿날 청량리역 열차에 몸을 실었다. 역시나 필요한 여행경비는 청량리 지하철 역사에서 충전했다.

이번 대중교통 수단은 ITX 청춘 열차. ITX열차는 청량리 역의 중앙선과 지하철역과 따로 구분이 돼 있어 별도의 주의가 요구된다. 전용 출입구가 있어 바로 교통카드를 태그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전철에서 내려서 ‘하차용’ 교통카드에 태그한 후에 승차권 자동 발매기로 가야 한다. 이후 전국호환 교통카드로 스마트하게 태그하고 승차권을 구입하면 된다.

이후 청량리역 지상 ITX 열차를 타는 고객 전용 출입구로 입장하면 된다. 보통 한 시간에 한 대씩 운영하는 ITX는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고는 정시쯤 출발하는 열차들이 대부분이니 참고해야 한다.

강촌역 도착. 가장 먼저 간 곳은 바로 김유정역으로 가는 레일 바이크 체험. 레일바이크를 타고 김유정역으로 가다보면 약 네다섯 개의 터널을 지나게 되는데 각 터널별로 테마를 가지고 있다. 레일바이크로 강촌~김유정역 코스로 총 거리는 8km, 2인승은 2만5000원 4인승은 3만5000원으로 약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김유정 생가인 김유정문학촌에 방문하면 고요한 풍경이 김유정의 삶을 대변해 주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동백꽃, 봄봄, 산골나그네 등 소박하고 진솔한 글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던 작가. 생가 중심부에 세워진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김유정 동상만 보더라도 그의 문학가다운 모습을 상상할 수 있어 문학의 향기와 휴가의 여유로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휴가 2일차 가평은 서울 근교의 대표적 여행지이다. 바다부터 산까지 없는 게 없는 다채로운 여행지로 여행자를 사로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중교통 접근성이 높다. 가평은 경춘선, ITX청춘열차, 버스를 이용하면 서울에서 한 시간 안팎으로 갈 수 있어 인기가 높다.

가평은 일일 최대 10만ℓ를 생산하는 경기도에서 가장 큰 막걸리 양조장이 있다. 우리술 양조장에서는 제조공정을 견학할 수 있는 찾아가는 양조장 체험을 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제조공정을 견학할 수 있으며 가평 잣에 대한 설명과 함께 ‘우리 술’에서 생산한 다양한 막걸리에 대한 시음도 할 수 있다.

산과 물이 어우러진 가평의 풍경을 즐기려면 숲이 최선이다. 경기도 잣향기푸른숲은 축령산과 서리산 자락 해발 450m 이상에서 자라는 수령 80년 이상의 잣나무림이 국내 최대로 분포하고 있는 여행지이다.

 

가평읍 호반로에는 힐링과 휴식의 가평군에 국내 최초의 인터렉티브 아트 전용관인 인터렉티브아트 뮤지엄이 있다. 국내 유명 작가가 참여한 인터렉티브 아트는 예술에 최첨단 과학을 접목해 누구나 쉽게 미술을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공간이다.

문화예술적 콘텐츠와 입체적 상호작용 체험을 통한 시각적 착시 효과의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오감적 체험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전시 공간으로 가평에서 가볼만한 여행지로 거듭나고 있다.

대중교통 하루 코스로는 대전도 그리 멀지 않다. 그래서 A씨는 관광 불모지로 여겨지는 대전행을 선택했다. 2호선 강변역에서 동서울터미널1층, 대전청사 표만 티머니로 결제하면 끝이다.

 

대전에는 ‘2017-2018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장태산 자연휴양림이 있다. 여느 휴양림과 달리 메타세쿼이어 숲이 울창하게 형성돼 이국적인 경관을 자랑한다. 키 크고 잘 생긴 메타세쿼이어 사이를 누비다 보면 나무그늘의 고마움도, 맑은 공기의 중요성도 새삼 깨닫는다.

숲속 어드벤처 중 하나인 스카이타워를 이용하면 메타세쿼이아 숲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높이가 27m에 이르는데다 바람에 자연스럽게 흔들리도록 설계돼 웬만한 배짱으로는 오르기 쉽지 않다. 하지만 두려움을 이기면 휴양림의 숨은 경치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A씨가 이틀간 돌아 본 여행지는 총 4곳. 어디서나 얘기가 오가는 휴양지는 아니지만 서울에서 이렇게 빠르게 갈 수 있는 여행지가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휴가에서 쓴 대중교통 비용 총 13만원. 티머니로 편의점에서 식비를 해결해 넉넉잡고 18만원에 모든 휴가를 마쳤다. 가성비 최고의 휴가를 마친 그는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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