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현대∙기아차가 자율주행 핵심 기술로 꼽히는 ‘차량과 사물 간 통신(이하 V2X) 시스템’ 연구에 박차를 가한다. 현대∙기아차가 경기도 화성 시내 약 14km 구간에 V2X 인프라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V2X 서비스 검증·연구에 들어간다고 15일 밝혔다.
V2X는 차량과 인프라(V2I), 차량과 차량(V2V), 차량과 보행자(V2P) 등 차량 중심 무선통신을 통해 각종 교통·도로상황·차량·보행자 정보를 교환하고 공유하는 기술이다. V2X 시스템을 적용하면 자율주행차 주요 기술인 레이더·센서·카메라 기능을 한층 보완해 360도 주변 인식 능력을 제공함으로써 보다 완벽한 자율주행 기술 구현을 가능하게 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말 화성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V2X 시스템을 실제 도로에 구현하고 검증하는 사업에 나섰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남양연구소를 출발해 화성시청과 비봉IC까지 구간에 있는 총 7개 교차로에 차량과 무선통신을 가능하게 해주는 통신기지국과 보행자 감지 CCTV 카메라, 교통신호 정보 송출 교통신호제어기 등 각종 V2X 인프라 장비를 설치했다.
V2X 통신 장치가 별도 설치된 시험차량 50여대는 해당 구간을 지속 운행하면서 차량과 차량 간 정보(V2V) 서비스와 차량과 인프라 간 정보(V2I) 서비스를 집중 검증한다. 우선 차량과 차량 간 정보 서비스 연구는 교차로 통과 시 V2V 통신이 가능한 주변 차량과 충돌이 예상되는 경우 해당 정보를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교차로 주변차량 정보 서비스’와 전방차량 급제동으로 충돌 가능성을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전방 차량 급제동 정보 서비스’로 구성돼 있다.
차량과 인프라 간 서비스는 횡단보도 보행자 충돌 위험을 운전자에게 사전 경고하는 ‘보행자 정보 서비스’와 현재 신호상태와 잔여 시간정보를 제공하는 ‘교차로 교통신호 정보 서비스’, 신호 잔여시간과 차량 속도를 분석해 교차로 신호위반 가능성을 경고하는 ‘신호위반 경고 정보 서비스’, 전방 공사구간 위치와 제한속도를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공사구간 경고 서비스’ 등으로 이뤄져 있다.
V2X 통신을 위해서는 고속 주행 차량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통신 시스템을 제공하는 웨이브(WAVE) 기술이 사용된다. 시험차량에는 V2X 통신 장비치 외에 별도 적용된 V2X 전용 모니터와 헤드업디스플레이(HUD), 클러스터, 내비게이션을 통해 운전자에게 각종 이미지와 경고음 형태로 경고·안내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번 V2X 연구는 차량이 통제되는 연구소 내 도로가 아닌 일반 차량과 함께 달리는 실제 도로에서 진행되는 만큼 시스템에 대한 실질적인 검증이 가능할 뿐 아니라 운전자 반응 분석 및 다양한 시나리오 검증을 통해 상품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시험차량 50대 중 5대는 화성시청 업무용 차량에 V2X 통신장치를 탑재·활용함으로써 일반운전자 측면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집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기아차는 올 연말까지 이어질 이번 검증 기간 동안 얻어진 다양한 분석 결과와 운전자 의견을 적극 취합해 V2X 시스템을 한층 업그레이드 할 방침이다. 이후에도 지속적인 V2X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정부가 2020년까지 추진하게 될 고속도로 차량 통신 인프라 구축 사업에 맞춰 V2X 서비스를 상용화한다. 또한 향후 V2X를 통해 송수신해야 할 정보가 방대해 질 것에 대비해 ‘5G 통신’ 기반 V2X 시스템 선행 연구에도 개발 역량을 집중한다. 여기에 운전자에게 경고나 안내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적극적으로 차량 운행에 개입해 위험 상황에서 직접 차량을 제어하는 기술로 고도화시킨다는 복안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폭설·안개 등 기상 악화 상황에서는 센서만으로 작동되는 자율주행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보다 완벽한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서는 V2X 적용이 필수”라며 “고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기 위해 능동형 안전기술 고도화를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6년 6월부터 국토교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자율협력 주행 도로시스템 개발과제에 참여해 V2X 인프라 연계 자율주행시스템 개발을 진행 중이다. 현재 유럽과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도 각종 V2X 프로젝트에 참여해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연구 개발에 힘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