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버스캠페인] 교통사고 없는 대한민국 만들기<신호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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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버스캠페인] 교통사고 없는 대한민국 만들기<신호위반>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7.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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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위반은 ‘사고 나도 상관없다’는 신호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 운행 중 횡단보도 상에서나 교차로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버스가 정지신호가 채 끝나기도 전에, 또는 다른 방향으로의 신호 중에 슬그머니 움직여 다른 자동차들의 진행을 막고 자신의 진행방향으로 나아가는 광경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한 현상은 유턴 차선에 들어선 버스가 미처 신호가 들어오기 전에 큰 차체를 움직여 반대편에서 오는 차량의 직진을 방해한 상태에서 유턴을 감행하는 모습으로도 나타난다.

물론 반대방향에서 오는 자동차 행렬이 일시적으로 끊긴 상태이기에 직접적인 충돌사고의 위험이 없기 때문에 기능한 시도이긴 하나 큰 차체의 버스가 유턴하는 사이 반대방향에서 오던 자동차들은 버스 때문에 진행이 불가능하게 되는 상황을 맞이하곤 한다.

이같은 현상은 신호를 무시한 버스의 무리한 운행이 원인이다. 따라서 자칫 정면충돌이나 측면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버스 운전자는 그와 같은 위험을 감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무모한 신호위반은 비단 버스만의 문제라 할 수 없고, 오히려 차체가 작고 움직임이 민첩한 택시나 자가용 승용차들에게 더 자주 나타나는 현상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와 같은 신호 위반으로 미쳐지는 영향은 차체가 큰 차량일수록 더 크다. 이 때문에 자칫 사고라도 발생한다면 피해규모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버스는 왜 신호를 무시하는 운전을 감행할까. 신호위반 버스 교통사고의 사례 다수를 종합해보면 버스의 신호위반은 운전자가 시간에 쫒겨 서두르는데서 비롯된다는 것으로 규정되고 있다. 뭔가에 쫒기듯 서둘러 운행하다 보니 신호를 자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게 다수의 지적이다.

그렇다면 버스는 왜 쫓기듯 서두르는 운전을 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해 대다수의 운전자들은 배차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그러면서도 그러한 심리적 압박감으로 인한 운전행태가 습관화돼 자주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버스의 신호위반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전체 버스 교통사고 원인 가운데 언제나 세손가락 안에 꼽힌다. 그와 같은 운전행태가 상당수준 관행화돼 있다는 증거다.

현장의 다수 버스 운전자에 따르면, 신호를 지키지 않을 경우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사실은 운전자들도 잘 알고 있으나 그런 상황일수록 속도를 높여 상황을 벗어나려 하는 경향이 강하고, 이것이 사실 신호위반으로 인한 사고 위험 중 가장 심각한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대부분의 신호위반 차량의 속도가 높은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므로 신호위반 차량에 의한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는 얘기다.

앞서 예시한대로 반대편에서 오는 자동차가 없다고 판단해 시도하는 신호위반보다, 속도를 높여 달리던 버스가 전방의 신호기가 정지신호로 바뀌었을 때 정지하지 않고 신호를 무시한 채 내달렸을 때 더 큰 사고위험이 초래된다는 것이다.

같은 신호위반 행위라 해도 운행 차량에 속도가 붙으면 붙을수록 사고 가능성이 크며, 이로 인한 피해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사실을 위의 사고는 입증한 것이다.

버스의 신호위반에 대해 버스 운전자 오수광(55)씨의 견해를 들어보자.

“사소한 신호위반을 하면서라도 신속히 정지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운전자 심리와 배차시간 준수라는 이유가 결합된 현상이다. 그런데 신호위반이라는 게 묘하다. 푸른 신호가 붉은 신호로 바뀌는 순간 바로 다른 차량과 부딪치는 등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신호위반을 자주 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지신호 직후 2~3초가 지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좌우측에서 오는 자동차와 충돌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쪽 차량들 대부분이 신호가 완전히 바뀐 후 출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위험지역까지 도달하는 데는 대략 5초 이상 시간이 걸리고 또 육안으로도 위반차량이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기에 속도를 낮춰주는 경향이 있어서 생각보다 사고가 많이 나지는 않는다. 그래서 습관적으로 신호위반을 하는 기사들이 많다.”

그의 발언은 현실을 정확히 표현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첫째는 교차로 등에서 어느 한 쪽 차선에서 오는 차량이 신호를 위반하더라도 다른 쪽에서 오는 차량과 트러블을 일으키기까지는 수초의 시간이 필요하고, 그 사이 다른 차량들이 신호위반 차량을 발견하고 속도를 줄이기 때문에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도로에서 많은 차량들이 슬금슬금 신호를 무시하고 운행하는 이유도 바로 그와 같은 현상 때문이다. 신호가 바뀌기 전에 미리 슬금슬금 출발하는 차량들은 반대 신호를 받고 이동 중인 자동차들만 피하면 사고 위험이 없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에 신호를 예사로 무시하면 사전출발을 일삼는다.

마찬가지로 신호가 끝난 다음에도 여전히 자기 신호처럼 교차로 등을 향해 내달리는 차량들도 다른 차들이 천천히 움직인다는 점을 알고 있기에 그와 같은 위반을 감행하는 것이다.

문제는 교차로 등지에서 신호를 대기하거나 신호에 맞춰 운행하는 자동차들이 모두 천천히 운행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나 어느 한쪽에서 달려오는 자동차라도 속도가 붙은 상태라면 사소한 신호위반에도 사고는 피할 길이 없게 된다.

따라서 속도와 상관없이 교차로와 같이 신호에 따라 자동차들을 관제하는 구간에서는 무조건 신호에 맞춰 움직이지 않으면 언제, 어느 방향에서 달려오는 자동차와 트러블을 일으킬지 아무도 장담할 수가 없다.

여기서 음미해볼만한 한 가지는, 일반인들 사이에는 ‘버스는 황색신호를 잘 지키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황색신호는 일단 멈춤으로 다음 신호로 변하는 과정이므로 자동차는 황색신호를 발견하면 우선 정지해야 하나, 버스의 경우 이를 자주 무시한다는 것이다.

만약 황색신호를 지키지 않고 직진한 버스와 마찬가지로 황색신호를 지키지 않고 교차로 등으로 직진한 다른 차량이 있다면 이 차량들이 트러블을 일으킬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한편 신호가 있는 교차로나 횡단보도에서 반드시 신호를 지켜야 한다는 사실은 특히 보행자 안전을 위해 필수적이다.

보행자는 운전자보다 신호를 준수할 것이라는 객관적 신뢰가 월등히 떨어진다. 또한 보행자는 워낙 다양해 신호에 따라 정확히 움직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신호는 아랑곳 하지 않고 내달리는 어린이, 보행속도가 현저히 느려 신호주기에 맞춰 도로를 횡단하지 못하는 장애인이나 노인 등 교통약자, 자전거를 탄 채 횡단보도를 빠른 속도로 건너는 사람, 리어커나 유모차 등을 끌며 힘겹게 건너는 사람 등도 포함돼 있다.

이들이 모두 같은 수준으로 신호를 준수하면서 도로를 횡단한다면 큰 문제가 없겠으나 실제로는 여러 유형으로 횡단보도를 건넌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지 않고 신호가 채 바뀌기 전에 횡단보도를 향해 출발한다거나, 신호가 끝난 다음 속도를 내 횡단보도를 지나치려 한다면 보행자 교통사고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신호기가 있는 횡단보도나 교차로에서는 어떤 경우라도 신호를 준수해 운행 중인 자동차나 보행자의 안전 여부를 먼저 확인한 연후에 천천히 신호에 맞춰 이동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특히 신호기가 있는 교차로에서의 보행자 교통사고는 보행자의 과실 여부를 거의 따지지 않고 일방적으로 운전자에 과실을 묻는 추세이므로 불의의 피해를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신호만큼은 끝까지 준수한다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버스의 경우 체증 등으로 더러 운전을 서둘기도 하나 그런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은 모두 운전자에게 돌아가므로 어떠한 경우에라도 신호를 무시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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