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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판결에 장외 논쟁 거세져
이승한 기자  |  nyus449@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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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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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1일 법원 노동자 손 들어줘
- 재판부 “경영 전반에 끼칠 부담 적어”
- 산업계 “현실 외면해 위기 가져올 것”
- 노조 “판결 따라 회사 해결책 내놔야”

   
▲ 지난달 31일 기아차 노조가 법원의 통상임금 판결 직후 기자들 앞에 섰다. [저작권자]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법원이 지난달 31일 기아자동차 정기상여금과 중식비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가운데, 판결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150건 넘는 유사 소송은 물론 산업과 노동 생태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곧 이어질 상급심을 앞두고 산업계와 노동계의 장외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권혁중 부장판사)가 31일 기아차 노동조합 조합원(2만742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날 재판부는 노조 측이 요구한 정기상여금·중식대·일비 가운데 일비를 제외한 나머지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기아차는 노조 측이 청구한 1조926억원 가운데 2011년 소송을 제기한 근로자에게 원금(3126억원)과 이자(1097억원)를 합해 4223억원을 추가로 지급해야 하고, 2014년 소송에 나선 13명에게도 1억2000만원을 지급하게 됐다. 전체 금액만 4224억2000만원이다. 소송에 참여한 근로자 1인당 1500만원 정도가 돌아간다.

판결이 나온 직후 산업계는 일제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법원이 현실을 외면한 채 법리적 판단에만 치우쳐 기업과 산업 전반에 부담을 안겼다는 것이다. 이는 ‘이번 판결이 경영 전반에 큰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법원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법원은 추가 수당 요구가 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초래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기아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근로자가 마땅히 받았어야 할 임금을 이제야 지급하는 것을 두고 비용이 추가적으로 지출된다는 점에만 주목해 이를 경제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것은 기아차다. 기아차는 “신의칙이 인정되지 않은 법원 결정은 납득하기 어렵고, 청구금액 대비 부담액이 일부 감액됐지만 현 경영상황은 판결 금액 자체도 감내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며 “즉시 항소해 법리적 판단을 다시 구하고, 1심 판결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대응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소송이 노조 조합원 대표 성격을 지닌 만큼 기아차 전체 인원으로 확대 적용하고, 소송 제기기간에 포함되지 않은 시기까지 합산하면 잠정적으로 1심 판결금액 3배에 달하는 1조원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도 성명을 통해 “그간 통상임금에 대한 노사합의와 사회적 관례, 정부 행정지침, 그리고 기아차와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막대한 부정적 영향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판결”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KAMA는 “기업 부담이 가중돼 경쟁력에 치명타를 입게 됐고, 자동차 산업 위기가 가중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법원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위기와 중소 부품업체에 미칠 악영향을 도외시하고 법리에만 매몰돼 판결을 내린 것이 우려스럽다”며 “현재 통상임금 문제는 과거 노사정 공동 착오에서 비롯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책임을 일방적으로 기업에 부담 지우는 것은 대단히 불공평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한국경영자총협회도 “판결은 기존 노사 간 약속을 뒤집은 노조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지난 수십 년간 이어온 노사 합의를 신뢰하고 준수한 기업에게는 일방적으로 부담과 손해를 감수시켰다”며 반발했다.

이들 산업계는 향후 상급심에서는 통상임금 사안에 대한 실체적 진실과 국내 자동차 업체 경영과 산업 생태계 전반 경쟁력에 대한 중대한 위기 요인이 종합적으로 고려된 현명한 판결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기아차 노조는 법원 판결에 환영의 뜻을 비췄다. 노조는 “노동계 통상임금 역사를 만들었고, 몇 가지 세부적인 부분이 부족하지만, 노조의 완벽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김성락 기아차 노조 지부장은 “지난해 임금단체협상을 마무리할 때 상여금은 통상임금이 아니라는 사측에 맞서 1심 판결 후 노조요구에 대한 합법성과 정당성을 가진 후 통상임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었다”며 “이제 노조 요구와 결정이 옳았다는 것이 증명된 만큼 사측은 법원 판결에 따라 통상임금 문제를 해결할 안을 제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앞으로 진행될 기아차 노사 임단협 교섭이 순탄치 않을 것을 예견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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