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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성실에 입각한 노사관계
이승한 기자  |  nyus449@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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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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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1심 판결이 산업계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지난달 31일 법원이 기아차 근로자 손을 들어주자, 업계를 대변하는 협회와 조합이 일제히 성명을 내고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당장 기아차는 법원이 판단한 4224억원 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조원 가량 추가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 주장했고, “우리나라 중추 산업인 자동차 업계에 큰 위기가 닥칠 수 있다”거나 “법리에 매몰돼 노동자 편만 들어줬다”는 비판이 업계 일각에서 쏟아져 나왔다. 노동계 또한 법원 판결을 반기면서도 한편으론 “여전히 근로자 입장과 현실이 완전히 고려된 판결은 못된다”고 주장하며 비판적 시선을 내보였다.

이런 비판은 다분히 의도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업계와 노동계는 다가올 2심 판결에 대비하는 분위기가 역려해서다. 실제 양측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된 현명한 2심 판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노동계는 판결을 대외투쟁의 큰 명분으로 삼으려는 입장이다. 이들 모두 판결 전 보여줬던 진지한 고민과 대안 모색 보다는 원색적인 여론전에 함몰돼 있는 것 같다.

법조계는 이번 기아차 판결 핵심 쟁점이 근로자가 주장한 각종 수당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보다는 ‘신의성실의 원칙’ 인정 여부에 있다고 본다. 통상임금에 대한 법원 판단은 이미 2013년 12월 대법원 판결로 분명히 정립돼 있었다. 당시 대법원은 정기상여금과 기타 각종 수당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에 결정짓는 구체적 판단기준을 분명히 제시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 이후 각급 법원 하급심 판결이 재직자 요건과 같은 일부 쟁점을 제외하고 통상임금 판단기준이 정립되고 있고, 각 기업도 각종 수당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에 관한 충분한 예측가능성을 갖게 됐다”고 주장했다.

다만 지금껏 법원이 제시한 ‘신의성실의 원칙’ 적용 요건이 다소 추상적이고 모호해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을 정립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 문제다. 법원 또한 기아차 판결에서 추후 예측하지 못한 재정적 부담을 안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서도, 판결이 경영 전반에 큰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논쟁 소지를 남겼다. 실제 판결은 “기아차가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할 원금 3126억원은 회사가 2008년 이후 지급해온 경영성과급 지급액보다 적다”는 점을 주요한 판단 근거로 삼았다.

​결국 업계 입장에서는 소모적인 여론전 보다는 통상임금 적용에 따른 경영상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한다. 아울러 업계와 노동계, 정부가 모두 통상임금 논쟁 핵심 쟁점이라고 할 수 있는 근로자 초과근로 단축 등을 담은 노동환경 개선 대책 마련에 신경 써야 한다. 지금 이 순간 갈등 보다는 활발한 노사 협의가 앞서 필요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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