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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트럭 국내 진출 … “안착하기 쉽지 않아”
이승한 기자  |  nyus449@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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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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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톤 트럭 ‘엘프’ 공식 출시
- 현대차 지배 시장 변화 기대
- 화물적재·AS·실내 등이 불리
- “수입차 한계로 전망 미지수”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큐로모터스가 지난 14일 ‘이스즈’ 브랜드 3.5톤 트럭 ‘엘프’를 국내 시장에 출시한 가운데, 화물업계 일각에서 “현대차가 독점하고 있는 시장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것은 반길 일이지만, 여러 문제로 국내 시장 안착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나왔다.

이스즈는 일본 자동차 업체로, 소형·중형·대형 트럭과 관련 엔진·부품 등을 생산·판매한다. 엘프는 1959년 첫 생산된 브랜드 대표 중소형트럭이다. 이번에 들어온 차량은 2006년 완전 변경된 6세대 모델이다. 차선이탈경보시스템(LDWS)·미끄럼방지조절장치(ASR)·전자식제동력분배시스템(EBD)·차선인식카메라·후방감지센서 등 안전사양을 갖췄고, 전자제어식 6단 자동화수동변속기(AMT)와 6단 수동변속기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국내 도입 차량은 3.5톤 단축과 장축 두 가지 트림으로 구성된다.

국내 3.5톤 시장은 그간 현대차 ‘마이티’ 천하였다. 워낙 현대차 브랜드 파워가 강한데다, 오랜 기간 신뢰를 얻은 차량을 선호하는 화물·물류업계 보수적 성향이 작용했다. 엘프가 출시되면 모처럼 시장 경쟁 체제가 구축된다. 현대차 마이티(3.5톤 장축 기준)와 제원 수치를 비교하면 변속기·엔진출력·브레이크 등은 엘프가, 캡·엔진토크와 가격 및 유지비 등은 마이티가 각각 앞선다.

엘프는 과거 한국에서 라이센스 생산된 이력이 있다. 지난 1973년 당시 새한자동차가 이스즈와 기술 제휴로 2세대 모델을 들여왔고, 한 차례 단종을 겪은 후 대우자동차가 바통을 이어받아 1991년까지 4세대 모델을 생산·판매했다. 엘프가 단종된 것은 당시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에 너무 밀렸기 때문이다. 일부 1970~80년대 화물·물류업 종사자들은 엘프가 당시 운전자 니즈를 제때 반영하지 못했었다고 회상했다.

김춘옥(64·울산)씨는 지난 1988년 대우자동차가 만든 엘프 2.5톤 카고트럭을 구입했다. 이미 10년 이상 판매돼 익숙했던 차였는데, 막상 차를 구입하고 보니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고 했다.

김씨는 “계기판 버튼 등을 조작하기가 많이 불편했고 기름을 많이 먹었던 기억이 난다”며 “엔진 소음과 떨림이 유난히 심했고 브레이크 고장이 잦아 정비소 찾는 일이 많았는데 현대나 기아차에 비해 고치기가 쉽지 않아 고생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씨는 “타 브랜드 트럭은 지속적으로 품질을 개선한 차량을 시장에 내놨던 반면, 엘프는 개선 주기가 상대적으로 길어서 그때그때 운전자 불만이나 요구사항이 반영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26년 만에 국내 무대 복귀를 눈앞에 둔 엘프에 대한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선택 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는 긍정적 평가 못지않게 우려 시각도 크다. 과거 국내 시장에서 고배 마신 모델이 과연 재도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를 두고 회의적 반응도 적지 않다.

우선 꼽히는 게 ‘과적’ 문제다. 일본에서 개발된 트럭이 과적이 비일비재한 국내 화물·물류업계 환경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삼성자동차가 닛산 ‘아틀라스’를 베이스로 만든 ‘야무진’이나 2007년 스카니아가 한국법인을 통해 수입된 일본 히노 ‘레인저’가 모두 과적을 이겨내지 못해 차대가 부러지는 상황이 빈번이 발생했다. 이들 차종 모두 3~4년 만에 국내 시장에서 사라졌고, 차를 구입한 애꿎은 운전자만 피해를 보게 됐다.

이런 경험 탓인지 엘프가 ‘과적’을 잘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품는 이들이 많다. 큐로모터스가 “프레임 강도와 전·후축 액슬 용량은 물론 서스펜션이 우수해 과적이 잦은 한국 도로에서도 잘 버틸 것”이라며 “과적이 잦고 비포장도로가 많아 주행 환경이 좋지 못한 동남아나 중남미 지역에서 검증 받았다”고 해명했지만, 불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애프터서비스(AS) 확충도 문제다. 규모가 작은 큐로모터스가 전국 단위 서비스망을 확보하거나 감당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전국적으로 168개에 이르는 AS 거점을 확보하고 있는데 비해 엘프가 어느 정도까지 수요에 맞출 수 있을 지 미지수”라며 “엘프 차량을 전문적으로 즉시 수리하거나 정비할 수 있는 기술 인력이 부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품 수급도 관심거리다. 부품을 수입하면 물류와 관리 비용 부담이 커져 부품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다. 운행이 잦은 트럭은 어쩔 수 없이 잔고장이나 소모성 부품 교체가 자주 생길 수 있다. 업계는 의욕적으로 한국에 진출했다가 좌절한 중국 선롱버스 사례가 재현되거나, 엘프가 생각만큼 팔리지 못할 경우 AS 어려움이 커지고, 중고차 가격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스즈 국내 딜러가 어느 정도까지 즉시 수리가 가능한 공업사 위주로 AS 거점을 확보하고, 경쟁 업체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소비자 불안이 상당 기간 존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국내 첫 출시되는 신차라 부품 수급이 어렵고 가격이 비싸 한 번 수리에 들어가는 비용이 엄청날 가능성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엘프 강점으로 꼽힌 안전사양(ABS·ASR·EBD)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나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이 차체자세제어장치(VDC)에 포함된 기능으로, 엘프에 VDC가 장착돼 있는데도 이를 분리해 강조한 것은 안전사양이 많은 것처럼 홍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며 “이는 마이티 또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기능이라 월등히 앞선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주장했다.

엔진에 대한 문제 제기도 꾸준히 올라온다. 4기통에 배기량 5193cc 엘프 엔진이 소형트럭으로는 지나치게 고사양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최고출력이 190마력으로 3.9리터 엔진을 장착한 마이티(170마력)와 20마력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반면 토크는 오히려 마이티에 뒤쳐진다. 연비가 불리할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일반캡만 나와 실내 거주하기 불편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일부 운전자는 3.5톤 트럭의 경우 좌석 뒤편 공간을 알뜰히 활용하는 운전자가 제법 많은데, 엘프는 공간이 협소해 아쉽다고 했다. 출시된 지 10년 지난 모델이라 디자인 일체감이나 고급감이 뒤 떨어진다거나, 실내 디자인이 낡고 투박해 보인다는 의견도 많이 나왔다.

이밖에 소수 의견이었지만, “이스즈는 일본 우익을 지원하는 기업”이라며 “한국 정서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하는 운전자도 있다.

업계는 엘프가 마이티 아성을 뛰어 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차란 한계에다 상품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고, 적재 신뢰성이 검증되지 않은 게 주요한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분명한 것은 엘프가 과거처럼 한국에서 생산되는 게 아니라 일본에서 직수입되는 차라서 판매 실적이나 수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라며 “출시 초기 반짝 수요가 있다가 차츰 판매가 감소하면 AS 문제로 차주가 부담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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