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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발 악재에 먹구름 드리운 車부품
김정규 기자  |  kjk74@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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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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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세 재부과시 수출경쟁력 하락…출구전략 모색할 때”
- 한·미 FTA 개정협상에 직격탄 예감, 업계 우려감 ‘팽배’
- 대내외 변수 전방위 압박…“수직구조 개선, 기술력이 관건”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한미 FTA 개정협상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양국의 쟁점분야로 떠오를 자동차산업에 미치는 파장에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부품업계의 2차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견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의 자동차산업의 수직적 구조를 감안할 때 완성차 의존도가 높고 자금력과 기술력이 취약한 2차, 3차 부품업체들의 손실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거점 부품업체들이 글로벌 완성차에 대한 수출비중을 확대해 협상에 따른 파급효과의 위험부담을 줄이고, 자체기술을 바탕으로 한 경쟁력 확보에 시급히 나서면서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완성차 의존도 높아 이익 동반하락 ‘불가피’

한미 FTA가 발효 5년 만에 개정 협상 수순에 들어가면서 자동차부품 업계가 향후 대응방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3대 중 1대가 미국으로 수출되는 상황에서 FTA 개정으로 관세가 부과될 경우 국내 업체들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자동차·자동차부품산업은 이번 협상에서 최대 핵심 이슈가 될 가능성 높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무역적자의 약 80%를 차지하는 요인으로 국내 자동차를 지목했다. 불공정 무역의 대표 사례로도 꼽았다. 따라서 미국의 수출관세가 부활하느냐가 업계의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지난 2012년 한미 FTA 발효 후 미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 관세는 2.5%에서 지난해 1월 폐지됐다. 사실상 한국산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일본, 유럽 등 다른 나라 대비 관세 혜택이 적용되고 있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이 2016년 미국에 수출한 자동차는 모두 154억9천만 달러로 미국차 수입액 16억8000만 달러의 9배에 이른다.

FTA 개정으로 국산차에 다시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으로 수출하는 데 상당한 부담이 예상된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수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현대차 33.2%(33만5762대), 기아차 30.6%(33만2470대)로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높다.

업계에 따르면, 한미 FTA 재협상으로 인해 2.5%의 관세가 부활하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영업이익 감소폭이 각각 4.1%(2100억원), 8.0%(14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완성차의 손실은 유독 현대·기아차의 의존도가 높은 국내 부품사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실제 2014년 이후 현대·기아차의 실적부진은 2015년 현대·기아차와 주요 협력부품회사의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현대·기아차의 2015년 영업이익률은 전년대비 각각 1.6%, 0.7% 하락한 6.9%와 4.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협력 부품회사의 영업이익은 7.7%를 기록하며 전년에 비해 감소했다. 상위 3개사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10.5%를 기록하며 수익성 측면에서 부진이 더 심화됐다.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 감소가 협력부품회사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된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판매량이 줄어들면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부품 계열사들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지역 부품단지 위기감 표출…신중론도 부상

부품업계의 위기감은 지역에서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부품 업체들이 모여 있는 대구에선 아직 협상이 시작되지 않아 구체적인 실익은 알 수 없지만 장기화될 경우 자동차부품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구상공회의소는 “FTA 개정협상이 시작된다고 해서 무조건 불리한 상황은 아니지만, 영향을 분명히 있다”며 “특히 업종별, 품목별로 관세율 변동 여부에 따라 유불리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지역 기업들은 이미 체결된 다른 나라들과도 FTA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출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당장 협상이 시작되거나 개정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닌 만큼 조급한 우려보다는 신중히 대응 전략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미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 착수하려면 각각 내부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마저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

업계 한 관계자는 “개정 협상으로 하려면 양국은 공청회를 열어 의견수렴을 하고 의회 동의를 얻어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가 기다리고 있다. 미국이 서두르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당장 부품업계에 타격을 줄 정도의 파급효과는 없다”며 “지금은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만큼 경우의 수를 따지며 위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응책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설사 한국과 미국이 협정 개정 내용에 합의하게 된다 해도 양측은 다시 국내 절차를 밟게 된다. 이후 양측이 합의한 날에 개정 협정은 발효된다. 만약 원만하게 개정협상이 이뤄지지 않아 협정을 폐기할 경우에는 한쪽의 서면 통보만으로도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다른 쪽의 의사와 상관없이 서면 통보한 날로부터 180일 이후 협정이 자동 종료된다. 협정이 종료되면 양국 간의 특혜관세는 즉시 모두 사라지게 된다.

中 실적 부진 등 악재에 금융권 대출관리 강화

현재 부품업계는 한미 FTA 개정 협상과 별도로 중국발 대외 악재에도 고민이 깊어지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중국 실적 부진과 통상임금 소송 등을 의식한 듯 은행권이 완성차의 부품협력업체에 대한 대출 관리를 강화할 조짐이 보이면서다. 자금 흐름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중국에 현지법인을 둔 자동차 부품업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 등의 영향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의 중국 영업이 직격탄을 맞은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8월 중국 판매량은 총 7만6010대로 작년 같은 시기 실적(12만4천116대)보다 약 39%나 감소했다.

농협은행은 자동차 부품 제조업종의 현황이 좋지 않아서 해당 업체에 대한 신규 대출을 심사할 때 “좀 더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실적 부진 외에도 통상임금 소송에서 기아차 사측이 4223억원의 임금을 소급 지급하라는 판결이 최근 나오고 GM이 한국시장에서 철수한다는 소문까지 자동차 부품업계가 처한 상황이 밝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다만 은행권이 기존 대출에 대한 회수까지는 계획하고 있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의 경우 중국 내 자동차 부품업종에 관해서 최근 내부 검토를 했으며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수준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현재 자동차부품 업계가 대내외 악재로 인해 전방위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업계가 지금과 같은 취약한 시스템의 체질 개선을 위해 결국 고질적인 국내 완성차와 부품사 간 수직구조를 개선하거나 자체 기술을 통한 수출 경쟁력을 확보해 대외 변수에 내성이 생길 수 있는 자생력이 강한 생태계를 만들려는 노력이 중요한 시점이 됐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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