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터널 사고 운전자 문제 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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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터널 사고 운전자 문제 투성이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7.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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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운송종사자격 없이 ‘계속 영업중’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 지난 2일 경남 창원터널 앞에서 대형 폭발사고를 일으킨 5t 화물차 사고가 사고 당시 산업용 윤활유를 적재하면서도 결박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 외에도 운전자가 2년 전 화물차가 전소하는 유사사고를 겪은 바 있었고 화물운송종사자격 미소지자이며, 사고 다발 운전자로써 1종보통 운전면허를 유지하고 있었던 점 등 여러 문제점이 동시에 드러나고 있다.

경찰과 화물공제조합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사고 차량 운전자 윤모씨(76)는 2006년 처음으로 사업용 화물운송업에 참여한 이래 이번 사고까지 모두 46차례나 크고 작은 사고를 야기한 것으로 알려져 사업용 화물차 운전 부적격자로, 화물운전자격을 획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버젓히 운행을 계속해 와 행정관리에 허점이 노출됐다는 지적이다.

윤씨는 모두 4차례 화물운송종사자격시험에 응시했으나 모두 떨어졌고, 16시간 교육을 통한 자격증 발급 과정에도 참여하지 않아 자격증 미확인 사실이 확인된 상태다.

이와 관련, 경찰은 윤씨의 소속 S화물업체를 상대로 조사에 나서 윤 씨가 위험물 운반에 나선 경위를 확인 중에 있다.

S업체에서는 윤씨가 화물운송종사자격이 없는 자인지 몰랐다는 입장이다. 회사가 2015년 다른 회사를 인수하면서 윤씨의 사업용 번호판을 함께 인수하게 됐는데 기존에 일하던 사람이어서 당연히 화물운송종사자격을 보유한 것으로 생각했다는 주장이다.

업체에서는 윤씨 명의로 유가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다는 점에서 윤 씨의 화물운송종사자격을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고도 했다는 것이다.

실제 사업용 화물차에게 지급되는 유가보조금은 화물운송종사자격을 보유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자격관리에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난 것이라고 할 때 이 점에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S업체가 윤씨의 사고 다발 경력을 이유로 위수탁 계약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계약을 거부했으나 이에 반발한 윤씨가 관할지역 관청에 민원을 제기, 관할관청이 업체에 계약을 권고해 위수탁계약을 유지해 왔다는 사실이 업계 일각에 알려지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윤씨는 S업체 소속 화물차량 모두가 자동차부품업체의 물량을 운송하고 있으나 유일하게 독자적으로 짐을 받아 운송을 영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윤씨는 2년 전 이번 사고와 유사한 차량 전소 사고를 겪어 운전면허 유지가 불가능한 상황이었을 수도 있으나 1종 운전면허가 유지되고 있었다는 점도 쉽게 설명되지 않는 대목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2년 전 사고가 도로교통법에 의한 교통사고가 아닌 단순 화재사고였을 경우 윤씨가 이를 신고하지 않고 스스로 사고 뒷처리를 완료하였다면 운전면허를 상실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까지 밝혀진 사고 발생 원인으로는, 운전자 윤 씨는 트럭에 적재한 산업용 윤활유 196개(200ℓ 유류통 22개, 20ℓ 유류통 174개)를 제대로 고정시키지 않은 채 운송에 나섰다가 사고 지점에서 도로의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바람에 적재된 유류통이 굴러 떨어져지면서 폭발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4일 화물 적재과정을 조사해 화물 고정 조치를 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특히 사고 직전 화물차에서 스파크가 발생한 사실을 터널 내부 방범카메라 분석 결과 확인하고 차체 결함(브레이크)에 의한 사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관련 정밀감식을 의뢰했다.

경찰은 또 윤 씨가 사고 3개월 전 대장암 1기 수술을 받은 정황을 확인했지만 이번 사고와 수술의 연관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편, 사고 피해 보상 문제를 놓고 화물공제조합에 비상이 걸렸다.

사망 3명, 부상 5명에 전소 차량 11대와 시설물 복구, 피해 차량 적재물 전소 등 전체 피해액 규모가 약 12억원에 이를 것으로 공제조합은 집계했다.

사고와 관련해 운전자의 고연령도 사고 원인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화물업계 관계자는 “고령 운전자의 안전운전 능력이 의심받는 상황임에 틀림없다”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운전 적합성 여부를 합리적으로 확인해 계속운전 여부를 판단하게 하고, 교통안전교육 등도 신중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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