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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정책의 혁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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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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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KOTI 브리프<9>] 권영인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교통신문] 우리나라의 교통인프라 구축과 지속가능한 교통정책이 세계은행에서 모범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짧은 기간에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그에 필요한 도로, 철도, 공항, 항만 등의 교통인프라 시설을 확보했다. 동시에 대도시와 전국의 교통체계가 지속가능한 교통체계를 잘 구축한 사례로 다른 나라들에게 소개되고 있는 것이다. 동북아의 허브공항으로서의 인천국제공항, 전국을 고속으로 연결하는 철도와 도로 네트워크, 서울시의 중앙버스전용차로, 편리한 교통카드시스템 등 우리나라의 교통시스템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외국 공무원 등 관계자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1970년대 이래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밑바탕에는 교통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 했다. 경부고속도로와 경인고속도로를 시발로 전국 각지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는 중복, 과잉투자로 언급될 만큼 잘 갖췄고,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고속도로까지 30분 이내에 접근이 가능한 도로망이 갖춰져 있다. 2004년에 개통된 경부고속철도는 KTX 경제권의 개념으로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밑받침이 되고 있음에 틀림없다. 12년 연속 세계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제공항으로 평가받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은 우리나라의 관문으로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지대한 기여를 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교통 인프라와 교통정책이 외국에 인정받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주차 인프라와 주차정책은 상대적으로 매우 후진적이다. 도시 내 공공과 민간이 공급하고 있는 주차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며, 정부와 지자체의 주차정책은 명확한 비전이나 목표를 설정하지 못하고 있다. 주차는 자가용승용차의 하루 운행시간 중 대부분인 20시간 이상을 차고지 또는 통행의 경유지나 목적지에 세워두는 행위로서 주차정책에 따라서 자가용 이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대중교통의 이용률과도 밀접한 상관성이 있다. 주차정책에 의해 교통정책의 핵심이 되는 자가용 차량과 대중교통수단의 이용률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주차정책은 주차시설 공급과 주차수요 관리의 적절한 역할분담으로 구성된다. 주차 한 면당 수천만 원이 투자비용으로 소요되는 시설을 공공부문에서 전담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므로, 상당부문 민간부문에서 공급이 되고 운영이 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와 뒷받침이 돼야 한다. 이는 도로혼잡, 교통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불법주차의 강력한 단속, 자가용 차량이용자들의 수익자 분담원칙에 근거한 주차비용 분담 등 자가용 이용에 따른 불편을 높이고, 대중교통 이용자들의 편리성을 최대한 향상시키는 정책으로 이어져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 이러한 주차정책의 혁신을 위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불법주차 단속의 적극적인 시행과 주차요금의 현실화의 두 가지이며 이에 의해 대부분의 주차문제는 해소될 수 있다고 보인다.

불법주차 관련 규정은 도로교통법 제32조(정차 및 주차의 금지)와 제33조(주차금지의 장소) 그리고 주차장법 제8조의2(노상주차장에서의 주차행위 제한 등) 등에 근거하고 있다. 현재 설정된 불법주차 금지구간은 차량 운전자들이 보았을 때 명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불법주차 단속의 장소와 시간 등의 원칙은 분명치 않으며, 지자체장은 인기저하를 우려하여 불법주차단속을 강력하게 시행하지도 못하고 있다.

불법주차의 단속은 도로교통법 제35조(주차위반에 대한 조치)에 의거 경찰공무원과 시군공무원이 담당하게 돼 있으며, 현장에서의 단속은 주로 경찰이 담당하고, CCTV에 의한 단속 및 민원에 따른 집행은 자치단체에서 수행하고 있으며, 불법주차단속의 방식은 단속원에 의한 현장단속 방식에서 고정 및 차량탑재용 CCTV에 의한 단속 및 견인 방식으로 점차 개선되고 있으나, 단속 장비와 인력 운용의 제약으로 실효성 있는 불법주차단속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불법주차 단속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도로이용자 관점에서 도로환경요인을 고려한 단속구간을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도로표지를 설치하고 절대금지구간, 시간대별 주차허용구간(비첨두시, 야간), 정차허용구간과 화물 상하차허용구간 등 단속구간의 세분화 및 과태료의 차등적용이 필요하다. 아울러, 토지이용특성(주거, 상업, 업무 및 복합용도지역 등), 도로유형(간선도로, 이면도로 등), 도로폭원(6m, 9m 등) 등 환경요인을 고려한 불법주차 단속의 등급화와 도로여건에 따라서는 제한적인 노상주차 허용구간의 대폭확대도 필요하다.

생활도로의 속도, 교통량, 보행환경 특성을 고려한 주차허용, 금지구간이 설정되어야 할 것이며 이용자의 시인성 향상을 위한 표지판, 노면표시의 설계 및 설치규정 마련과 스마트 주차단속의 시행 및 효과평가, 단속정보 제공, 단속 전후의 불법주차단속 효과검증과 모니터링 실시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불법주차 관련하여 개선돼야 할 부분은 불법주차 단속업무의 민간위탁일 것이다. 불법주차의 민간위탁은 자치단체의 업무부담 경감과 민간 불법주차 단속사업자의 적극적인 단속업무 시행으로 불법주차의 급격한 감소가 기대된다. 주차단속 후 결과통보, 과태료 징수 및 활용, 개인정보 수집 및 처리 등이 명확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불법주차 단속의 개선에 의한 효과로는 단속구간의 등급화를 통한 도로환경의 정비, 쾌적성 향상, 생활도로 정비를 통한 노상주차공간의 추가확보 및 교통 환경 개선, 교통량 저감효과 및 통행속도 저하, 교통사고위험 감소, 보행량 증가, 단속의 지능화를 통해 단속자-피단속자 간 갈등 최소화, 단속의 효과평가 및 모니터링을 통한 예산집행의 효율성 증대, 민간의 운영 효율성에 기반을 둔 효율적인 불법주차관리 및 대응 등이다.

다음은 주차요금의 현실화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백화점과 식당 등은 자가용 이용객들에게 무료주차를 제공하고 있는데, 런던이나 파리, 뉴욕, 도쿄 등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과잉 주차친절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며 이러한 주차요금 체계는 승용차 이용을 억제하기 보다는 승용차 이용을 부추겨 부족한 주차시설로 인한 주차난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저렴한 주차요금은 교통수요를 유발시킴은 물론 주차시설의 건설 및 유지에 필요한 적정주차요금을 기반으로 하는 민영주차장 사업자들의 투자를 저하시켜 주차시설 부족의 악순환을 가져오는 결과를 초래한다.

샌프란시스코의 스마트주차 정책에서 시행하고 있는 주차변동요금제는 공영주차공간이 블록별로 15% 내외가 이용 가능할 수 있도록 블록별, 요일별, 시간대별로 주차요금수준을 설정하는 스마트한 요금정책이다. 스마트 주차요금 개념을 적용하여 우리나라 주차요금 수준을 주차수요의 탄력성을 감안하여 시간, 요일, 장소에 따라 차등화된 요금수준을 설정하고 주차시설 이용의 편의를 제공하는 방안의 적극적인 도입의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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