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대란 '화물운송비 공개 입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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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대란 '화물운송비 공개 입찰해야'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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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부터 포항, 창원·마산 등지로부터 시작된 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사상 초유의 물류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물류업계는 물론 전 산업계에 긴장감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화물연대 사태는 임단협 등 여느 산업현장의 노사문제와는 본질적인 부분에서 궤를 달리하면서 정부의 물류산업 정책 전반에 대한 중대한 문제 제기라는 측면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에따라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일부 화주 기업과 화물연대가 운송료 인상 등에 합의해 파업 철회를 이끌어 낸다 해도 워낙 구조적으로 얽힌 부분이 많아 단기간에 불씨가 꺼지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이에 본지는 이번 사태를 몰고 온 물류업계의 시장환경과 제도, 각 이해 주체들의 입장, 핵심이슈 등을 차례로 진단해 본다.


우선 이번 화물연대의 집단행동의 동기는 1차적으로 너무 낮은 운송료 수준이다. 화물연대에 따르면 현재의 물량운송계약 체계상 화주기업이 지불할 운송료는 운송차량을 주선해주는 주선업자의 주선료와 주선업자간 또는 주선업자와 운송회사·차주로 운송계약이 체결되는 동안 다시금 수수료를 지불하다보면 최초의 운송료는 대략 25∼30%가 주선과정에서 떼인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지입차주가 운송에 나설 때 들어가는 실비용, 즉 유류비와 통행료, 보험료, 차량 할부금 등을 제외하면 인건비는커녕 월 100만원 이하의 수입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운송료의 경우 시장자율에 맡겨진 이후 화주기업이 스스로 인상시킨 사례가 없으며 그나마 차량공급이 증가하면서 차주간 물량 수주에 경쟁이 촉발되면서 운송료 인상은 엄두를 내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이유로 화물연대는 이번 사태에서 줄기차게 운송료 현실화를 요구하며 화주기업을 압박하고 있고 이의 척결을 위해 다단계알선 폐지를 강력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차주들에게 돌아가는 운송료가 그렇게 줄어들게 되는 배경, 즉 복잡한 물량 위수탁과정에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다단계알선(주선)이라 함은 화주기업으로부터 수주받은 물량 운송권한을 주선업자가 일정 수수료를 떼고 다른 주선업자에게 다시 위탁하는 행위로, 이 때 재위탁 받은 주선업자가 운송업자나 차주, 또는 또다른 주선업자에게 물량을 넘길 경우 수수료를 공제하게 됨으로 운송비는 갈수록 줄어들 수 밖에 없게 돼 있다. 이같은 문제점에 대해 관계법은 엄중히 이를 금지하고 있으나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이번에 타깃이 된 철강업계의 경우 수송에 참여한 운송회사와 주선업체가 거대 물량을 지배적으로 유치하면서 이를 재알선, 결국 화물운송 실계약 단계까지 알선이 수차례 이어져 내려옴으로 해서 차주들에게는 운송료가 턱없이 낮게 돌아갔던 것이다.
문제는 화주기업의 특정 주선사 및 운송사와의 수의계약 관행에 있으며, 이것이 개선되지 않는 한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특정 운송사 또는 주선업체에 의한 재알선행위는 근절되지 않을 것이란게 시장관계자의 공통된 견해다.
따라서 화주기업의 물량운송권 공개입찰과 자회사 등 동원한 독점적 주선 및 운송 척결이 문제해결의 핵심으로 지적되고 있다.

박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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