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도로와 자율주행차가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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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도로와 자율주행차가 만나다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7.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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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여주시험도로서 7가지 기술 시연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 자율주행차가 도로 인프라, 다른 자동차 등과 정보를 주고받으며 각종 상황에 대응하는 '자율협력주행' 기술이 국내 최초로 시연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일 오후 중부내륙고속도로에 마련된 여주시험도로에서 국토부 기자단 등을 초청해 자율협력주행 관련 7가지 기술을 시연하는 국제행사를 열었다.

시연에는 국내 연구진과 업계뿐 아니라 미국 교통부, 유럽 도로교통 텔레메틱스 추진기구(ERTICO) 등 주요 선진국의 정부·민간 전문가도 참석해 우리의 기술 수준에 관심을 보였다.

지금까지 개발된 자율주행 기술은 자율차에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등 감지장치를 달아 이를 기반으로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위험 상황에 대처하는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자율차라도 도로 앞쪽의 사고나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위험 상황 등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대응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한계로 지적됐다.

이에 국토부는 2020년까지 일반도로에서도 자율협력주행이 가능하도록 연구비 275억원을 들여 '스마트 자율협력주행 도로 시스템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자율차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도로에 강설, 사고 등 각종 정보를 수집하는 센서와 기지국을 설치하고 차량의 운행 상황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날 시연은 시스템 개발의 중간보고 성격으로 이뤄졌다. 자율차는 시험도로 약 7.7㎞를 자율주행 모드로 운행하면서 4가지 기술을 보여줬다.

먼저 자율차의 시동을 걸고 운전자가 '자율주행' 버튼을 누르자 자율차가 운행을 시작했다. 운전석 옆의 모니터에는 자체 감지장치와 중앙센터에서 보내는 정보 등이 표시됐다.

운행 속도로 맞춘 시속 80㎞로 달리던 자율차는 얼마 후 모니터에 '강설 발생'이라는 정보가 들어오자 속도를 시속 50㎞로 줄이고 달렸다.

도로에 눈이 내려 길이 얼었을 수 있다는 가정에 속도를 20∼50% 감속하도록 시스템을 설정했다고 운전석에 앉은 쌍용차 연구원은 말했다.

곧 강설 메시지가 해제되자 자율차는 다시 속도를 시속 80㎞로 올렸다.

이어 전방에 승합차 한 대가 비상등을 켜고 서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오자 모니터에도 '돌발상황'이라는 메시지가 떴다. 그러자 자율차는 속도를 시속 30㎞로 감속하며 서행했다.

이후 운전자가 왼쪽 방향지시등을 켜자 스스로 차선을 바꿨고, 바꾼 차선 전방에 차량이 없음이 확인되자 다시 시속 80㎞로 속도를 높였다.

운전자가 다시 방향 지시등을 켰지만, 자율차는 어찌 된 일인지 차선을 바꾸지 않고 계속 주행했다.

운전자는 "지금 사이드미러에는 사각지대라 보이지 않지만, 옆 차선에 차량이 달리고 있다"며 "센서가 이런 위험을 감지해 차선을 바꾸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다른 시연차에서는 차간 거리가 좁아졌을 때 자율차가 스스로 속도를 줄이고, 자율차 전전(前前) 차량이 급브레이크를 밟았다는 신호를 받고 자율차도 차를 세우는 등 기술을 추가로 시연했다.

최인구 한국도로공사 스마트하이웨이사업단 자율협력주행도로시스템 연구단장은 "자율차에 장착된 센서 등 감지장치는 200∼300m 범위의 상황만 인식할 수 있지만 200m 간격으로 센서, 1㎞마다 기지국이 설치된 스마트도로에서는 실시간 통신으로 중앙센터와 자율차끼리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며 "멀지 않은 미래에 도로망이 디지털망처럼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연에 참여한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오늘 시연한 자율차는 세계적으로도 사례가 많지 않은 수준 높은 것으로 들었다"면서 "우리나라가 자율차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이날 시연 행사와 함께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자율협력주행 관련 국제세미나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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