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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외산 상용차 시장 점검(下)
이승한 기자  |  nyus449@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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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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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 신뢰 쌓지 못하면 확산은 시기상조”
- 판매는 확대 … 인프라 확충은 더뎌
- 부품 가격 및 AS에 대한 불만 많아
- “차량 유지 시 실익 엄정히 따져야”

   
▲ [참고사진] 중국 선롱버스는 지난 2015년 열린 서울모터쇼를 통해 한국 시장에 공식적으로 차량을 출시했다. 하지만, 초기 기대와는 달리 차량 품질과 AS 문제 등으로 인해 성공적인 안착에는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사진은 서울모터쇼 당시 선롱버스 관계자들이 언론을 상대로 기념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유럽 브랜드에서 제작한 중형트럭을 소유하고 있는 정모(51)씨는 최근 구동축 계열이 파손되는 사고로 서비스센터를 찾은 경험이 있다. 해당 업체 기술진이 ‘과적이 문제’라고 원인을 설명해줬지만, 상황이 통 이해가지 않았다고 한다. 김씨는 “다른 차주들과 비교해 심각하게 과적을 했다고 생각되지 않는데, 설령 과적을 한다고 해도 차대가 부러진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힘들다”며 “더군다나 정상적인 운행 과정에서 생긴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수리까지 자비를 들여야 했던 점을 생각하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차체에 대한 불만은 외산 상용차 차주 사이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차체 문제 못지않게 국내에 차를 팔고 있는 일부 업체 태도를 지적하기도 한다. 한 외산 트럭 차주는 “(업체가)차량에 하자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먼저 생각하기 보다는 일단 차량을 소유한 사람이 차를 잘못 다뤄 생긴 문제로 몰고 가는 것 같다”며 “차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어려운 소비자 입장에서 업체를 상대로 싸우기는 무척이나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일부 벤츠 ‘아테고’ 차주들이 “적재 중량을 이겨내지 못하고 차에 문제가 생기는 데도 한국법인은 이를 외면만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트린 것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확대되는 시장 규모 못지않게 외산차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커지고 있는 것은 ‘차량 사후관리가 힘들다’는 이유에서도 비롯되고 있다. 우선 부품 수급이 문제다. 부품을 수입하면 물류와 관리 비용 부담이 커져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다. 운행이 잦은 트럭은 어쩔 수 없이 잔고장이나 소모성 부품 교체가 자주 생길 수 있는데, 자칫 부품 때문에 골머리를 앓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외산 트럭 차주들 사이에선 브랜드 순정부품 대신 국산을 대체해 사용하는 일이 제법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산과 순정부품 가격 차이는 최소 2배 정도 차이가 난다.

실제 의왕 내륙컨테이너터미널(ICD)에서 만난 외산 트럭 차주 A씨는 “80만원 넘는 순정 배터리 대신 20~30만원대 국산으로 교체한 적이 있다”고 말했고, B씨 또한 “150만원 정도 들여 순정 파워스티어링 부품을 교체한 적이 있는데, 국산은 이보다 50~60만원 싸다고 들어 다음부터는 국산으로 교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럽 브랜드 대형트럭을 소유한 신건호(53)씨는 “6년째 유럽산 대형트럭을 몰고 있는데, 뭐가 문제인지 내차만 자꾸 고장이 나서 부품 교체가 잦아지고 있다”며 “완전한 해결이 안 되는 상황에서 국산차면 몇 십 만원에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수입 부품이나 수백 만 원 비용이 들어가는 것도 모자라 차가 멈춰서는 일이 많아져 거둬들이는 수입에도 타격을 받아 화가 날 지경”이라고 말했다.

애프터서비스(AS) 네트워크 확충도 극복 과제다. 수입 업체가 늘어나는 판매 물량에 대응해 AS네트워크 확충에 힘을 쏟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게 소비자는 물론 업계 스스로 판단이다. 볼보트럭의 경우 외산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많이 확보했다고는 하지만, 현대차는 물론 타타대우 같은 국산차 업체에 한창 모자란다. 게다가 위치한 지역 또한 전국적이지 못해 일부 지역에서 불편을 겪는 차주들이 나오고 있다. 한국법인이 아닌 딜러 수준인 일부 외산차 수입 업체는 이런 AS네트워크를 충분히 확보하기까지 어려움이 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본 ‘이스즈’ 트럭을 수입·판매하는 큐로모터스의 경우 중소형트럭 ‘엘프’ 출시 당시 전국적으로 12곳의 AS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했지만, 트럭 시장 일각에서 “실상과 많이 다르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는 외산차가 한국 시장 상황과 소비자 요구를 면밀히 살피지 못한 데다, 충분한 준비 없이 진출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한다. 자칫 종종 발생하는 ‘먹튀’ 사례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런 이유로 나온다.

실제 과거 의욕적으로 외산차를 수입해 판매하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철수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몇 년 전 한국에 재진출한 ‘이베코’도 이런 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1997~8년 사이 IMF가 발생했을 당시 국내 막 진출했던 많은 해외 업체가 잇달아 한국서 사업을 손 떼 차를 구입한 고객이 유지에 애를 먹어야 했다”며 “2000년대 들어서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 한국 시장에 대한 면밀한 분석 없이 도전장을 내밀었던 것이 패착”이라고 말했다.

‘먹튀’까지는 아니라도, 2년 전 의욕적으로 진출했던 중국 선롱버스 사례 또한 시사점이 크다. 당시 선롱버스를 들여온 업체는 “국내 중·소형 시장을 완전히 뒤바꿀 수 있을 만큼 획기적이고 상품성 높은 차량”이라고 강조했다. 초기 시장 반응도 뜨거워 수백 대가 계약됐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은 오래가지 못했다. 안전 문제가 도마에 올라 리콜된 것은 물론, 엔진 소음과 떨림 현상에 더해 승차감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커지면서 점점 골칫거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차주 사이에서 나왔다.

서울에서 중국인 상대 관광버스를 운영하는 최모(49)씨는 “처음에는 중국제라는 선입견 때문에 망설였었는데, 서울모터쇼도 전시됐고 당시 언론까지 칭찬해 차를 구입했었다”며 “대개 새 차를 사면 몇 년은 몰아야 고장도 발생하고 신경 쓸 일이 많아지는 게 정상인데 구입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AS 마저 처음 업체가 말한 것만큼 수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물론 외산차를 수입하는 업체 쪽도 할 말은 있다. “자동차로 돈을 버는 상용차 고객 입장에서 비용이나 AS에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런 높은 기대에 100% 부응하지 못한 것일 뿐 부단히 해결 노력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해외 본사 정책이나 입장에 영향을 받는 한국법인 또는 수입 딜러가 능동적으로 시장 반응에 대응하기 쉽지 않은 실정도 거론됐다.

익명을 요구한 외산차 업체 관계자는 “늘어나는 판매만큼이나 소비자 기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고 이에 맞춰 AS나 부품 수급, 고객 만족 서비스 등에 있어 좀 더 나은 솔루션을 제공하려고 업계가 노력은 하고 있지만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해외 본사에 이런 점을 알리고 설득해 개선하려 하지만, 아무래도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어 국내 업체처럼 즉각적인 피드백이 이뤄지지 못하는 점은 극복할 문제”라고 말했다.

적지 않은 업계 관계자와 소비자들은 외산차 국내 시장 진출이 한순간 확대될 수는 있겠지만, 이런 분위기가 정착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았다. 시장에서 충분한 소비자 신뢰가 쌓이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이런 상황을 ‘덜 익은 과일’이라고 묘사하는 이도 있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용차만큼은 승용차와 달리 다양성이나 선택권 확대 측면에서 바라볼 것이 아니라, 국산차든 외산차든 소비자 입장에서 차를 구입하기 전에 유지하는 동안 얼마나 실익이 큰지를 엄정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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