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중고차 사업 ‘철수’…“대기업 진입 한계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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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중고차 사업 ‘철수’…“대기업 진입 한계 인정”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7.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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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사업 버리고 차량공유, 미래차 사업에 집중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SK가 중고차 사업부문 SK엔카닷컴과 SK엔카직영을 차례로 매각, 처분하면서 사실상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던 SK는 중고차 시장에서 철수했다.

SK는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돼 있는 중고차 매매업에서 더 이상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 더 늦기 전에 사업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고차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대기업 진입규제에 묶여 매장을 늘리지 못하는 등 한계에 직면했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에 따르면 SK(주)는 호주 카세일즈홀딩스에 중고차 회사 SK엔카닷컴 지분 전량인 50.1%(보통주 25만1주)를 2050억원에 매각한다고 최근 공시했다.

카세일즈홀딩스는 지난 2014년 3월 SK엔카닷컴 지분 49.99%를 인수한 합작사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기존 보유 지분 49.99%(24만9999주)를 더해 SK엔카닷컴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됐다.

앞서 SK는 전국에 26개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한 중고차 유통업체 ‘SK엔카직영’도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에 매각했다. 계약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SK엔카가 중고차 시장 1위였지만 점유율이 10%대에 못 미쳤고, 진입장벽이 낮아 성장에 한계가 있는 점도 사업 정리의 이유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또 2013년 중고차 판매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매장 확대가 어려웠던 점도 한 몫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계속 보유하고 있기 부담이 됐을 것”이라며 “지배구조 개선, 사업 재편 등 여러 이유로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SK는 중고차 사업을 접는 대신 차량공유(카셰어링)와 자율주행 서비스 등 미래형 자동차 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SK는 지난 9월 AG다임러와 미국 1위 개인 간(P2P) 차량 공유 업체인 투로 투자에 참여했고, 올 5월 카셰어링 업체 쏘카와 함께 설립한 말레이시아 합작사업을 내년 본격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SK는 향후 카사업과 관련해선 카셰어링, 자율주행 드라이빙 서비스 등 공유 인프라 및 미래형 자동차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순조롭던 SK 중고차 사업 매각 과정에 암초도 있다. 최근 SK엔카직영 노사가 매각 결정 이후 처음으로 노사 교섭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노조가 ‘고용 보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파업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SK엔카직영은 전국 26개 직영점에서 약 650명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노조원은 530여 명 수준이다. 회사 직원 10명 중 8명이 노조원이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오프라인 중고차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로서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사측 관계자는 “노조가 주장 중인 고용 보장과 함께 별도 격려금 지급 부분도 검토 중”이라면서도 “매각 절차상 세부적인 내용을 직원에 일일이 공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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