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떠나는 중고차 시장 사모펀드가 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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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이 떠나는 중고차 시장 사모펀드가 메운다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7.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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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시장 재편에 ‘촉각’…PEF “사업성 있다”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최근 중고차 시장에서 대기업이 철수하는 양상을 보이자 그 자리를 일부 사모투자펀드(PEF)들이 메우고 있어 향후 시장 지각변동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고차 사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 대기업의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대기업들이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 시장에 내놓은 회사를 인수해 새로운 사업성을 모색하는 분위기이다.

사모펀드 업계는 대기업과 달리 중고차 거래 규모가 커지면서 시장 성장이 기대되고 각종 관련 세제 혜택을 받게 되면 긍정적 사업성과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벌써부터 대기업이 떠난 자리를 사모펀드들이 재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인수합병 시장의 최대어인 SK는 SK엔카직영을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하고 마무리 작업에 착수했다. 인수가격은 20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호주 카세일즈홀딩스에 중고차 회사 SK엔카닷컴 지분 전량인 50.1%(보통주 25만1주)를 2050억원에 매각한다고 최근 공시했다.

중고차 시장 점유율 1위인 SK엔카가 중고차 사업을 철수한 것은 더 이상의 시장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2013년 중고차 판매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매장 확대가 어려워지면서 시장 점유율이 10%대로 하락했고 영세 거래 위주의 시장 분위기도 사업 철수를 결정한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사모펀드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한 것은 지난 4월 VIG파트너스가 오토플러스를 사들이면서부터다. VIG는 총 600억원을 들여 오토플러스 지분 100%와 신주 500억원을 사들이는 지분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VIG의 특수목적회사(SPC)가 지분 100%를 100억원에 사는 동시에 500억원 규모의 증자에 참여하는 구조다.

VIG가 사들인 오토플러스는 전국 6곳의 지점에서 자체 인증을 마친 중고차를 판매하고 있다. 전국에 7곳의 물류센터와 순회정비 네트워크도 구축했고 리스 및 렌터카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대규모 차량 정비와 인증 중고차 매매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오토플러스트러스트센터(ATC)도 확대 예정이다.

이처럼 사모펀드들이 중고차 매매시장에 잇따라 뛰어든 이유는 중고차 매매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자동차 이전등록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중고차 거래 대수는 378만116대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328만4429대, 2013년 337만784대, 2014년 346만8286대, 2015년 366만6674대 등과 비교해 역대 최대치다. 현재 시장규모는 35조원에 달한다.

또 사모펀드들은 국내 중고차 시장의 전통적 거래 모델이 여전히 개인 딜러를 통해 이뤄지는 물량이 많고 중고차 매물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낮다는데 사업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때문에 대표적인 ‘레몬마켓’인 중고차 시장의 정보 불균형을 차단하기 위해 품질이 검증된 차를 제공해 고객 신뢰를 잡는데 방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특히 오토플러스는 VIG가 최근 인수한 폭스바겐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클라쎄오토와 손을 잡고 폭스바겐의 ‘인증중고차 제도’를 따낼 계획이 알려지면서 이같은 움직임은 가시화 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BMW 등과 달리 폭스바겐은 시설이나 정비 인프라 부족 등을 이유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증중고차 제도를 운영하지 못했다.

업계에선 사모펀드들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먼저 시장에 진출한 사모펀드들의 진입 성공 여부에 시장 재편이 달렸다. 이들이 진입 후 기업가치를 높일 경우 개인 딜러 시장이 일정 부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다른 사모펀드들이 잇따라 중고차 업체들을 사들이면 그 시너지 효과가 새로운 형태의 시장 독점 체제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고차 매매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사모펀드들 나중에 경영권 매각에 도전할 수 있는 대상이 많다는 뜻”이라며 “당분간 중고차 매매시장에 대한 사모펀들의 관심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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