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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중고차 삼각사기에서 판매자는 배상책임 없다”
김정규 기자  |  kjk74@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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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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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책임 인정한 1·2심 파기환송…계약체결상 과실책임 소재 확정
- 매매과정서 대금 가로챈 ‘먹튀’ 사건에 구제대상 명확해 질듯
- 핵심쟁점 ‘민법 535조’ 적용 안돼…“판매자 방조여부는 다시 판단”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최근 중고차 시장에서 횡행하는 ‘삼각사기’ 수법의 계약상 과실책임 소재에 대한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왔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삼각사기에 따른 피해구제 대상이 명확해지면서 중고차 소비자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우선 대법원은 사기범이 중고차 판매자에게는 차를 사겠다고 속이고, 중고차업체에는 차를 팔겠다고 속인 뒤 중간에서 돈을 가로채는 이른바 ‘중고차 삼각사기’를 저질렀을 때 판매자는 계약상의 과실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판매자의 책임을 인정한 1·2심 판결을 파기환송하면서도 “판매자의 사기 방조 여부”는 2심에서 다시 판단하라고 결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지난 5일 중고차업체 대표 김모(56)씨가 중고차를 팔려다 사기를 당한 한모(49)씨 등 2명을 상대로 낸 자동차 인도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한씨 등은 김씨에게 1560만원을 배상하라”는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 민사항소부에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대법원에 따르면, 한씨 등은 공동으로 소유한 차를 팔려고 중고차 매매사이트에 글을 올렸다. 이 글을 본 사기범은 한씨에게 전화를 걸어 중고차업체와 공동으로 3100만원에 차를 사겠다고 거짓말을 했다. 대금은 중고차업체가 자신에게 2600만원을 보내면 500만원을 합쳐서 주겠다고 했다.

사기범은 동시에 김씨의 중고차업체에도 전화를 걸어 중고차를 2600만원에 팔겠다고 했다. 다만 차량 소유주가 자신에게 빚이 있으니 매매대금을 자신에게 보내라고 꾀었다.

사기범의 말에 속은 한씨와 중고차업체는 차 매매계약을 맺어 소유권을 이전했고, 중고차업체 직원은 한씨의 동의를 받아 2600만원을 사기범에게 송금했다. 사기범은 이 돈을 인출한 뒤 잠적했고, 아직도 검거되지 않은 상태다.

이러자 한씨는 중고차업체를 상대로 계약 자체가 무효이니 자동차 소유권 이전을 말소해 달라며 소송을 냈고, 반대로 김씨의 중고차업체는 계약이 성립됐고 돈을 지불했으니 차를 달라고 맞소송을 냈다.

결국 소송의 핵심 쟁점은 민법 535조에서 나오는 ‘계약체결상의 과실책임’이 중고차 판매자인 한씨에게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민법 535조는 계약이 파기될 것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계약 당사자는 상대편 계약자에게 계약으로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한다.

1심은 사기범이 중간에 끼어든 상황인 만큼 한씨와 김씨 사이의 의사 합치가 없었다고 봤다. 따라서 계약 자체가 성립하지 않으며 자동차 소유권 이전은 말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신 한씨가 주의를 기울이지 못해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책임이 있으므로 김씨의 업체가 본 손해 중 60%인 156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한씨가 항소했지만 2심에서도 1심 판단이 유지됐다.

하지만 대법원은 중고차 삼각사기에는 민법 535조가 적용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계약이 의사의 불합치로 성립하지 아니한 경우 그로 인해 손해를 입은 당사자가 ‘계약체결상의 과실’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며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법원은 사건을 돌려보내면서 한씨가 사기범의 범행을 방조한 책임이 있을 수 있다며 이 부분도 2심에서 다시 판단하라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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