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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교통산업 규제 개선<자동차>
이승한 기자  |  nyus449@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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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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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규제 장벽이 車산업 미래 어둡혀”
- 근로시간 단축에 친환경 규제 쟁점 부각
- 업계 현실 외면 정부 정책에 비판 쏟아져
- “지나친 시장개입 대신 신중이 접근해야”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올 한 해 자동차 산업계 최대 화두로는 노동 관련 규제와 친환경 규제 문제가 꼽힐 수 있다. 두 가지 문제는 업계가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로 꼽으며 정부 정책에 일정 부분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분야다. 업계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산업계가 규제 장벽에 막혀 고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까닭에 정부 정책이 더욱 강화될수록 해결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상임금과 근로시간 단축=우선 거론할 수 있는 것이 근로시간 단축 문제다. 재계와 노동계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는 문제인데다, 노·사·정 삼자가 의견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향후 자동차 산업에 끼칠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소송 1심 판결에 따라 잔업과 특근에 따라 받는 수당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자 일부 기업이 관행처럼 여겨졌던 초과 근로시간을 조정하고 나섰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하루 근로시간을 8시간씩 매주 40시간으로 제한하고, 연장근로는 매주 12시간씩 허용하고 있다. 여기에 토·일요일 각각 8시간씩 16시간의 초과근무를 인정해줘 주당 최장 근로시간은 68시간까지 늘어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권이 1주일 최장 근로 가능 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당장 올해부터 ‘주 52시간 근무’가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

일부 기업이 “잔업 중단과 특근 최소화 등의 조치를 취하면 종업원 건강권 향상과 체질 개선을 통한 제품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긍정적 평가를 내리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추가적인 비용 증가를 고민하는 분위기다. 일주일을 5일로 잡던 것을 토·일을 포함해 7일로 바꾸면 수당 지급 기준이 올라가고, 줄어든 16시간을 보충할 인력을 새롭게 충원해야 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근로시간이 주 52시간으로 줄면 12조3000억원에 이르는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고 봤다. 임금 삭감이 뒤따르면 노사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

   
 

평일에 최대 52시간을 근무하고, 주문량에 따라 주말에 특근을 실시해 오던 자동차 산업계는 생산량 증가에 따라 유연하게 생산라인 운영이 어려워진다고 주장했다. 당장 생산효율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근로자 입장에서도 추가로 받아 왔던 특근수당이 사라지고 평일 잔업도 줄어들면 그만큼 급여가 줄기 때문에 제도 변경이 반갑게 다가오지 않을 수 있다.

자동차 업계는 근로시간이 줄어들면 생산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 우려했다. 국내 업체 부진으로 경영악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통상임금 소송에 따른 유동성 위기와 노사 갈등 등 ‘3중고’가 자동차 산업에 해가 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통상임금 판결 영향으로 완성차와 부품업계에서 2만3000명 넘는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 예상했다. 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급격하게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중소 부품 업체와 자동차 산업 근간인 도금·열처리·주물 등 업계 생산 차질과 인건비 증가를 부를 것”이라며 “자동차 산업 위기로 이미 부도가 났거나 부도 직전인 업체도 많으니 자동차 산업 생태계 붕괴를 막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동차 산업계는 올해 이후로 노동환경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변화할 것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올해 임금구조를 간소화하는 개편 작업과, 초과근로를 단축할 수 있도록 업무환경과 근무방식을 개편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산업계는 최근 국내공장의 낮은 생산성 문제가 노동시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을 고려하고, 업계와 노동계가 장시간 근로 문제를 생산성 향상을 통해 상당 부분 개선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기업 법인세 인상=엎친데 겹친 격으로 과세표준 2000억원 이상 초과 기업 법인세 또한 기존 22%에서 25%로 올랐다.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축소 정책과 맞물려 기업에 상당한 부담을 안길 전망이다. 자동차 산업계는 “정부가 세제 정책을 합리적으로 운영하고, 근로환경과 각종 기업규제를 개선해야 비로소 투자 활성화는 물론 산업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할수록 역으로 일자리는 줄고, 산업 활동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친환경차 의무판매제 도입=정부 친환경 정책도 자동차 산업 발목을 잡고 있는 대표적인 규제로 거론되고 있다. 최대 이슈가 친환경차 의무판매제다. 환경부 등이 주도하고 있는 제도는 완성차 제조사에 일정량 이상으로 저공해 친환경차 판매를 의무화하도록 규정한다. 5년 단위로 판매 비율을 정하고, 실적이 적거나 지켜지지 않을 경우 과징금이 부과된다.

업계는 과도한 환경 규제가 자동차 산업 근본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정부 정책을 지적한다. 이제 겨우 1만대 수준을 넘긴 전기차 시장에서 의무판매제 도입은 무리수라는 게 업계 입장이다. 아울러 배출가스 규제 등을 통해 선진국 이상으로 내연기관차 판매를 억제하려고 하는 가운데, 친환경차 의무판매제까지 도입되면 이중 규제 장벽에 막혀 국내 자동차 산업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단 올해는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시행이 물 건너갔지만, 정부가 제도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지 시행이 추진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2년까지 전기차 35만대를 보급하겠다고 밝힌 만큼 친환경차 의무판매제 도입 논의는 앞으로도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선진국 능가한 친환경 규제=국내 자동차 환경규제는 주요 자동차 선진국 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적용된 배출가스 규제 기준은 가솔린은 미국(캘리포니아주), 디젤은 유럽 기준을 각각 따르고 있다. 여기에 평균 연비 규제는 미국과 일본 것을, 온실가스 총량 규제는 유럽 것을 각각 적용했다. 사실상 연료별로 가장 엄격한 기준을 따르고 있는 셈이다. 규제 기준 또한 오는 2020년부터는 국내 판매 모든 차량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보다 30% 줄인 km당 97g에 맞춰야 한다.

   
 

업계는 이 정도로 강력한 규제 기준을 정하면서 사회적 공론화 과정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고 비판한다. 주요 자동차 선진국이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관련 업체들과 협의한 끝에 규제안을 만들어낸 반면, 국내에선 불과 반년도 채 되지 않아 정부가 내놓은 안이 확정됐다는 것이다. 자동차 산업계는 “현재 정부 규제는 까다로운 유럽 기준 보다도 엄격해 국내 자동차 산업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친환경 측면에서 제도 시행이 중요하더라도 국내 자동차 산업 현실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초소형 전기차 안전기준=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초소형 전기차도 과도한 정부 규제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입법예고한 초소형 전기차 안전기준이 업계 현실을 외면한 채 지나치게 엄격하게 적용됐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는 유럽기준이 적용된 정부 특례조항에 따라 2016년부터 유럽산과 국내산 초소형 전기차가 도입 운행되고 있다.

올해는 본격적으로 초소형 전기차 판매가 예고된 상태인데, 업계 일각에서는 입법 예고된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령안’이 원안대로 시행될 경우 중소기업 위주인 국내 업체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거액을 투자해 초소형 전기차 사업에 뛰어든 업체를 중심으로 집단 반발 움직임까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발을 의식해 국토부 또한 입법 예고 기간 동안 해당 업체로부터 의견을 듣고 대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지만, ‘운전자 보호를 위한 안전기준인 만큼 강화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어 의견 조율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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