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브랜드 콜택시, 파주시민 자부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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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 브랜드 콜택시, 파주시민 자부심 될까
  • 유희근 기자 sempre@gyotongn.com
  • 승인 2018.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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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성·공공성 강화로 카카오택시와 '경쟁'

 

대부분의 지역에서 지역 콜택시 업체가 카카오택시의 공세에 밀려 경쟁력을 잃고 사업을 접거나 혹은 규모를 줄일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린 때에 파주에서 운영 중인 파주 브랜드 콜택시(이하 파주콜)는 매년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파주콜은 지역 특성에 맞게 공공성 강화 전략을 펼치며 교통 소외지역 주민과 파주 시민들의 발 역할을 감당하고 있었다. 이 외에도 파주콜이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여러 궁금증을 갖고 파주콜을 직접 찾아갔다.

 

카카오택시는 대도시·젊은층을 중심으로 일반적인 택시 이용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택시는 잡아서 타는 것이 아니라 불러서(호출) 타는 것이라는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 콜택시를 부르는 보통명사가 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지난해 11월 카카오모빌리티가 발간한 자료집을 보면 카카오택시의 흥행 성적이 잘 드러난다. 출시 2년 만에 전체 택시기사의 80% 이상을 가입기사로 확보했고 누적 호출건수와 주행거리도 각각 3억3000만건, 16억km에 달했다.

문제는 이처럼 카카오택시가 시장 점유율을 높여갈수록 기존의 전화 기반 지역콜택시 업체들은 설 자리를 잃고 고사 위기에 몰렸다는 점이다.

카카오택시는 콜비가 없다는 점을 출시 때 강하게 어필했다. 당장의 수익성을 내려놓고 이용자 접근성을 높이는데 주력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발등에 불이 떨어진 지역 콜센터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카카오택시를 따라 콜비를 내리기는 어려웠다. 콜비는 사무실을 운영하고 상담원 인건비를 지급해야 하는 콜센터의 주 수입원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기존 콜센터 업체는 ‘공룡’ 카카오택시의 보이지 않은 ‘콜비 0원’이라는 가격규제 정책 앞에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었다.

한편 콜택시 시장을 장악한 카카오택시는 올 상반기부터 기업용 택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익화 방안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될 무렵인 지난 2014년 9월, 파주콜은 기존의 외주 위탁운영을 종료하고 파주시 개인택시 조합장이자 파주콜 대표인 윤우석(59) 대표를 중심으로 자체 운영에 들어갔다.

윤우석(59) 파주시 브랜드 콜택시 대표

파주콜은 현재 하루에 적게는 5천 건, 많게는 1만 건 가까이 콜 접수가 들어오고 있다. 파주콜이 밝힌 연도별 전체 콜접수 현황을 보면 2015년 196만여 건, 2016년 228만여 건, 2017년은 10월까지 204만여 건이 접수됐다. 2015년 3월 카카오택시 출시 이후에도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았다. 현재 파주 유일의 콜택시 업체로서 파주에서 운행하는 전체 택시 689대 중 686대(개인택시 454대, 법인택시 232대)가 가입해 있다.

파주콜은 콜센터 운영비용을 회원 수에 나눠 정액 회비를 걷는 것는 다른 콜센터와 달리 콜비 1000원 중 670원은 기사에게 돌아가고 330원은 콜센터가 운영비로 취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수익자부담 원칙에 따라 콜을 많이 받으면 많이 내고 적게 받으면 적게 내기 때문에 기사는 큰 부담을 갖지 않게 된다. 여기에 파주시도 지원 조례에 따라 기사들에게 단말기 통신비를 지원해 주고 있다.

파주콜이 지역 유일의 콜택시 업체로서 갖는 차별성 중 하나는 대중교통 소외 지역에 배차를 적극적으로 지원함으로써 공공성을 강화했다는 점이다.

파주콜의 영업 구역인 파주시는 도농복합지역으로 시내와 변두리가 뚜렷이 구분된다.

그렇다 보니 버스나 전철은 물론 택시조차 잘 가지 않는 교통소외 지역이 생긴다. 비교적 대중교통과 연계가 잘 되어 있는 역 주변에서조차 이동이 불편할 때가 많다. 파주에서는 경의선 운정역, 야당역 주변이 그렇다. 이에 파주콜은 고객이 호출을 요청한 위치가 회사 매뉴얼에 정한 교통 소외지역에 해당하면 택시 기사에게 1000~2000원을 더 지급해 고객에게 도달하게 했다. 승객은 물론 기본 콜비(1000원)만 부담하면 된다. 교통 소외 지역에 대한 부담을 택시 기사의 선의에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경제적 유인책으로 승객과 기사가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처럼 파주콜이 교통 소외지역에서 오는 콜에 대해 인센티브로 지급하는 액수는 약 월 200만원 선이다.

파주콜이 지역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점도 눈길을 끈다.

8시간 3교대 근무 방식으로 돌아가는 파주콜은 2014년 상담원 8명에서 시작해 현재 16명으로 늘었다. 비록 적은 숫자이지만 인공지능(A.I.) 도입 등 기술의 고도화로 일자리가 점점 사라지는 최근 고용 환경을 고려할 때 분명 의미 있는 성과다.

파주콜은 상담원과의 통화에 의한 배차와, 휴대폰 URL 링크 메시지를 통한 배차, 두 가지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중 상담원의 비중이 80% 이상으로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단지 스마트폰 사용이 제한된 일부 고객들에게만 상담원의 효용이 있는 것이 아니다. 상담원들은 예약 배차 접수와 교통상황과 긴급 공지 사항도 기사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해야 하는 등 높은 업무숙련도를 요한다.

이양섭(55) 파주시 브랜드 콜택시 센터장

앞으로 파주콜은 공공기관이나 기업과 MOU을 맺어 택시를 전용 차량으로 쓰도록 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이양섭 센터장은 “공공기관 입장에서도 관용차 유지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낄 수 있고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콜과 파주시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국내 교통 결제서비스 1위 사업자인 한국스마트카드와 제휴를 통해 파주시민들에게 더 나은 택시 카드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nterview 윤우석 파주콜 대표 & 이양섭 센터장

교통 소외지역 인센티브 지급, 배차율 견인

카카오택시 수익화 나서면 “경쟁 가능하다”

“파주 교외 지역에서 저희 파주콜을 부르시는 고객은 두 번 놀라게 됩니다. 처음에는 예상보다 빠른 시간에 도착하기 때문에 놀라고 택시를 타면 기사가 고객을 모시기 위해 회사에서 웃돈을 더 주면서 여기까지 오게 했다는 말을 들을 때 두 번째 놀랍니다.”

윤우석(59) 파주시 브랜드 콜택시 대표는 파주콜이 교통소외 지역에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에 대해 설명할 때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버스나 전철은 노선이 고정된 탓에 교통 사각지대가 발생하지만 택시는 노선의 제약 없이 곳곳을 누빌 수 있어 시민들의 요긴한 교통수단이 되어 준다는 것이었다. 현재 파주콜은 교통 소외지역에서 들어오는 콜의 배차율을 높이기 위해 기사에게 추가로 기본 콜비에 1000~2000원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윤대표는 “파주콜 전체 배차성공률이 80%대”라고 말했다. 콜을 받지 않아도 승객을 쉽게 태울 수 있는 피크 시간대에 콜 배차율이 잠시 떨어지는 것을 제외하면 실질적 배차 성공률은 매우 높은 편이라는 게 자체 평가다.

윤대표와 이양섭 센터장(55)은 콜센터 운영에 들어가기 전, 군산, 대구 등 전국 모범 콜센터업체를 방문해가며 이러한 노하우를 배웠다. 관리자로서 콜센터 업무를 완전히 파악하고 어느 것 하나도 허투루 하지 않으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준비 시간만 거의 일 년 가까이 걸렸다. 윤대표는 “이제는 거꾸로 다른 지역에서 콜센터 운영 방식을 배우려고 방문한다.” “무엇보다 관리자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대표와 이센터장이 맡은 주 업무 중 하나는 기사와 고객 관리다. 불만족 의견이 많이 접수되는 기사에게는 주의 조치를 내리고, 호출을 하고 상습적으로 나타나지 않거나 취소하는 일명 노쇼(Noshow) 고객들에는 공손히 당부의 말을 남긴다.

특히 이 센터장은 콜센터 업무를 마치면 자신의 택시를 몰고 현장 으로 돌아간다. 그곳 에서 회원 기사들이 회사에 대한 불만이나 요구 사항은 없는지 세심히 살핀다.

콜센터 상담원들에게도 무조건 ‘고객이 왕’이라는 강요보다 감정노동을 하면서 억울하거나 부당한 것은 없었는지 체크한다. 과거 택시노동조합에서 일하며 체득한 지식과 경험으로 이센터장은 직원들의 복리후생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상담원들이 고용 불안 없이 평생 직장으로 생각하고 일할 수 있도록 하는게 운영 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파주콜에 대한 시선이 항상 곱지만은 않았다.

카카오택시를 제한했던 한 때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윤대표는 “현재는 제도적으로 전혀 규제를 하지 않은 상태로 공정한 경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대표는 “지금까지 카카오택시의 공세에 비교적 선방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역부족인 측면은 있다”며 “카카오택시가 수익화에 나서는 시점이 되면 본격적인 서비스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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