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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안전점검을 상설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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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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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수 박사의 교통안전노트

[교통신문] 사업용 화물자동차나 전세버스에는 운수사업법이나 교통안전법에서 각종 안전장비 장착과 안전기준 준수에 관한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2017년 11월 창원터널 인근에서 발생한 유류운반 화물자동차의 인명사상 사고를 보면 그러한 의무사항이 현장에서 전혀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창원터널 사고차량의 운전자는 76세의 고령으로 몇 개월 전 대장암 수술을 받고 생계를 위해 운전대를 잡았다고 한다. 터널의 지형적 문제점도 사고를 거드는 요인이 되긴 했다. 그러나 운전자는 2001년식 노후차량을 정비불량 상태로 운행하고 있었고, 화물자동차운수종사자격조차 취득하지 않은 채 2006년 이후 모두 46건의 교통사고를 야기한 사고다발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입제 차량이란 이유로 운송사업자는 이 운전자에게 퇴사조치도 하지 못했다.

이번 사고는 고령운전자의 위험한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준 것도 있지만, 사업장 중심으로 이뤄지는 현행 교통안전점검 체계의 문제점이 더 크게 부각된다. 그동안 관련 법제도를 숱하게 보완하면서도 아직 이 문제에 대한 본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진 못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앞으로 ‘우리의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가’하는 자괴감이 드는 후진국형 사고가 계속 발생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해법은 미국이나 독일에서 시행하는 방식의 노상안전점검을 상설화 하는 것이다. 노상안전점검은 도로 위에서 운송사업자의 관리․감독권이 미치지 않는 차량에 대한 운전자의 운전자격 확인증 게시, 자동차 임의 구조변경, 운행기록계 설치와 정상작동, 차령초과 여부, 자동차검사 실시여부뿐만 아니라 첨단안전경고장치 정상작동 여부 등을 확인하는 단속방법의 하나다. 교통안전법에서 규정하는 교통수단안전점검은 사업장(회사)을 직접 방문하여 시행하게 된다. 점검은 임의규정으로 되어 있고 전문성이 요구되어 점검주체인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사업장 외에도 점검을 실시할 수도 있지만, 사업장 외라는 개념이 일반적으로 사업장에 부속하는 시설이나 장소를 빗댄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어서 도로 위라고 한정할 수만은 없다.

따라서 노상안전점검에 대한 사실상의 법적 근거는 법률이 아닌 하위법령과 지침에서 찾아야 한다. 관계부처 합동으로 화물차와 전세버스를 대상으로 사고 위험지역이라 할 수 있는 고속도로 톨게이트, 주요 관광지 주변, 화물차 복합 터미널 등에서 가끔씩 시행하는 노상안전점검은 국토교통부 관련 지침과 방침에 따른 것이다.

2017년 7월에는 교통안전법이 개정돼 운행기록장치를 통한 최소휴게시간 준수, 속도제한장치 무단해제 여부 등 단속도 노상안전점검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지자체 공무원 주관으로 한국교통안전공단 직원의 지원을 받아 점검을 시행할 수 있지만 점검대상 상당수가 인․면허권이나 행정처분권이 없는 차량이 많아, 현행 노상안전점검은 특정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도 어려운 구조다.

미국은 노상안전검사(Roadside Inspection)를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매년 단속지점과 실시방법에 대한 모니터링이 이루어지며 주(洲)별 비교를 통해 노상안전검사의 촉진을 독려하고 있다. 미국 전체의 화물자동차 중 70%가 연 1회 이상 노상안전검사를 받고 있다.

미국 연방운수안전청(FMCSA)이 검사를 주관하고, 주경찰과 합동으로 단속을 시행하고 있다. FMCSA는 사업용차량의 인면허 관리, 데이터 수집 등을 담당하고 있는 연방 교통부 소속기관이다. FMCSA의 검사관은 관련 전문 교육과정을 이수한 전문가로서 해당 차량에 위법사항이 발견될 경우에는 현장에서 운행중지명령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이러한 검사관이 미국 전역을 통해 1만여 명 배치되어 있다. FMCSA 검사관이 자동차 관련 안전기준과 장비 정상작동 여부 등을 확인하고 주경찰은 운전면허 소지여부, 음주․마약 운전여부 등 인적요인을 조사하고 있다. 단속은 노선 중간에서 이루어지며 고정식 단속은 과적 검문소와 국경에서, 이동식은 고속도로 갓길 등 예고되지 않은 장소에서 시행된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운송사업자의 관리감독권이 미치지 않는 1대 화물자동차운송사업자 또는 지입제 형태로 운행하는 화물자동차와 전세버스를 대상으로 노상안전점검을 강행규정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단속원에게는 차량을 직접 조사하고 개선 조치를 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등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 노상안전점검은 교통수단안전점검과는 별개의 제도로 운영해야 한다. 미국과 같이 단속원이 기간을 정하여 안전장비의 장작이나 기준을 준수하도록 명령을 하면 행정처분권이 있는 소관 지자체는 개선불이행에 따른 차량의 운행중지명령도 취할 수 있는 체계가 선행되어야 한다.

도로 위에서 무작위로 단속하는 것이므로 지자체가 아닌 국토교통부가 시행주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조사를 하는 동안 차량의 정차, 교통통제 및 질서유지를 위해서는 경찰공무원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 사법권을 가진 경찰공무원과 합동으로 시행할 때 점검(단속)의 효과는 훨씬 크기 때문에 경찰청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운송송사업자의 관리감독권이 미치지 않는 차량을 생계형이라는 이유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교통사고로부터 무고한 국민의 희생을 막기 위해서는 서둘러야 한다. 선진국 방식처럼 예산과 대규모 인력이 수반되더라도 노상안전점검은 지속가능한 상설체계가 돼야 한다.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이러한 차량을 방치한 채 2022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수 감소목표 2000명을 외치는 것은 공염불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객원논설위원·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연구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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