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서울-평창 190km 고속도로서 자율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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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서울-평창 190km 고속도로서 자율주행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8.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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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전기차 3대와 ‘G80’ 2대로 시연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현대자동차가 지난 2일 차세대 수소전기차와 제네시스 G80 기반 자율주행차로 서울-평창 구간 고속도로 190km 코스에서 자율주행에 성공했다. 특히 친환경차인 수소전기차로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인 것은 전 세계 처음이다.

이날 시연은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4단계 자율주행 기술을 갖춘 차세대 수소전기차 기반 자율주행차 3대와 제네시스 G80 자율주행차 2대로 진행됐다. 자율주행 수소전기차는 연료전지 스택에서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스스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방대한 데이터 처리로 전력 소모가 많은 자율주행에 최적화된 차량으로 인정받는다. 또한 미래 자율주행차 시대 ‘카 투 라이프’ 비전과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5G 네트워크 기반 후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RSE)이 적용됐다.

시연은 자율주행 운전대에 있는 ‘크루즈’ 및 ‘세트’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시작됐다. 차는 즉시 자율주행 모드로 전환됐고, 스스로 고속도로를 질주했다. 이날 자율주행 차량 5대는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만남의 광장 휴게소에서 출발해 신갈JC를 거쳐 영동고속도로를 질주한 뒤 대관령IC를 빠져 나와 최종 목적지인 대관령TG에 도착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는 자연스러운 교통흐름과 연계해 차선 유지·변경과 전방 차량 추월에 성공한 것은 물론 터널 7곳, 요금소(TG) 2곳, 나들목(IC) 1곳, 분기점(JC) 1곳을 통과했다. 앞차 주행 속도가 지나치게 느릴 때는 추월차로를 이용해 앞차를 앞질러 갔고, IC와 JC를 이용하기 위해 차선을 변경하기도 했다. 도로 폭이 좁아지는 TG에서는 하이패스 차로를 이용해 안전하게 빠져나갔다.

그 동안 국내 고속도로 일부 구간에서 제한된 속도로 자율주행이 시연된 적은 있었지만, 수백km에 달하는 장거리 코스를 구간별 법규가 허용하는 최고속도(100~110km/h)까지 구현해 내며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인 것은 처음이란 게 현대차 설명. 국내 고속도로는 도심 도로 못지않게 교통량이 많은 편으로, 교통사고 및 공사구간과 같은 예고되지 않은 돌발 상황까지 종합 고려해야 하는 만큼 상당한 기술력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경부와 영동고속도로에서 수십만km에 달하는 시험 주행을 진행하며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해 차량 성능개선을 진행해왔다.

 

특히 차선 합류와 분기 도로 등에서 주변 차량을 보다 세밀하게 인지하고 판단하는 기술, 정확한 차폭 및 위치 계산, 제어로 TG를 통과하는 기술, GPS 신호가 끊기는 터널 상황에 대비해 정밀지도를 기반으로 차량 외부에 장착된 센서를 활용해 차량 위치를 정밀하게 인식하는 기술 등을 더욱 고도화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초 CES에서 선보인 라스베이거스 도심 자율주행차 대비 주변차량 움직임 예측, 끼어들기 차량에 대한 대응 성능, 차선 변경을 위한 판단 성능 등이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방 및 후·측방 카메라, 전·후·측방 라이다 등 각종 센서·장비를 추가 장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관상 양산형 모델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앞세워 기존 차량에 최소한 센서 추가만으로도 완벽한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상용화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밖에 이번 고속도로 자율주행 시연을 위해 양산형 차세대 수소전기차에는 4단계 자율주행 기술뿐 아니라 5G 네트워크 기술도 적용됐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수소전기차를 평창동계올림픽과 동계패럴림픽 기간 동안 평창 시내에서 자율주행 체험 차량으로도 운영할 계획이다. 각국 선수단, 올림픽 관계자, 관람객 등 올림픽을 찾는 누구나 현장 예약을 통해 자유롭게 자율주행 체험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일반에 오픈되는 평창 시내 자율주행 코스는 대관령 119안전센터 앞 원형삼거리에서 출발해 서쪽 방향으로 3.5km 떨어진 회전 교차로에서 U턴, 같은 길로 돌아오는 왕복 7km 구간으로 약 13분 정도 소요된다. 이진우 현대차 지능형안전기술센터장은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개발 철학은 보다 많은 고객에게 최고 안전을 제공하고 고객 요구에 부응하는 최대 편의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상상이 현실이 될 자율주행 기술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연은 정부 관계자와 대학교수 등이 동참했다. 자율주행 시연을 보인 5대 모두 실패 없이 2시간 30분여 만에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착한 것에 대해 탑승자 모두 놀라움과 함께 상당한 만족감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조용석 국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기반 자율주행차가 4단계 기술로 완벽하게 달리는 것을 체험했는데, 다른 차량이 급격히 껴드는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주행하는 것을 보고 깊은 감명 받았다”고 말했다. 김진후 국토교통부 사무관은 “장거리 고속도로 시연에 성공한 만큼 자율주행차 시대가 가까워졌음을 느낄 수 있었고, 업계 기술 개발 노력에 발맞춰 정부도 제도나 인프라 등을 착실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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