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 폭로로 불거지는 검찰 성범죄 사건..현직 부장검사 긴급체포
상태바
서지현 검사 폭로로 불거지는 검찰 성범죄 사건..현직 부장검사 긴급체포
  • 노정명 기자 njm@gyotongn.com
  • 승인 2018.02.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45·사법연수원 33기)의 폭로로 검찰 조직 내부의 성범죄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지청의 현직 부장검사가 성추행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12일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A모 부장검사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정확한 혐의를 알려줄 수 없다"면서도 "이날 A 부장검사를 조사하던 중 성범죄 관련 혐의를 발견하고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피해자는 조사단에 이메일을 보내 피해 사실을 알려왔고 김 검사를 처벌해 달라는 뜻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일부터 조사단 공식 이메일로 검찰 내 성폭력 피해사례 접수를 시작한 조사단은 해당 부장검사의 비위 사실을 확인하고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긴급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는 이메일을 통해 피해 사실을 알리고, 부장검사에 대한 처벌 의사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단은 2차 피해를 우려해 피해자 신분이나 구체적 피해 사실에 관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조사단이 출범한 이후 강제로 신병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A 검사를 상대로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조사단은 사안이 중하다고 판단될 경우 구속영장 청구도 검토하기로 했다.

조사단은 서 검사 사건뿐만 아니라 다른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도 범죄 혐의가 의심된다고 보고 참고인을 소환하는 등 별도의 조사를 진행해 왔다.

조사단은 지난 8일부터 내부 피해사례를 조사단의 대표메일로 신고를 받고 있으며 복수의 피해사례가 접수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서지현 검사는 지난달 29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손석희 앵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검찰 내에 성추행이나 성희롱 뿐만 아니라 성폭행을 당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서 검사는 "주위에서 피해자가 직접 나가서 이야기를 해야만 너의 진실성에 무게를 줄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해서 용기를 얻어서 이렇게 나오게 되었다"면서 "성폭력 피해자가 겪는 자책감,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지현 검사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한 것은 아닌가, '굉장히 내가 불명예스러운 일을 당했구나'라는 자책감에 굉장히 괴로움이 컸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서지현 검사는 "사실 시간이 오래 지났지만, 여전히 떠올리기는 굉장히 힘든 기억"이라며 "옆자리에 앉아서 허리를 감싸안고 엉덩이를 쓰다듬는 행위를 했다"며 과거 장례식장에서 일어난 일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서지현 검사는 "범죄 피해를 입었음에도 거의 8년이라는 시간 동안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 때문에 이런일을 당하지 않았나 하는 자책감과 괴로움이 컸다"며 "이 자리에 나와서 범죄 피해자분들께, 성폭력 피해자분들께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얘기하고 싶어서 나왔다. 그걸 얘기하는데 8년이 걸렸다"며 출연 이유를 밝혔다.

서 검사는 '성추행 사실을 문제 삼는 여자검사에게 꽃뱀이라는 비난이 쏟아지느냐?'는 질문에 "성폭력이라는 건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성폭행, 성추행, 성희롱이다"라며 "(검사 간의) 성추행, 성희롱 뿐만 아니라 성폭행도 이뤄진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서 검사는 "2010년 10월 장례식장에서 법무부 소속 안모 전 검사가 허리를 감싸안고 엉덩이를 쓰다듬는 행위를 상당 시간동안 했다"며 "몸을 피하면서 그 손을 피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주위에 검사도 많았고, 옆자리에 법무부 장관까지 있는 상황이라 대놓고 항의를 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서 검사는 이 사건으로 오히려 자신이 사무감사와 유례없는  인사를 당하는 등 불이익을 당했다고 말했다.

서 검사는 당시에 수십 건의 업무 지적을 받았고 그 감사를 이유로 검찰 총장 경고를 받았다"며 "검찰 총장 경고를 이유로 통영지청으로 발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서 검사는 "사실을 폭로한 피해자가 피해를 입지 않고 당당하게 근무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며 피해자가 입을 다물면 검찰 개혁은 요원하다" 지적하면서 "범죄 피해자나 성폭력 피해자는 절대 그 피해를 입은 본인의 잘못이 아니다"라 강조했다.

서 검사는 지난 26일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도 "글을 올릴 시기를 너무 고민하다 너무 늦어져버려 이제야, 그리고 인사때 올리게 돼 오해의 여지를 남긴 것이 아쉽다"면서 '고백'의 글을 올렸다.

서 검사는 "임은정 부부장검사가 여러 글에서 지적한 검찰간부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불이익을 받은 검사 사건이 바로 자신의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