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시티’ 부산서 성공 가능성 확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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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시티’ 부산서 성공 가능성 확인 중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8.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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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시내노선에 20대 투입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지난해 말 사상 처음 시내 노선에 투입된 현대자동차 전기버스 ‘일렉시티’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운행 업체와 승객 모두에게서 성능과 효율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얻어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부산지역 시내버스 업체인 동남여객과 대진여객에 각각 10대씩 일렉시티 20대를 공급했다. 이들 차량은 양 업체가 운영하는 시내 노선에 투입돼 세 달 정도 ‘시민의 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전기버스 운행은 시범적 성격이 강했다. 제반 여건을 감안할 때 성공 여부를 놓고 업계 내부적으로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운행 초반부터 호평이 이어지면서 전기버스 성공 정착을 확신하는 분위기가 커졌다. “(전기버스가 보급되면)지하철 같은 다른 대중교통 수단에 뒤쳐졌던 시내 노선버스에 승객이 몰릴 수 있을 것”이란 도입 당시 업계 일각 기대감도 더욱 설득력을 얻을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일렉시티가 현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1회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획기적으로 길어진 점이 영향을 줬다. 2010년 1세대 전기버스 개발을 시작으로 약 8년여 개발기간을 거친 일렉시티는 256kWh 고용량 리튬이온폴리머배터리를 적용해 정속주행 시 1회 충전(72분)으로 최대 309km를 주행할 수 있고, 30분 단기 충전만으로도 170km를 달리는 것이 가능하다. 웬만한 시내 노선을 왕복 주행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고, 충전 시간도 짧아 반복된 운행 스케줄에 차질을 주지 않는다.

 

저렴한 전기를 동력으로 쓴다는 점도 장점이다. 현대차는 “일렉시티를 10년 운행하면 동급 압축천연가스(CNG) 버스 보다 유지비가 80% 가까이 낮을 만큼 경제성이 좋다”고 밝혔다.

국내에 충분한 상용차 인프라를 갖춘 현대차 브랜드가 주는 신뢰성도 크게 한 몫 한다는 평가다. 관련해 버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외산 전기버스의 경우 AS네트워크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과 판매 업체가 사업성을 따져 철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일렉시티는 전기차 충전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이번 부산지역 운행을 통해 확인했다”며 “충전 능력에 더해 경제성과 인프라까지 고려하면 시내노선에 현대차가 만든 전기버스가 탁월한 선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탑승객들은 정숙성을 비롯해 세련되고 쾌적한 디자인과 실내에 후한 점수를 줬다. 부산 반송에서 서부지역을 오가는 129-1번 승객 이현우(36)씨는 “차량 소음이 적은데다 떨림이나 진동이 덜한 것 같아 차에 올라탔을 때 안정감이 상당히 좋다”며 “세련된 외관에 환한 실내 분위기 때문에 정류장에서 더욱 전기버스를 기다리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현장 분위기에 발맞춰 현대차 또한 보급 초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일렉시티 운행 업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부산지역에 일렉시티 전용 AS존을 운영하고 있고, 버스기사와 정비사를 대상으로 전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전문 AS 및 연구 인력을 부산에 상주시켜 긴급 상황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이동식 충전 서비스를 제공해 만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버스업계는 부산지역에서 일렉시티 성공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는 만큼 추후 전국적으로 주요 시내노선에 보급이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버스업계 관계자는 “부산은 급커브나 급경사 코스는 물론 좁은 도로가 유독 많아 버스 운행이 힘든 곳으로 알려져 있다”며 “일렉시티가 큰 문제없이 성능과 경제성을 입증하고 있는 만큼 추후 다른 지역으로의 보급 확대 전망은 밝은 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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