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평창올림픽’ 관광으로 꽃피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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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평창올림픽’ 관광으로 꽃피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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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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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권 교수의 관광대국론

[교통신문] 지난 2월9~25일 17일간 개최된 평창 동계올림픽은 한마디로 매우 성공적인 메가 이벤트였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엄청난 올림픽 스토리를 생산하고 향후 많은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무형의 레거시(Legacy, 유산)를 축적했다. 전 세계인들은 올림픽기간 동안 흥분의 도가니 속으로 들어가 환호하면서 대회 슬로건인 ‘하나된 열정(Passion. Connected.)’에 기꺼이 동참하였다.

국제적으로 보면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로 한국의 위상도 크게 향상됐다. 우선 큰 사고 없이 대회를 가장 안전하게 잘 치러냈다. 개·폐막식에서는 한국의 전통과 문화 스토리들을 세계인들에게 흥미롭게 전달했으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첨단 ‘문화기술’ 국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했다. 개막식의 하이라이트였던 증강현실과 드론을 이용한 설상 이벤트 쇼는 전 세계인들의 주목을 끌었으며, 폐막식에서는 조화와 융합의 정신이 결합된 한류문화의 진수를 제대로 전달했다.

또한 빙상(氷上)경기에 국한됐던 우리의 스포츠 경쟁력이 이제는 설상(雪上)경기로까지 확장돼 ‘제2의 동계스포츠 열풍’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영미~’ 구호로 시작된 컬링 패러디 열풍도 전국으로 나타났다. 모든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미디어에 노출되면서 거센 비난과 사과의 눈물, 그리고 용서와 보답이라는 한국인의 성숙된 자화상을 새롭게 그리는데 성공했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가장 인상적인 것은 선수들의 경기 후 인터뷰이다. 모진 훈련을 하느라 가족과 함께 생활하지 못한 선수들의 경기 후 일성(一聲)은 단연 ‘여행’이었다.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땄던 최민정 선수는 “엄마! 나 금메달 땄어. 우리 가족여행 가자”고 했다. 또 폐막 하루 전 올림픽 매스 스타트의 첫 금메달리스트였던 이승훈 선수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부인에게 “우리 이제 여행가자”고 다짐한다. 아마도 고생 끝에 오는 즐거움이 바로 여행이라는 ‘고진감여(苦盡甘旅)’ 풍조를 만들어내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앞서 이번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렀다고 치켜세운 이유는 선수들과 국민들이 ‘하나된 열정’을 함께 느끼고 마음껏 즐긴 축제였기 때문이다. 강원도는 이번 동계올림픽을 통해 다양한 레거시를 확보했고, 여기에 세계인들이 단숨에 찾아올 수 있는 경강선 KTX 운행은 물론 교통망 확충을 통해 ‘한국관광의 1번지’에서 ‘글로벌 관광지’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우리 선수들이 모든 종목에서 선전하면서 경기장의 재활용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우리의 메달박스인 빙상경기도 선전했지만, 이번에는 스켈레톤과 봅슬레이 경기, 스노보드 경기 등 사상 최대 종목에서 최다 메달을 획득함으로써 그동안 말이 무성했던 올림픽 시설의 투자 효율성 및 적자운영 논쟁도 잠재웠으면 한다. 오히려 이번 기회에 첨단 기술과 최고의 운영성과를 갖춘 기존 경기장 시설에 체험프로그램을 가미한 융합형 레거시를 창조해 관광상품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 올림픽을 계기로 높아진 한국관광 인지도를 활용하여 올림픽 관광효과가 지속 창출·확산되도록 해야 한다. 올림픽 경기장을 활용한 동계관광의 활성화, 올림픽 브랜드를 활용한 대형 MICE유치, 4계절 관광목적지 조성, 그리고 교통망 활용 강원관광상품의 개발을 확대해야 한다는 한국관광공사의 ‘포스트 관광올림픽 로드’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강원도는 물론 대한민국의 스포츠 인지도가 향상됨에 따라 4년 뒤에 개최될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전초기지가 되었으면 한다. 또한 평창올림픽은 2년 간격으로 2022년까지 동북아에서 연속 개최되는 올림픽을 계기로 아시아 문화가 세계와 나란히 공존해갈 수 있는 ‘오리엔트 컬처로드’를 마련하는 디딤돌이 돼야 한다.

IOC가 경강선 KTX를 평창 동계올림픽의 최대 레거시로 꼽았듯이, 강원도 역시 한층 더 세계로 다가설 수 있도록 지속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기존 경기장을 활용하여 평창 올림픽 기념관의 조성을 적극 검토해 유·무형 올림픽 레거시를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 또한 동계 올림픽 성공을 계기로 각종 겨울 축제와 더불어 한국의 관광시즌을 4계절로 확장하는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그간 정부가 문화올림픽을 내세우며 평창올림픽특별법을 제정하고 신규 지정된 동계특구를 중심으로 올림픽이후 관광휴양산업 육성의 기반을 마련했듯이, 지역사회의 글로벌 관광서비스 수준도 더욱 개선되어 세계적인 관광지로서 면모를 확보해 나갔으면 한다. 이번 기회에 평창 동계올림픽 레거시를 제대로 구축하고 관광으로 꽃을 피웠으면 한다.

<객원논설위원-호원대학교 호텔관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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