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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이승한 기자  |  nyus449@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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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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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현대중공업 망하고 이제 한국GM까지 쓰러지면 군산에 남는 건 세아(제강·베스틸)하고 몇몇 업체뿐입니다. 지역 경제 다 무너지게 생겼습니다.”

3일 만난 조모(53)씨는 군산 소룡동에서 작은 치킨집을 운영한다. 한국GM이 들어서 있는 군산국가산업단지가 잘 돌아갈 때는 제법 장사가 잘됐는데, 2016년 이래로는 2년 가까이 신통치 않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조씨 가게 인근에는 현대중공업은 물론 한국GM 근로자들이 제법 많이 산다고 한다. 회사가 어려우니 자연 소비도 줄었다. 조씨는 “돈이 잘 돌지 않으니 저녁만 되면 죽은 도시 같다”고 했다.

조씨처럼 구멍가게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앞으로 시름이 더 깊어질 수 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이 지난달 13일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내리면서 희망퇴직 접수를 받은 결과 군산에서만 1000명 이상이 신청했다. 이들은 퇴직하면서 1인당 2~3억원을 받는다. 조씨는 “목돈을 거머쥔 퇴직 직원들이 눈길 돌릴 곳은 자영업뿐일 것”이라고 말했다. 가뜩이나 장사도 안 되는데, 경쟁자만 늘어난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는 이는 조씨만이 아니었다.

군산에서 만난 적지 않은 시민들은 회사·노조·정부 모두에게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한국GM 문제는 이미 2015년부터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유럽으로 수출하는 차량을 많이 만들던 군산공장이 하루아침에 수출길이 막히자 ‘대책을 세워야한다’는 목소리가 지역 사회에서 팽배해졌다고 한다. 그로부터 4년 가까이 지나도록 어느 누구하나 적극적으로 책임지고 해결에 나서는 이가 없었다는 것이 이들 주장이다.

그러는 사이 군산공장은 급속도로 쇠퇴했다. 공장 가동률은 20%대로 추락했다. 한때 군산 지역 수출 절반을 책임졌던 것이 5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국GM과 협력업체 종사자 1만3000여명은 군산 경제를 떠받치던 기둥이었다. 지역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공장이 폐쇄 직전에 이르기까지 이들 핵심 주체가 회생을 위해 무엇을 했냐는 반응이 터져 나오고 있다.

주민 김모(46)씨는 “지자체와 시민들이 합심해 한국GM 만큼은 살려보자고 지난 1년을 힘썼는데, 같은 기간 회사와 노조는 물론 정부가 대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묻고 싶다”며 “회사는 철수를 무기삼아 금전적 지원을 이끌어 내려하고 노조는 지역 공존 보다는 자기 살길 챙기기에 바빴고 정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이니, 무너져 가는 군산 경제는 누가 책임을 지느냐”고 반문했다. 군산에서 마주한 대다수 시민들은 이번 한국GM 사태에 심한 배신감과 박탈감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는 상황에서 야기되는 피해가 결국은 고스란히 선량한 지역 주민에게 전가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비유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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