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국내 전기버스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지자체별 일부 시내 노선에 전기버스가 투입되면서 국내외 업체가 잇달아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국산차 약진이 주목을 끄는 상황에서 최근 우진산전이 자체 개발 저상 전기버스를 선보이며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우진산전은 지난 1974년 설립된 경량전철, 철도차량 전장부품, 신재생에너지 전문 개발·생산 업체다. 오랜 기간 축적한 전동 철도차량 제작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해 저상 전기버스 ‘아폴로1100’을 개발했다. 개발 이후 다섯 차례 시범운행을 거치며 완성도를 높였고, 올해 지자체별 보급 사업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지난 1월에는 자동차 영업 전문 인력을 끌어들여 판매를 전담하는 법인(우진버스판매)이 설립됐다.
‘아폴로1100’은 길이 11m 플러그인 방식 저상 전기버스다. 운전석을 포함해 좌석 26개를 갖췄고 최대 49명이 탑승할 수 있는 기본형은 물론 좌석 35개를 갖춘 선택형 두 차종이 있다. 독일 지멘스가 만든 전기모터는 최고출력 160마력에 최대토크 2500Nm 힘을 낸다. 리튬이온폴리머배터리는 204kWh, 170kWh, 136kWh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충전은 50분(급속)이 걸리며, 1회 충전으로 배터리 용량에 따라 150~220km를 달릴 수 있다. 최고속도는 시속 83km, 등판능력은 25도다. 도로 조건이나 운행상태에 따라 차량 바닥 높이를 조절할 수 있고, 승하차 편의를 돕는 ‘닐링’ 기능이 적용돼 있다. 차체는 알루미늄 합금 소재로 만들어져 가볍고 부식에도 강하다.
가격은 부가세를 제외하고 204kWh급이 4억3500만원이다. 170kWh급과 136kWh급은 각각 4억1000만원과 3억8500만원에 나왔다. 전기차 보조금(1억원)과 저상버스 보조금(9215만원)에 지자체별 지원까지 합하면 실제 구매 가격은 크게 낮아진다.
아폴로1100은 경쟁 모델 보다 연비와 충전시간 같은 효율이 앞선다는 게 업체 측 주장. 우진버스판매 관계자는 “급속충전 시간이 경쟁 모델 보다 짧아 노선 운행 주기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고, 자체 측정한 연비(kWh당 1.39km) 또한 최저 수준이라 경제성이 뛰어나다”며 “같은 전기버스뿐만 아니라 여타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해도 경제성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시범운행을 통해 얻은 결과에 따르면 저상 전기버스 1대당 연간 유지비용은 동급 저상 디젤버스와 압축천연가스(CNG)버스 대비 각각 84%와 82% 덜 나간다.
알루미늄 차체라 폐차할 때도 유리하다. 또한 전용 휴대용 충전기를 개발한 점도 돋보인다. 김연중 우진버스판매 대표는 “제주도에서 폭설로 전기버스가 도로에 갇히면서 배터리가 방전돼 곤란 겪은 사례가 있는데, 이후 휴대용 충전기를 요구하는 지자체가 생겼다”며 “(우진산전은)충전기 자체 생산 능력을 갖춰 이런 시장 요구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쟁력 있는 성능을 감안해 아폴로1100 성공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고 있다. 우진버스판매 측은 버스업체를 상대로 우수한 차량 효율성과 경제성을 다양한 방법으로 적극 알린다는 전략이다. 올해 전기버스 시장 규모는 188대 수준. 이중 185대는 전기차 보조금을 받게 되고, 3대는 지자체 예산으로 도입이 추진된다. 제주(38대)·김포(36대)·서울(30대)·부산(20대) 순으로 보급 규모가 크다. 국산차로는 현대차·우진산전·에디슨모터스, 외산차로는 비야디·하이거·포톤(이상 중국산)이 진출해있다. 우진산전은 올해 판매목표를 60여대로 잡았다.
김연중 대표는 “지역별로 버스업계 요구가 많아 업체별 2~3일간 실제 도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연비나 충전시간 등에 대해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며 “성능 측면에서 탁월한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에 올해 지자체별 사업에서 승산 가능성이 충분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