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서울 지하철 5~8호선 일부 역사에서 승객을 대상으로 시행됬던 무료 보조배터리 대여 서비스가 1년 2개월 만에 중단됐다.
운영을 맡은 민간업체가 '열악한 수익성'을 호소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승객들의 보조배터리 반납률이 100%에 달하고 계약기간이 3년 10개월이나 남긴 상태였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 시내 일부 지하철 역사에는 보조배터리를 무료로 빌려주는 '해피스팟'이 지난달 23일부로 종료됐다. 이들 역사에 설치됐던 보조배터리 대여 기계는 현재 이용할 수 없다.
앞서 공사는 배터리 업체 '프리비솔루션'과 협약을 맺고 2016년 연말부터 서울 지하철 5∼8호선 152개 역에 무인 대여기 157대를 설치해 운영해왔다. 계약 기간은 2021년 12월까지 5년이었다.
그간 이 서비스는 휴대전화 배터리가 갑작스레 부족해 난감한 상황에 처한 많은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서비스 시작 당시 일각에서 제기됐던 우려와는 달리, 이를 이용하는 시민의 의식도 성숙했다. 서울교통공사가 지난해 5∼9월 집계한 '해피스팟 호선별 미반납률'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시민들이 무료로 보조배터리를 빌린 뒤 제대로 반납하지 않은 경우는 0.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대여 수량 31만2226대 가운데 31만1966대가 제때 반납됐다. 99.9%의 반납률을 기록한 것이다.
이처럼 반납률이 사실상 100%인데도 서비스가 중단된 것이다. 운영업체가 보조배터리 대여 기계를 통한 광고수익이 당초 기대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
공사 관계자는 "프리비솔루션 측이 재정상 어려움을 호소해 서비스가 중단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무료대여 서비스인 만큼 기계에 광고를 실어 수익을 내야 하는데, 광고 수익이 신통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사 측은 사용이 중단된 기계를 철거하고자 민간업체 측과 협의하려 하지만 현재 연락두절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관계자는 "이 서비스를 다른 회사를 통해서 활용하는 등 다른 방안을 검토하지는 않고 있다"며 "원만한 철거를 가장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