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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장애인 시외이동권의 딜레마
김정규 기자  |  kjk74@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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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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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2016년 11월 ‘도로 위 퍼스트클래스’를 외치는 프리미엄 고속버스가 개통되던 날,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는 ‘장애인 시외 이동권’이 무시된 프리미엄 고속버스 운행을 반대한다는 목소리도 울렸다. 티켓을 구매해도 탈 수 없었던 일부 휠체어 장애인은 탑승을 거부당했고 개통 행사는 수십분 간 지연되는 소동을 겪었다.

현재 전국에서 운행 중인 고속·시외버스 총 1만730대 중 휠체어 사용자가 탑승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진 버스는 하나도 없다. 국내 교통 인프라와 대중교통 시설 및 서비스의 선진화에 비하면 부끄러운 수치임은 분명하다. 해외 사례를 비출 것도 없이 교통약자가 배제된 대중교통 운송시스템이나 교통대책은 우리의 근시안적 개발 성장이 가져온 또 다른 폐단이다.

국민의 이동권은 헌법이 보장한 가치이다. 장애인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과거 장애인들은 이동을 하려해도 이동할 수단이나 수단에 접근할 장치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지하철에는 장애인 리프트가, 버스에는 저상버스가 빠르게 도입되면서 장애인을 향한 대중교통 시스템이 달라지고 있다. 기본적 이동권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교통약자 이동권이 천천히 진척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장애인들은 여행 계획 짜기조차 어려우며 시외 이동에 있어 이동수단 선택의 제한을 받고 있다.

이러자 국가인권위원회가 장애인의 시외 이동권을 대해 공론화를 시작한 이후, 최근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인권위의 고속‧시외버스 휠체어 장애인 리프트 설치 권고안에 대해 국토부와 기재부가 ‘수용’을 뜻을 내비친 것이다. 국토부는 당장 내년부터 휠체어 사용자가 탑승할 수 있도록 일부 노선에 시범운행을 추진하고, 휠체어 사용자 탑승을 위해 안전검사기준 개발 및 버스 개조, 터미널 시설 개선 등을 추진키로 했다. 또 광역·시외버스로 활용 가능한 2층 저상형 전기버스를 올 연말부터 개발·도입한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내년 예산편성과정에서 이동편의시설 설치비 지원 사업에 대해 법령 개정 등 재정지원 검토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업계 반발을 어떻게 설득할지에 대한 고민이다. 업계는 ‘수익성 부족’ ‘개조비용에 따른 경영부담’ 등의 이유를 들어 정부의 의지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의 비용지원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업계 입장에선 달라진 버스에 따른 승객 편의성, 승차 지연에 따른 정시성 및 다른 승객과의 형평성 등 고민해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고민이 많다고 장애인 승객 유치 시설을 갖춘 전용택시나 고속철도에 전가할 수만은 없다. 그것은 대중교통의 의무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결국 보편적 교통복지 실현을 두고 정부와 업계 모두 ‘공공성’과 ‘수익성’이 상충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이제부터가 고민의 시작이다. 늦었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 기본적 이동권이 누군가의 이동권을 배제한 선택적 권리라면 그것은 기본권이 아니다. 이 같은 인식에 대한 우리의 공감대만 있다면 딜레마는 의외로 쉽게 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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