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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사각지대에 있는 아파트 단지 내 도로 시설
유희근 기자  |  sempre@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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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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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지 내 주차장 등 사유지 도로, 도로교통법상 '도로' 아냐
- 과속과 난폭운전해도 제재 및 처벌 어려워 문제
- 보행자우선도로 지정 등 정부와 국회 대책 마련 나서

   
 

[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아파트 단지 내 지하주차장에서 무면허운전을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피고인 A 씨의 도로교통법 위반에 대해 파기 결정을 내렸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 단지 내 도로는 아파트 주민이나 그와 관련된 용건이 있는 사람만 이용할 수 있고 경비원 등이 자체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도로교통법상 ‘도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피고인 A씨가 ‘도로’에서 운전하지 않았는데도 무면허운전으로 처벌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비춰 허용되지 않는다고 파기 이유를 밝혔다.

#지난 1월에는 인터넷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아파트 단지에서 교통사고로 6살 아이를 잃은 부모의 안타까운 사연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피해 아동의 부모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 발생한 사고로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이 규정한 중과실에 해당되지 않아 가해자에게 엄벌을 내릴 수 없다’며 관련 법 개정을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올라온 지 한 달도 안 돼 청와대가 답변해야 하는 기준인 20만 건 이상의 동의 의사를 받았다.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을 비롯한 도로 시설이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행법상 단지 내 도로(통행로)가 ‘도로 외 구역’으로 분류돼 과속 제한 등 각종 도로교통안전 규율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생한 전체 교통사고 중 ‘도로 외’에서 발생한 사고는 약 16.4% 정도로 연간 평균 약 1만1000여 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사고 대부분이 아파트(48.7%)와 주차장(43.5%), 학교(6.2%) 등 주거 지역 주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교통법에 의하면 아파트·학교(캠퍼스) 등 사유지 내의 통행로는 원칙적으로 ‘도로’로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곳에서 과속과 난폭 운전 또는 무면허 운전을 해도 단속되거나 처벌 받지 않는다. 현행법은 음주·약물·뺑소니 운전의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도로 외 장소에서 한 행위도 운전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정부와 국회, 그리고 관계 전문가들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지난 14일 청와대 청원에 대한 답변에서 “도로 외 구역에서도 보행자 보호 의무를 부여하고 위반 시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보행자 우선도로를 도입해 사실상 보도와 차도가 구분이 없는 주택가 이면도로나 사유지 내 도로 등에서도 보행자의 안전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국회에서도 법 개정을 통해 문제를 바로잡으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아파트 등 주택단지 내 도로를 도로교통법상 도로로 포함하는 도로교통법 개정 법률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윤후덕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주택단지 내의 도로는 다수의 사람과 차가 빈번히 통행하는 장소임에도 현행법상 도로에 해당하지 않아 교통사고 시에도 행정처분을 부과할 수 없는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며 “도로를 규정하고 있는 도로교통법 제2조 1호에 ‘주택단지 내의 다수의 사람 또는 차마가 통행할 수 있는 장소’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강동수 한국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연구개발원장은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의 보행우선구역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강 원장은“ 단지 내 도로가 도로교통법의 적용을 받더라도 주차장은 주차장법을 따로 개정해야 하는 어려움 있다”라며 “(보행우선구역) 지정 범위를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른 ‘아파트 단지 내 이동로 등’으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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