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신문 박종욱 기자] 국민 3∼4명 중 1명은 일상생활에서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교통약자'로 나타났다. 이들은 여객선, 버스정류장, 터미널시설 이용이 가장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약자의 이동이 가장 편리한 지역은 8대 특별·광역시 중 서울시가 꼽혔다. 울산시·세종시·대전시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7년 교통약자 이동편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7년 말 기준 우리나라 교통약자 인구는 전체인구의 약 28.9%인 1496만명으로 2016년보다 약 25만명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고령자(65세 이상)가 736만명으로 가장 높은 점유율(49.2%)을 차지했고 어린이(21.7%), 영유아동반자(17.2%), 장애인(9.2%), 임산부(2.7%) 순이었다.
급격한 고령화로 전년과 비교해 고령자는 12.8%나 증가했다. 어린이도 0.1% 늘었다. 낮은 출산율을 반영하듯 임산부는 7.3% 줄었고, 영유아동반자(4.2%↓)와 장애인(1.2%)도 감소했다.
같은 지역(시·도)에서 매일 외출하는 비율은 일반인이 32.5%, 장애인이 32.0%로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고령자는 13.9%, 임산부는 3.9% 등으로 낮았다.
시·도 경계를 넘나드는 지역 간 외출 빈도(월평균 1회 이상)는 일반인이 36.0%, 장애인 13.1%로 일반인과 장애인 간 3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고령자는 23.6%, 임산부 14.5% 등이었다.
지역 내 외출 시 교통수단은 일반인(54.3%)과 임산부(58.9%)가 버스를 선호했고, 고령자는 무임운임이 적용되는 지하철(46.4%)을 많이 탔다. 장애인은 버스(24.6%)와 지하철(22.4%)이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역 간 이동 시 교통수단은 승용차가 가장 많았고, 일반인(13.8%)과 고령자(32.8%)는 고속(시외)버스, 장애인은 기차(22.7%)를 많이 이용했다.
교통수단, 여객시설, 도로(보행환경)를 대상으로 한 이동편의시설 기준적합 설치율은 평균 78.3%로, 전년보다 5.2%포인트(p)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설치율은 점자블록, 보도 턱 낮추기 등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에 관한 법령의 세부 기준에 따른 시설 설치 비율을 조사한 것이다.
교통수단별로는 도시철도(94.2%)가 가장 높았고, 철도(93.3%), 버스(90.7%), 항공기(79.9%) 순으로 높았다. 10년 넘는 노후 선박이 대부분인 여객선(52.0%)은 가장 낮았다.
여객시설별 기준적합 설치율은 공공기관 관리 비율이 높은 도시·광역철도 역사(88.5%)가 가장 높았고, 여객선터미널(87.4%)과 철도역사(81.1%) 순이었다. 민간이 관리하는 여객자동차터미널(59.7%)과 관리대상이 많은 버스정류장(52.6%)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년 조사와 비교하면 여객선(17.6%→52.0%)과 여객선터미널(71.3%→87.4%)의 기준적합 설치율은 크게 개선됐고, 항공기(98.7%→79.9%)는 후퇴했다.
항공기의 경우 휠체어 보관함 설치 여부, 운항정보 제공을 위한 영상설비(모니터) 구비 여부 등 평가 기준을 구체화한 것이 해당 시설을 확보하지 못한 저비용항공사들의 기준적합 설치율을 떨어뜨린 것으로 분석됐다.
저상버스와 특별교통수단 보급률 등 9개 교통복지 지표를 토대로 지자체별 교통복지 수준을 평가한 결과, 8대 특별·광역시 중 서울시가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울산시(8위)는 여객시설 주변 보행환경 기준적합 설치율과 저상버스 보급률이 낮았고, 세종시(7위)는 특별교통수단 이용률과 교통복지행정이 미흡했으며 대전시(6위)는 고령자·어린이 안전도 등에서 낮은 평가를 받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