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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사 렌터카 사업 진출, 시장 왜곡하고 금산분리원칙에 어긋나”
유희근 기자  |  sempre@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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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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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신사법상 느슨한 부수업무 규정으로 무분별한 시장 진출 가능
- 렌터카 시장 1/4 이상 잠식, 기존 렌터카 업체 도태 위기
- 여신법 개정 및 대기업 시장 지배 개선 위한 대책 마련해야

   
 

[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여신전문금융회사(이하 여신사)가 부수업무로 하는 렌터카 사업이 도마 위에 올랐다. 금융자본의 산업지배를 금지하는 금산분리원칙에 비추어 볼 때 문제의 소지가 있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주최한 ‘금산분리 정책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가?-여신전문금융업의 렌터카 진출로 인한 문제를 중심으로’ 토론회에서다.

발제를 맡은 김효신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여신사가 고유업무 성격과 동떨어진 렌터카 사업에 뛰어들어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며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대해 기존의 중소·영세 렌터카 업체들은 도태될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규제하기 위한 여신법 개정 등 대책 마련에 나서야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렌터카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렌터카 시장은 연평균 15%씩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상위 15개 업체 중 8개사가 여신사(캐피탈사)로 나타나는 등 여신사들의 렌터카 시장 공략이 심화되고 있다. (2014년에는 전체 렌터카 차량에서 여신사 렌터카가 차지하는 비중이 17.5%(5만9238대)대였지만 2017년에는 25%(14만8052대)대로 급증했다.)

김 교수는 “자본주의 시장에서 일방적인 사업규제는 할 수 없지만 기존시장에 금융자본의 진출은 향후 국민들이 금융기관에 종속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여신사의 이 같은 부수사업 진출은 20년 전인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8년 시행된 여신전문금융업법 이전에는 할부금융법, 신기술사업금융업법, 시설대여업법 등 개별사업법에 의해 업종이 분할돼 있었다. 하지만 업종 분할이 금융 겸업화 추세에 맞지 않는다는 당시 지적에 따라 개별 사업법들이 여신전문금융업법으로 통폐합되면서 과거 개별적으로 관리되던 업무가 단일법상으로 다소 뭉뚱그려졌다. 여기에 수신 기능이 없는 여신사의 특성을 감안해 부수업무 범위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렌트 사업도 금융위에 신고만 하면 가능하게 됐다.

김 교수는 “사업성 측면에서 볼 때 렌터카 사업은 비교적 건당 금액이 일정해 다른 고위험 고수익 사업보다 선호된다”며 “최근 저금리 환경 속에서 여신사가 자동차 금융에 대한 영업 의존도가 높아진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여신사 같이 막대한 자본과 네트워크를 가진 금융회사가 렌터카 시장에 진출했을 때 영세한 기존 렌터카 사업자들과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가 여부다.

이날 자신을 렌터카 업체 대표라고 소개한 한 참석자는 “사업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캐피탈사에 렌트 현황 등 사업 정보 대부분을 넘기는데 캐필탈사가 그러한 정보를 갖고 경쟁사가 돼 영업에 나서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처럼 여신사는 여러모로 유리한 기반을 바탕으로 렌터카 사업에 뛰어들어 중소 렌터카 사업자의 생존권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지만 현재 금융당국이 이를 제재할 방안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금융위가 여신사의 부수업무를 제재할 수 있는 경우는 ‘여신사 경영 건전성을 저해하는 경우’, ‘금융이용자 보호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 등으로 제재 기준이 다소 추상적이고 모호하다. 여신사의 부수업무로 기존 사업자가 침해를 받게 되는 기준 또한 마련돼 있지 않다.

김 교수는 “제재 사항과 범위를 구체적으로 한정하고 있지 않아 헌법상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하는지 다퉈볼 여지는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금융지주회사법상으로 규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교수는 “금융지주회사는 비금융회사의 주식을 소유해서는 안 된다는 금융지주회사법 규정상 여신사가 렌터카 회사를 자회사로 두는 것은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정부 관계자들은 부수업무로 여신사가 렌터카 시장을 잠식하는 문제에 대해 대체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김기한 금융위원회 과장은 “여신사가 1년 미만의 단기 렌터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된 것이지만 일부 논란이 있으니 부수업무에 맞는지 적합성 검토가 필요할 거 같다”고 말했다.

김호태 공정거래위원회 과장 또한 “시장 구조적 측면에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에 반하는 요소들이 얼마나 있는지 검토해 보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교수는 “최근 금융회사들이 렌터카 사업은 물론이고 자동차정비업에도 직접 뛰어드는 등 자동차 상품이나 서비스 분야에서 이른바 캡티브 마켓(계열사의 거래 고객을 상대로 다른 계열사의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계열사 간 내부 시장’을 의미)을 구축하고 있다“며 ”경쟁상대가 없는 독과점은 반드시 폐단을 낳는다는 점에서 금융자본 등 대기업의 과도한 시장 지배를 경계해야 되며 이를 제지할 수 있는 대책 또한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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