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카] 벨로스터 시승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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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카] 벨로스터 시승해보니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8.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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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풀한 주행성능에 놀라고,

스마트함에 또 다시 놀랐다

 

“세단을 타는 게 더 낫지 않아?” 벨로스터 이야기를 하자, 지인은 이렇게 반문했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벨로스터는 마니아가 선택할 것 같은 차’라고 말한다. 멋 부리고 신나게 달리는 것 이외에는 다른 많은 기능은 포기해야 한다고 단정 짓는 이도 있다. 그런데 막상 타 본 사람들은 예상 외로 ‘쓸모가 많고, 세단 못지않게 유용하다’고 말한다. 대체 벨로스터 진가는 어떨까? 그래서 ‘신형 벨로스터’를 직접 몰아보며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봤다.

서울 도심과 인근 지역을 이틀 동안 함께한 주인공은 가솔린 1.6 터보 엔진 모델. 현대차 최초로 오버부스트 기능을 적용해 파워풀한 드라이빙을 경험할 수 있다. 최고출력 204마력에 최대토크 27.0kgf·m 힘은 어떤 주행 상황에서도 모자랄 것 없었다.

 

 1 언덕길도 밀림 없이 쏜살 같이 올라가

엔진은 나무랄 데 없는 성능을 보여줬다. 오버부스트가 적용돼 액셀러레이터를 살짝 밟았는데도 밀리거나 멈칫거림 없이 앞으로 차고 나갔다. 언덕길에서도 무거움이 느껴지지 않고 경쾌했다. 대개 속도를 붙이거나 언덕을 오르려면 RPM이 급격히 올라가는데, 1000~2000RPM 수준에서도 거뜬했다. 정릉 북한산 매표소를 출발해 성북동 고갯길과 북악스카이웨이를 거쳐 광화문에 도착할 때까지 밀리거나 버거워하는 느낌은 전혀 받을 수 없었다. 자동차전용도로나 고속도로에서는 터보 엔진 특유 가속력을 마음껏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고속인데도 안정감있게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아 인상적이었다. 이런 승차감은 저속이나 코너를 돌때도 마찬가지로 경험할 수 있었다.

박진감 넘치는 고출력 보다는 일상 주행에 최적화된 움직임이 좋다면 가솔린 1.4 터보 모델이 적합하다. 터보 엔진 성능을 갖춘 동시에 실용영역 성능까지 향상됐고, 연비 또한 터보라고 보기 힘들만큼 좋다. 1500~3200rpm에서 최대토크를 경험할 수 있는 점도 강점이다. 1.6 터보 못지않은 가속 성능을 보여준다.

시승 도중 드라이브모드를 다양하게 바꿔봤다. 처음 노멀 모드에서 스포츠로 바꾸고 엑셀을 밟자 묵직한 엔진음이 밀려들어왔다. 동시에 무서운 기세로 속도가 붙었다. 순식간에 시속 80km에 도달했다. 도심지 교통흐름 탓에 더는 질주할 수 없었지만, 쉽게 100km를 넘어설 기세였다. 이번엔 에코 모드로 바꿨다. 스포츠에 비해 조금 답답한 느낌이 들었지만, 대신 ‘연비 하나는 확실히 잡겠구나’나 싶었다.

 

2 차에 올라타는 순간 내가 바로 F1 드라이버

엔진사운드 이퀄라이저 기능도 쏠쏠한 재미가 느껴졌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놓고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화면에서 작동을 시켰다. 모드는 ‘리파인드’, ‘다이내믹’, ‘익스트림’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익스트림 모드에서 엑셀을 밟자 격렬한 엔진음이 실내로 밀려들어왔다. ‘F1 그랑프리’ 서킷을 달리는 머신이 연상됐다. 사용해보기 전에는 ‘이런 게 뭐가 필요할까?’ 반신반의했는데, 막상 기능을 써보니 느낌이 달랐다. 차를 멈추고 이번엔 다이내믹 모드를 선택했다. 차가 출발하자 이번엔 고급 스포츠카에서 들릴 법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현대차는 ‘6기통 머슬카 사운드’라고 했는데, 충분히 공감이 가는 수준이었다.

 

3 HUD만 있으면 계기판 따로 볼 필요 없어

운전석 앞에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각종 주행정보를 알려줬다. 차량 속도나, 내비게이션 길안내 정보, ‘후측방 충돌 경고(FCW)’나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기능 작동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1.6 터보 모델에서는 스포츠모드나 DS모드를 선택하면 계기판 RPM 게이지가 HUD에 표시된다. 또 다른 재미 요소다. AVN 화면에서 순간 토크와 터보 부스트압, 가속도(G-Force) 등을 계기판 게이지 형상으로 보여주는 ‘디지털 퍼포먼스 게이지’ 기능을 켰다. 엑셀을 밟아 속도를 올릴 때마다 수치가 올라갔다. 재미와 몰입감이 상당했다.

 

4 빗길에서 진가 발휘한 안전 기능 ‘인상적’

안전사양은 진가를 발휘했다. 무엇보다 ‘후측방 충돌 경고(FCW)’가 마음에 들었다. 차를 운전한 당일 비가 제법 내려 주변이 어두웠고, 양옆 차선 달리는 차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후방에서 차가 접근할 때마다 아웃사이드 미러와 HUD를 통해 알려줬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조금만 차선을 벗어나도 이내 경고음을 울려준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기능도 빗길에서 제법 유용했다.

 

5 톡톡 튀는 외관, 존재감만큼은 지상 최고

낮게 깔린 차체는 보닛 등의 주요 부위 볼륨감이 상당했다. 기존 모델이 왜소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당당함’이 느껴졌다. 노랑색 차체 색상과 묘하게 어울렸다. 누가 봐도 ‘벨로스터’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독창적이면서 인상 깊었다. 동승한 지인이 “차 색상도 톡톡 튀는데다 디자인도 독특해 길거리 나가면 사람들의 주목을 한 눈에 받을 것 같다”고 평했다.

 

6 차분한 실내 … 모자람 없는 공간 활용성

실내 인테리어는 차분했다. 젊은 감성이 느껴지면서도 아늑하고 편하게 다가왔다. 유용성과 편의성 측면에서도 나무랄 데 없었다. 대시보드에 단단히 고정된 돌출형 내비게이션은 운전석에서 한눈에 화면을 확인할 수 있는 구조였다. 직관적으로 구성된 버튼 역시 몇 번 사용하니 익숙해졌다. 조작감도 훌륭해 수준급이란 평가가 나올 법 했다.

트렁크 용량은 충분했다. 신형 벨로스터는 트렁크 입구 폭을 넓혀 제법 큰 짐을 싣기가 어렵지 않았다. 실제로 28인치와 17인치 캐리어가 문제없이 들어갔고, 두 짐을 싣고도 여유 공간이 조금 남았다.

 

7 알아서 척척 … 스마트한 음성인식 기능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음성인식 기능이다. 말로만 듣던 기능을 실제로 작동시켜 볼 수 있었다. 우선 목적지를 검색해봤다. 블루링크로 네트워크가 연결돼 있으면 인공지능(AI) 서버 기반 ‘카카오 I(아이)’로 구체적이면서 상세한 검색이 가능하다. 스티어링 휠 좌측에 있는 음성인식 버튼을 누르자 AVN 화면에 메뉴가 떴다. 전화, 길안내, 라디오, 주변검색 등을 음성인식 기능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길안내를 선택하고 안내에 따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을 검색했다. 두 서너 단계를 거치자 본격적인 안내가 시작됐다. 이번엔 ‘광화문 근처 편의점’이라 검색해 봤다. 화면에 수십 개 점포명이 주소는 물론 떨어진 거리와 함께 표시됐다. 그 가운데 원하는 곳을 음성 또는 화면터치로 선택하면 됐다. 내비게이션에 없는 목적지는 인터넷에 연결된 카카오 장소 검색 기능이 알아서 해결해 준다. 소문으로만 들었던 기능을 실제 써보니 신기하고 놀라웠다.

 

8 스마트폰 활용도 손이 필요 없다

USB 단자에 스마트폰(애플)을 연결하자 자동으로 ‘애플 카플레이’가 작동했다. AVN 화면에는 스마트폰 화면에 표시된 어플리케이션(앱)과 유사한 아이콘이 떴다. 전화 통화나 문자메시지 확인, 음악듣기, 지도 검색 등이 가능했다. 전화와 문자메시지는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할 수 있었다. 통화를 원하는 사람을 말하면 확인 절차를 거쳐 바로 연결이 됐다. 운전 도중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는 표시가 떴다. 메시지 확인을 누르자, AVN 음성이 문자를 읽어줬다. 놀라운 건 답장도 음성으로 보내는 게 가능하다는 점. 답장을 보내겠냐는 음성 물음에 그렇다고 답하자, 회신할 내용을 말하라고 했다. “알겠습니다”라고 말하자 정말로 답장을 상대에게 보내줬다. 차를 멈춘 후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상대방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이력에 ‘알겠습니다’라는 글이 남아있었다. ‘신기하다’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9 음악 듣다 궁금하면 ‘사운드하운드’가 알려줄게

‘사운드하운드’ 기능은 낯설었지만 재미있고 유용했다. 음악방송을 듣다가 시연해보기로 했다. 조금 지나 귀에 익은 팝송이 들려왔다. 라디오 기능이 켜진 AVN 화면 우측상단 주홍색 ‘사운드하운드’ 아이콘을 누르자 재생중인 음악을 인식했다. 잠시 후 데이빗 보위의 ‘스타맨’이라고 음원 정보를 띄워줬다. 검색 정보는 기록으로 남아 나중에 다시 조회해볼 수 있다. 8개 JBL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지는 음향은 섬세하고 박력 있었다. 라디오 FM 채널을 이리저리 옮겨봤다. 동승석 지인은 “차에 올라탔는데, 마치 콘서트 현장에 있는 기분”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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