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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특례 제외’ 직격탄 맞은 경기버스<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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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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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줄어드는 ‘근로시간 변경’ 수용 불가”

 

근로자들, “노사 동의 없이 법 왜 바꾸나”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현행과 차이 없어”
자노련, 준공영제 도입 등 실질대책 촉구

 

   
최상남 용남고속 노동조합 총무

“법 개정 취지는 공감하지만 당장 내가 받는 급여가 줄어든다면 반길 근로자가 누가 있나. 개정된 법을 시행하려면 임금 보전대책을 만들고 나서 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 지금도 박봉으로 살림살이가 팍팍한데 대책없이 법을 바꿔 더 힘들게 되는 게 아닌가. 뭘 바꾸려 했다면 당연히 노사가 공히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해야지 아무 준비도 없이 한다고 하니 그 피해는 현장에 돌아와 노사갈등만 키우고 버스 이용 시민 불편만 초래되는 것 아닌가.”

경기 수원의 용남고속 노조 최상남씨의 말이다. 그는 경기버스의 사정은 지금도 서울·부산 등 준공영제 지역에 비해 열악하다며,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려면 경기지역 노선버스에도 준공영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요금 인상 등을 통해 버스 운전자들의 처우 개선책을 마련해 자긍심을 높여줘야 하는데, 그런 것은 뒷전인 채 눈에 보이는 숫자로만 ‘근로시간 단축’의 의미를 부여하는데 이것은 잘못이다. 근로형태도 지금과 같은 격일제 근무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 평소 해왔으므로 익숙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할 때 여가시간, 취미생활 등 자기시간을 가질 수 있고 매일 출근해야 하는 것에 비해 경비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최성일 자노련 경진여객지부 부지부장

같은 수원지역 버스업체인 경진여객의 최성일 노조 부지부장의 지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 좋은데 임금이 저하되는 부분은 수용할 수 없다. 회사의 근로자 평균 연령이 40대 중후반인데,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운 시기 아닌가.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무리해서라도 근무일수를 늘리려 하는 현장 근로자들의 애로를 안다면 마땅히 임금 보전 장치를 마련한 다음 개정 근로기준법을 시행을 해야 한다. 그러니 ‘이대로 무작정 시행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커 시행하기 어렵다’는 사용자 측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 당연히 정부가 나서서 대안을 빨리 만들어줘야 할 것이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도입’에 대해서 잘라 말했다.

“전혀 동의할 수 없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하면 현재보다 임금은 저하되고 근로조건은 더 열악해진다. 설사 임금이 보전된다 해도 현재 수준과 동일하다. 정부 일각에서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제조업 등에서 가능한 제도를 노선버스업에 도입한다면 혼란만 가중되고 상황은 더 나빠질게 뻔하다.”

노선버스운송업을 ‘근로시간 특례업종’에서 제외한 국회의 근로기준법 개정은 근로자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다만 ‘법 개정 취지는 이해한다’는 전제가 따를 뿐이다.

근로자들은 직장생활을 영위하면서 가장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으로 임금 감소를 꼽는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라면 국가나 기업의 어떤 결정도 임금이 줄어드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 이유로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은 근로자 임금 감소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례’ 업종에서의 경기도 버스는 노사 합의에 따라 격일 근무를 반복해 연장근로수당, 휴일근무수당 등을 합해 일정 수준의 월급여를 받는 구조였으나 이것이 불가능하게 돼 우선 오는 7월부터는 기본근로 40시간, 연장근로 12시간, 휴일근로 16시간 체제를 준수해야 하고, 내년 7월부터는 아예 기본근로 40시간, 연장근로 12시간을 지켜야 한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시간당 비용이 높은 연장근로시간이 줄어들어 수입이 감소할 수 밖에 없게 됐으니 이런 방식의 근로시간 변경을 원치 않는 것이다.

당장 오는 7월부터 주 68시간 근무체제로 바뀌는 상황을 가정할 때 전국적으로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지역의 버스 현장을 제외하고는 중소도시들의 시내버스, 시외버스, 농어촌버스 등을 막론하고 현재 하루 16~17시간 근무하고 하루를 쉬는 방식인 격일제 근무가 불가능하게 됐다.

버스노동조합 관계자는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에 따르면 1주 최대 68시간까지 근무가 가능하나, 버스운수업 특성상 노동시간 규제를 이유로 새벽 4~5시 첫차, 밤 12시~새벽 1시 막차 등의 버스운행시간을 단축할 수 없기 때문에 근무형태가 변경돼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즉 현재 1일 17시간(기본 8시간+연장 9시간) 근무 후 1일 휴무하는 격일제 근로자의 경우 1주 12시간으로 돼 있는 연장근로시간 한도에 따라 같은 방식으로 1주에 2일 근무가 불가능해져 격일제가 아닌 1일2교대제로 근무형태를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1주 9시간(기본 8시간+연장 1시간) 5일 근무 후, 7시간 연장근로와 1일 주휴일 방식이 최대 노동시간이 된다. 이런 이유로 버스운송업은 오는 7월부터 사실상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버스 근로자의 조직 자동차노동조합연맹(이하 자노련)도 그와같은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자노련은 지난 14일 성명서를 통해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인한 운전기사 부족과 이로 인한 버스대란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으로 운전기사 임금보전이 해답”이라고 밝혔다.

자노련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버스운전기사의 52%인 약 4만3000여명이 장시간 운전을 하고 있고, 특히 격일제 근무 기사의 40.3%가 주 60시간을 초과해 근무하고 있다. 대부분 복격일(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형태)로 근무하는 시외버스, 농어촌버스 운전기사들도 주 60시간 이상 근무하는 사람이 각각 60.5%, 56.5%에 달한다. 이들의 연장근로 비중은 31.8%에 달하며 1일 근무시간이 가장 긴 경기도의 경우 58.7%나 된다. 이들의 임금은 결국 긴 연장근로시간에 의존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노선버스가 특례업종에서 제외되면서 1주에 연장근로 12시간을 초과할 수 없기 때문에 경기도의 격일제 버스사업장이 1일2교대(1일 9시간 근로)로 전환할 경우 월 평균 임금이 70~115만원 감소할 것으로 자노련은 분석했다.

복격일 사업장도 상황은 비슷해 1일2교대로 전환하면 월 평균 80~120만원의 임금이 감소하게 된다.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운전기사의 근로시간을 단축했기 때문에 기존 버스 운행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줄어든 근로시간만큼 추가로 운전기사를 뽑아 버스를 운행해야 하나 뽑아 쓸 인력이 없어 버스 운행을 못하게 되면 교통대란이 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여기에 근로자 임금이 줄어들게 된다는 분석이 나오자 정부는 부랴부랴 ‘탄력적 근로시간제’ 시행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 역시 근로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로 현재의 임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격일제 근무나 마찬가지인 근무형태로 돌아가야 하기에 ‘그렇다면 근로기준법은 왜 개정했느냐’는 비판을 외면하기 어렵게된다.

다만 자노련은 당장 7월1일 교통대란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해야 한다면 시한을 정해 운영하고 빠른 시간내 운전 인력을 충원해 법 개정 목표를 이뤄낼 수 있는 대안을 정부가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노련은 7월 버스대란을 방지하기 위해 ▲버스운전기사에 대한 생활임금 보장 ▲고용 안정과 대중교통 공공성 강화를 위한 준공영제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더불어, 2주간의 노사정 집중교섭을 거듭 촉구했다.

자노련은 정부가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오는 24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특단의 조치를 포함한 투쟁을 결의할 것이라고도 했다.

임영일 기자 yi2064@gyotongn.com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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