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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버스 근로시간 단축 노사정 선언문’ 의의와 평가
박종욱 기자  |  pjw2cj@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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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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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한 불 껐으나 2019년 7월 이후 문제 고민해야
- 운전인력 태부족...운행 축소 가능성 남아
- 운행단축 상황 대비 구체적 대책 준비를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 지난달 31일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 버스 노사가 함께 만들어 서명한 ‘노선버스 근로시간 단축 연착륙을 위한 노사정 선언문’에는 일단 정부와 버스 노사 모두의 절실함이 담겨져 있다고 할 수 있다.

근로시간 단축을 규정한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노선버스 운수종사자들의 실제 근로시간이 크게 줄어들게 돼 현재 운행 중인 노선버스가 운행시간을 단축하거나 노선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버스 이용 국민의 교통불편이 필연적으로 야기될 것으로 우려됐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바뀐 법을 노선버스업계에 적용할 경우 운수종사자가 부족해 버스를 운행할 수 없는 상황에 대처할만한 운전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인력이 있다 해도 정상운행에 필요한 인력을 새로 채용할 때 들어가는 비용이 천문학적이어서 버스업계가 감당할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다는 점을 버스노사와 정부 모두가 인식하고 대책의 필요성을 공감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번 선언문은 그와 같은 어려움과 버스 운행중단의 우려를 극복하는데 필요한 조치들을 노사정이 공동으로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선언문에 대해 ‘현실적으로 더 상세한 내용을 담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선언문의 내용이 다소 피상적이고, 말 그대로 선언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선언문 1항에서 ‘노사정이 노선버스가 특례업종에서 제외되는 2018년 7월1일, 국민들의 이동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한다’고 했고, 2항에서 ‘노선버스 운행이 현행대로 유지되도록 2019년 6월30일까지 근로기준 및 조건들이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운영되도록 협력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유연·탄력근로’만 부각된 형태다.

‘유연하고 탄력적인 근로’에 대한 일선 운수종사자들의 반응은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이미 자노련이 이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힌 바 있고, 현장 근로자들 역시 ‘탄력근로시간제로 임금을 맞출 바에는 현재의 근로 체계(격일 또는 복격일 근무제)를 유지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부속합의서에서 밝힌 나머지 사항들은 이미 공개된 ‘어쩔 수 없는 선택(2019년 6월까지 1일2교대제 미시행 지역 및 사업장에 근로기준 및 조건의 유연하고 탄력적인 적용)’ 또는 ‘기존의 계획에 추가하거나 힘을 더한 것(버스공공성 및 안전 강화 대책 수립 시 버스에 대한 공공지원 확대, 인력양성 체계 구축 등을 포함)’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버스업계가 요구해온 버스 요금 인상에 대해 부속합의서에서 ‘노선버스 운임체계 현실화 등 사업자 적정수입구조 확보 방안을 2018년 12월말까지 마련한다’고 명시해 요금 인상 추진에 원칙적인 동의를 끌어냈다는 것이 성과라면 성과다. 그러나 그 표현이 매우 절제되고 간접적인 것을 미뤄볼 때 정부가 임박한 지방선거 등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이번 부속합의서에 ‘버스준공영제 도입여건 분석 및 제도적 개선방안’에 노사가 적극 참여한다‘는 표현이다. 버스준공영제는 버스노사가 한목소리로 ’버스현실을 근원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거의 유일한 대안‘으로 이미 제안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이를 시행하는 주체는 지방자치단체이므로 이를 노사와 정부가 함께 합의서에 구체적인 내용을 담아 서명하기에는 부담이 크고 논리적으로도 상충되는 부분이 존재하기에 이를 완곡히 합의서에 포함시키면서 향후 이에 관한 논의에 힘을 실어주려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버스준공영제는 기본적으로 지방자치단체가 노선운영권을 행사하고 버스업체는 운영을 맡는 방식으로, 적자 부분에 대해 지방자치단체가 보전해주는 형태여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여건이 허락해야 수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버스 노사는 이 부분에 대한 정부의 역할을 주문하고 있고, 특히 노조는 부족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여건을 지원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 특별회계 편성을 요구해놓고 있어 이 문제를 단순히 업계와 지방자치단체간의 고민이 아닌, 중앙정부의 개입 여지를 만들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부속합의서에 명시한대로라면, 정부가 2018년 12월말까지 ‘버스공공성 및 안전 강화대책’ 수립 시 함께 검토할 버스준공영제 문제에 노사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이에 대한 답을 찾아보겠다는 의사로 해석될 수 있다.

버스운송사업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어쩔 수 없는 수용’쪽이다. 추가 채용 근로자에 대한 임금 보전 대상 범위 확대, 요금 인상을 위한 시한을 정한 노사정 공동 노력, 준공영제 확대 시행 논의 참여 등 굵직한 그간의 과제들이 선언문과 부속합의서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다만, 인력 부족으로 인한 노선 운영 유지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과 업체들은 정부의 지원 수준이 절실히 와닿지 않는다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노선버스 정상 운행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추가 인력 채용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정부가 얼마나, 또 언제까지 어떻게 지원하느냐가 관건이 된다.

참고로 버스연합회는 최근 군 전역 인력을 노선버스 운수종사자로 채용하기 위해 희망업체들과 구체적인 채용 절차에 나서는 등 이 문제에 전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원이 100% 이뤄지지 않는 부분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고 할 때 현행 노선버스 운행 수준이 조정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오는 7월부터 당장 주 68시간 근로가 지켜져야 하기에 격일제 또는 복격일제 근무가 불가능해지므로 바로 노선운영에 차질이 우려된다.

정부와 업체가 고통을 분담하며 인력을 채용하고 교육을 시켜 노선운행에 투입한다 해도 버스운전자격을 소지한 인력에 한계가 있어 근로시간 단축 국면에서의 부족한 인력을 완전히 메울 수 없는 문제도 있다. 그러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노선 감축이나 단축 운행 등 버스 운행에 차질이 빚어질 여지는 있어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지역별로, 업체별로, 또 노선별로 충원 가능 인력과 인력 운영 계획 등을 종합해 차질이 우려되는 노선을 중심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만에 하나, 그런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이 경우 노선 축소 등은 불가피해질 수 있다. 노선 병합, 정류장 조정 등 합리적 노선 운영과 함께 해당 지역 버스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안내 등도 준비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 국면을 계기로 지자체에서는 관리 부실 노선 등에 대해 제한적으로 노선 단축 및 축소 등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재정 지원의 한계가 사유지만, 이 경우도 버스이용 국민의 교통불 편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개정 근로기준법이 본격 시행될 2019년 7월을 대비해서는 보다 근원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 이번 노사정선언문이나 부속합의서에서 밝힌 대책들의 차질없는 이행이 담보된다는 전제하에 주요 의제들이 하나하나 결실을 만들 때 2019년 7월 또 다른 버스대란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노사정이 서로 책임을 미루거나 어느 한쪽의 희생과 양보만을 고집할 경우라면 ‘시간만 허비하고 빈손’이 될 수도 있으므로 지금부터라도 노사정이 실질적인 결실을 목표로 대책을 만들어 가야 한다.

서울, 부산 등 준공영제 시행지역에서도 개정 근로기준법 적용을 위한 인력 충원 계획을 준비하고 있으나 소요 인력이 적고 지역 업체나 지자체의 재정 여건이 준공영제 미시행 지역에 비해 월등히 나아 이번 근로시간 단축 국면에서의 노선버스 대한 위기로부터 비켜나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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