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관광재단’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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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관광재단’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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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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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권 교수의 관광대국론

[교통신문] 지금부터 10년 전인 2008년에 서울관광마케팅(주)은 제3섹터형 공기업으로 출범하며 서울시 관광산업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민간부문의 노하우를 활용하여 공익성과 수익성의 조화를 모색하려는 제3섹터형 공기업이 당초 도입 취지에도 불구하고 이해당사자간 갈등으로 지속적인 운영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서울관광마케팅(주)이 사업운영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점은 서울시와 민간주주간의 갈등에 따라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관광산업 환경에 대응할만한 사업 추진역량을 시의 적절하게 갖추기가 곤란하였다는 점이다. 또한 대행사업 감소 및 자체수익사업 부진에 따른 지속적인 자본잠식으로 조직의 존속가능성을 확보하지 못하였다. 물론 지배구조뿐만 아니라 운영상에 있어서도 CEO의 전문성과 재임기간, 중간관리자급의 인사 적체, 회사 비전의 불확실성에 따른 높은 이직의사 등도 큰 논란거리가 되었다.

그동안 서울시는 서울관광마케팅(주)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소하고 서울시 관광발전을 위한 안정적인 추진체계를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서울관광진흥기구(STO)의 설립형태를 새롭게 모색하게 되었으며, 1년여의 많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지난 5월 1일 서울관광재단이 출범하게 되었다.

물론 ‘관광재단’의 형태로 전환되었다고 해도 새로운 것은 아니다. 전국에 이미 10개 남짓한 관광재단이 운영 중에 있다. 광역지자체 중에는 전북과 전남의 경우 문화관광재단이 운영되고 있으며, 일부 기초지자체에서는 축제와 연계한 재단 등이 운영되고 있다. 이제 경기, 제주, 부산, 경북 등에 설립되어 있는 공사(公社)라는 지방공기업 형태와 더불어 재단(財團)이라는 재단법인의 설립형태가 대세로 나타날 전망이다.

진즉부터 서울관광진흥을 담당할 수 있는 안정적이며 지속가능한 조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서울관광재단의 출범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서울시민뿐만 아니라 전국적, 나아가 글로벌 차원에서도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추진사업의 성과제고에 만전을 기하여야 한다. 관광사업의 경우 공익성이 강하고 수익창출이 곤란하다는 점에서 재단법인의 형태가 적절하다는 데에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사업성과에 대한 제고 노력과 생산적 조직관리가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

우선 과거 조직과는 성격 면에서부터 환골탈태 하였듯이, 주력사업 영역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과거 관광마케팅 및 홍보사업, MICE 관광, 투자유치사업에 큰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매달려왔으나 이제부터는 관광진흥 지원, 관광콘텐츠 확충, 관광인력 양성, 관광R&D, 위탁사업 등에도 역점을 두며 서울관광의 퀼리티(quality)를 세계적 수준으로 향상시켜야 한다.

최근 마스터카드(Mastercard)의 글로벌 도시관광지수 분석결과에 의하면 서울관광객은 2016년 1240만명으로 세계 7위 수준이며, 연간 94억달러의 소비규모는 세계 9위 수준이다. 또한 정부의 외래관광객 실태조사를 보면, 서울시는 관광규모 면에서 한국관광의 8할(割)을 담당하고 있는 동시에 글로벌 톱 도시로서 세계관광의 트렌드를 선도해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관광이 관광이니셔티브를 제시할 수 있도록 글로벌 네트워크도 구축되어야 한다.

최근 서울방문객의 관광활동이 쇼핑과 식도락에 과도하게 집중되고 있는 반면 관광지 방문, 문화관광 체험 등의 방문목적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울관광재단의 사업 최우선 순위는 서울관광 유망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상품화하는 것에 두었으면 한다. 일본의 경우 1997년부터 사단법인 도쿄컨벤션뷰로로 운영되었다가 2004년 재단법인 도쿄관광재단으로 전환되면서 가장 1차적인 사업은 도쿄의 산업과 기술, 그리고 역사 문화적 자원을 활용하여 관광 및 국제컨벤션 진흥에 두었음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서울관광재단의 정관에 설립목적으로 서울의 관광산업진흥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선도적 역할을 명시하고 있지만, 서울관광의 성장단계별로 요구되는 관광진흥기구로서의 역할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서울시 전역에서 점점 표출되고 있는 과잉관광(Over Tourism)에 따른 지역주민의 불만 현상이다. 이는 그동안 공정관광의 육성을 위한 철학의 부재로 관광객이 많이 몰리면 그것이 경제에 보탬이 된다는 안일한 정책 사고방식의 결과물이다.

끝으로 서울은 글로벌 톱 관광도시이자 한국 관광의 허브도시이며 장차 통일관광 거점도시가 되어야 한다. 서울은 서울만을 위해 존재해서는 안 된다. 서울 스스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세계인들을 끌어들이고 한반도 관광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서울관광재단도 서울관광의 미래상에 걸 맞는 추진역량을 확보해가길 바란다.

<객원논설위원·장병권 호원대학교 호텔관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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