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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아우디 신뢰 회복, “실적에 매몰됐다”
이승한 기자  |  nyus449@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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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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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시장 재진입 후 안착 가능성 높여
- 인기차종 앞세워 점유율 점차 높여나가
- 할인 전략 편승 등 시장질서 왜곡 비판
- “신뢰 노력보다 판매 앞세운 태도 문제”

   
▲ 지난 4월 열린 행사에서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이 한국 내에서 미래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디젤 배출가스 조작 사건으로 퇴출당했다 국내 시장에 재진입한 폭스바겐과 아우디가 ‘안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시장에서 성공적인 초기 반응을 이끌어냈지만, 이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함께 커졌다. 수입차 시장 활황 분위기에 편승했지만 정작 소비자 신뢰 회복 노력은 약속만큼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우디·폭스바겐이 국내 판매를 재개하면서 수입차 시장 구도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지난 3월 판매를 재개한 폭스바겐은 5월까지 석 달 동안 3429대를 팔았다. 특히 5월에만 2194대를 팔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재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매달 5~6천대씩 팔고 있는 벤츠나 BMW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머지않아 과거 수입차 시장에서 누렸던 지위를 되찾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폭스바겐 보다 앞서 지난해 시장에 복귀한 아우디는 올해 들어 5월까지 3729대를 판매했다. 폭스바겐 페이스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성적이 꾸준하다.

   
▲ 아테온

양 브랜드 모두 새로운 모델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폭스바겐은 신형 ‘파사트 GT’와 ‘티구안’이 선봉장이다. 파사트는 폭스바겐 국내 판매 재개를 알린 모델로, 현재까지 1868대가 팔렸다. 티구안은 지난 4월 출시돼 5월에만 역대 월간 실적으로는 최대인 1561대가 팔렸다. 지난 2014년과 2015년 연속으로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로 기록됐을 만큼 국내 소비자에게 친숙한 모델이다. 아우디는 ‘A6’ 모델이 실적 대부분을 차지한다. 5월까지 3471대가 팔려 브랜드 전체 실적의 93.1%를 차지했다.

라인업은 올해 지속적으로 추가될 예정이다. 폭스바겐의 경우 올 한해 재인증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신차로 승부수를 띄운다. 앞서 공개된 두 차종을 비롯해 ‘아테온’과 ‘티구안 올스페이스’, ‘미국형 파사트’ 포함 5개 모델이 출시된다. 국내 수요가 가장 많은 중형세단과 SUV 시장에 집중한다. 슈테판 크랍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한국 고객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골프’와 같은 다양한 신 모델을 추가해 나갈 예정”이라며 “다만 한국 시장에서 동일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차근차근 고객 신뢰를 되찾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독일 폭스바겐그룹 제품 전략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반영해 나갈 방침이다. 향후 3년간 4개 브랜드가 신차 40종을 선보이고, 전기차 전략 ‘로드맵 E’에 따라 2020년까지 제품 포트폴리오 25%를 전기차로 채워 나갈 예정이다.

   
▲ 슈테판 크랍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잃었던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에도 나선다. 관련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4월 고객 신뢰 회복 및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에 기여하기 위한 중장기 비전과 실행 전략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우선 문제가 됐던 인증 체계가 대폭 정비됐다. 규정에 대한 모니터링부터 인증서류 준비, 차량 국내 입항, 고객 인도에 이르는 모든 프로세스를 전면 개편해 효율성과 투명성을 강화했다. PDI센터와 애프터서비스 프로세스를 개선해 추가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차량 준법 절차를 강화해 고객 불확실성을 제거한다. AS네트워크도 지속적으로 강화됐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을 합쳐 2015년 대비 2017년 서비스센터 10곳이 늘었고, 워크베이는 149개 증가됐다. 내부적으로는 지난 3년간 임직원 수를 16% 늘렸다.

유수 한국 기업을 발굴해 독일 폭스바겐그룹과 협력할 수 있는 기회도 확대됐다. 한국 기업의 폭스바겐그룹 납품 금액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1조1000억원에 달한다. 2017년에만 5278억원이 납품됐다. 이밖에 한국 내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 슈테판 크랍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에선 양 브랜드에 대한 불신이 상당하다. 신뢰 회복을 강조했지만 여전히 영업 재개를 통한 빠른 시장 진입과 이윤이 앞선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시장 재진출 이후 거두고 있는 빠른 성장이 다소 비정상적 과정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지적이 시장 일각에서 제기됐다.

당초 폭스바겐은 티구안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합리적으로 책정해 시장 경쟁력이 뛰어날 것이라 자부했다. 수입차 시장서 심화되고 있는 ‘가격 할인 판촉전’에 대해서도 선을 그으며 일정 정도 거리를 뒀다. 슈테판 크랍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프로모션이나 할인 정책은 전 세계적인 경향인데 한국에서는 비교적 더 치열한 상황”이라며 “(폭스바겐 또한)계절적으로나 일시적으로 프로모션이 진행될 수 있지만, 한국 시장에서 가격 포지셔닝을 완벽하게 것이 우선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런 입장에도 불구하고 일선 시장에서는 이미 가격 할인 판촉에 뛰어든 상태다. 딜러에 따라 최대 1000만원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중고차 잔가가치 하락이나 차량 유지비용 증가와 같은 소비자 피해가 늘어날 수 있다. 같은 차를 구입처에 따라 다른 가격으로 구입함으로써 시장질서가 흐트러질 수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한국법인은 대개 해외에서 들여온 차를 계약 맺은 딜러에게 팔고 있기 때문에 개별 딜러 판촉이나 가격 전략에 대해서는 책임을 회피할 가능성이 있다”며 “복잡한 수입차 유통 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치열해진 시장에서 할인 경쟁이 쉽게 사라지지 못하고,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젊은 세대 개인고객 비중이 높아 추후 시장 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싸게 차를 내놓으면 지갑 얇은 젊은 세대가 고민 없이 구입할 수 있고, 이는 나중에 시장과 사회 문제로 비화될 소지가 크다.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개인고객 비중이 각각 80.0%(2744대)와 75.3%(2582대)에 이른다. 폭스바겐은 개인고객 가운데 20~39세 고객 비중이 42.9%(1175대)나 된다. 아우디 또한 같은 계층 고객이 32.8%(846대)다. 법인고객 비중이 높거나 개인고객 상당수가 40세 이상인 여타 수입 브랜드와 다른 양상이다.

   
▲ 티구안

기존 고객 대응도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디젤 배출가스 조작 차량 리콜 이행보다는 선심성 혜택을 강조하는 것이 고객 여론 무마 태도라는 지적을 꽤나 받고 있다. 지난해 2월 이후 차종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인 아우디·폭스바겐 ‘EA189’ 디젤엔진 리콜 이행률은 지난달까지 간신히 50%대를 넘겼다. 대상 차량 12만5490대 가운데 6만3619대가 무상 수리를 받은 것. 당초 환경부와 약속한 리콜 이행률(85%)에 한창 모자란다.

빠른 해결을 위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신뢰 회복 프로그램(TBM)을 꺼내들었지만, 소비자가 얼마나 신속히 대응해줄지는 미지수란 시장 분석이 우세하다. 반면 지난해 2월 시작된 ‘위 케어 캠페인(We Care Campaign)’ 이용률은 매우 높다. 2016년 말까지 국내 등록된 폭스바겐·아우디 차량 27만2315대가 대상인데, 100만원짜리 바우처 등으로 구성된 캠페인 이용률이 92%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 파사트

독일발 악재도 부정적 여론을 키웠다. 최근 독일 정부가 리콜 명령 조치한 아우디 ‘유로6’ 기준 경유(디젤)차를 대상으로 불법 소프트웨어로 유해가스 배출량을 속였는지 조사에 들어갔다. 곧장 한국 정부도 해당 차량 조사 계획을 밝혔다. 국내에는 ‘A6’ 40 TDI 콰트로, ‘A6’ 50 TDI 콰트로, ‘A7’ 50 TDI 콰트로 등 3개 차종이 6600여대 판매된 상태다. 조작이 사실로 밝혀지면 브랜드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업계와 시민사회계는 현재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시장 재진입이 브랜드 스스로 강조한 것처럼 충분한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이뤄진 것 같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국내 소비자가 어떤 식으로든 또 다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수익을 내는 게 목적이고, 국내 사정 보단 글로벌 전략이 우선시딜 수밖에 없는 해외 업체라면 국내에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지금보다 더욱 큰 노력에 나서야한다”며 “현재까지 폭스바겐과 아우디 두 브랜드가 한국에서 보여준 모습은 (신뢰 회복을 위해)필요하거나 우선시 돼야할 조치는 부족한 채 시장 점유율 끌어올릴 생각에만 골몰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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