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철도경협 10여년만에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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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철도경협 10여년만에 재개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8.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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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철도 협력 분과회의 후 '경의선·동해선 공동조사 합의’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 남북이 경의선과 동해선 등 북한 철도망 연결과 현대화를 위해 현지 공동조사를 벌이기로 합의하면서 남북 철도 경협이 10여년 만에 재개된다.

남북은 지난 26일 철도 협력 분과회의 직후 공동 보도문을 내고 "동해선과 경의선 철도 현대화를 위해 공동 연구조사단을 구성하고, 경의선과 동해선 북측 구간에 대한 공동조사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우선 이달 중순에 경의선 철도 연결구간(문산∼개성), 동해선 연결구간(제진-금강산)에 대한 현지 공동점검부터 벌인다.

이어 이달 24일 경의선 북측 전체 구간(개성∼신의주)에 대한 현지 공동조사를 벌이고 이후 동해선 북측 전체 구간(금강산∼두만강)도 조사하기로 했다. 경의선과 동해선의 남북 연결구간을 먼저 점검하고 이후 이들 노선의 북측 전체 구간에 대한 현지 조사를 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이번 분과회의에서 꽤 구체적인 철도 경협 계획이 제시된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남북은 10여년 전인 2007년 말 북한 철도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한 바 있어 북한 철도 현지조사 등 남북 철도 경협은 10여년 만에 재개되는 셈이다.

남북은 2007년 12월 중순 경의선 개성∼신의주 구간 철도 공동 이용을 위한 개보수 작업을 위해 현지 조사를 벌였다. 이후 보수정권을 거치면서 철도 경협은 완전 중단돼 10여년 만에 현지조사가 재개됐지만 사실상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평도 나온다.

현지 조사는 실제 북한 철도 현대화 공사에 착수하기 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선제 조치 중 하나다.

현재 북한의 철도는 심각한 노후화로 속력이 40㎞/h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은 공동 보도문에서 북한 철도에 대해 '높은 수준의 현대화'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높은 수준의 현대화는 북한의 철도 속도와 안전성의 담보 수준을 높인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특히 공동 보도문에는 '두 노선의 역사 주변 공사와 신호·통신 개설 등 필요한 후속조치를 하기로 하고 착공식도 조속한 시일 내에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남북 철도 경협은 대외 환경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철도 현대화 등 개량 사업이 가속 페달을 밟고 속도감 있게 추진되려면 대북제재 해제 등 대외적인 환경이 먼저 조성돼야 하기 때문이다.

남북 철도 경협의 '첫 삽'을 뜨는 것은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완전히 이행하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풀린 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 공동조사 및 연구는 그 전에 우선 정부가 북한 철도의 현 상태를 파악하면서 실제 철도 현대화 공사에 들어갔을 때 필요한 자료를 확보해 놓겠다는 포석이다.

경의선은 서울∼개성 구간이 2004년 이미 연결돼 있으나 북측 구간이 노후화돼 현대화 등 시설 개량이 필요한 상태다.

동해선은 부산에서 출발해 나진까지 북한의 동해안을 관통해 러시아 하산으로 연결되는 노선으로, 현재 남측 강릉∼제진(104㎞) 구간이 단절돼 연결 작업이 조만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두 노선은 유라시아 열차 노선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경의선은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을 통해 중국대륙철도(TCR)로 연결되며 동해선은 나진·선봉에서 중국 연변 자치주 투먼(圖們)을 경유해 만주횡단철도(TMR)로 가거나 하산을 통해 시베리아횡단철도(TSR)로 넘어갈 수 있다.

정부는 최근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통해 전력·가스망 연결을 위한 공동연구를 하기로 합의한 바 있는데, 남북 철도 경협이 이들 사업과 연계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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