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정비요금 공표에 정비업계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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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정비요금 공표에 정비업계 갈등 '격화'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8.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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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조합, 연일 국토부 앞 집회 “공표제 즉각 폐지”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정부가 8년 만에 자동차보험정비요금을 공표하자 정비업계가 내홍에 휩싸였다. 정부의 의도는 정비업계와 손보업계 간 해묵은 갈등을 해소하려는 목적이었지만 이미 둘로 갈라진 정비업계 내 갈등의 골만 깊어지는 모양새다.

이번 정비요금 공표를 두고 벌어지고 있는 논란은 이미 예견됐었다. 올 초부터 전국의 검사정비사업자가 반으로 쪼개져 적정 보험정비요금 산정의 바탕이 된 연구용역 결과와 보험정비협의회 법제화 등 쟁점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정부세종청사 국토부 앞에선 지난달 29일 정부의 보험정비요금 전격 발표에 정비업계의 상반된 목소리가 부딪쳤다.

이날 전국검사정비연합회에서 탈회한 경기검사정비조합 일부 사업자들은 이번에 공표된 보험정비요금이 “시장자율을 위배한 비합리적인 용역결과”라며 ‘공표제 즉각 폐지 촉구’ 집회를 열자 전국검사정비연합회는 인근에서 국토부의 정비요금 공표를 ‘환영’하는 행사를 갖고 맞불을 놨다. 경기조합의 집회가 연일 이어지고 있고 지난 10일부터 시위 규모를 확대하고 있어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경기조합을 주축으로 ‘공표제 무용론’을 주장하는 이들은 이번 발표가 2010년 공표와 달라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동안의 물가인상률과 임금인상률도 적용되지 못한 결과로 일시적 처방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항구적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은 조치로 정비업계의 경영난이 재연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연구용역 내용과 투명성 및 절차적 정당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공임을 연구한 기초 자료 중 서울, 경기남부, 호남, 대구가 포함됐는지, 연구 조사한 지역의 정비업체들이 4대 보험과 근로자의 갑근세 주민세를 실제 지급하는 급여와 일치하게 신고한 업체인지 확인했는지 등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결국 연구용역 결과에 대한 공신력을 부정하며 이번 공표가 정비요금을 현실화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이러자 전국검사정비연합회도 사안별 반박에 나섰다. 지난 2일 ‘보험정비요금 용역 결과 설명회’ 과정에서 일부 정비사업자가 문제 제기한 LF쏘나타 도장료에 대해 "정확한 데이터를 숙지하지도 못한 채 연구결과와 현실적용 관계를 호도한 정비견적으로 정비업계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연합회는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해명’이라는 자료를 통해 “국토부가 공표한 정비요금 중 LF쏘나타 기준 도장료가 7075원이 적다고 조합원들을 호도하고 있는 것으로, 국토부와 정비업계 및 손보업계가 협의, 추진해왔던 보험정비협의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문서도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온 결과로 작업시간만 비교해도 1만9146원이 인상됐다”고 밝혔다.

도장작업 외 탈부착 작업항목 역시 섹션별로 더욱 세분화했다고 주장했다. 기존 AOS 200개 항목에서 이번 용역 결과에는 400개 항목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로 정비업체의 수익증대가 기대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부 온라인에서 나타나는 부정적 정비견적에 대해서도 “용역결과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연구결과와 현실적용 관계를 정확히 숙지하지 못한 것으로, 이번 용역은 6개 차종(승용3, SUV1, 소형승합1, 소형화물1)의 연구와 적용으로써 모든 차종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며, 신차 및 연구 외 다른 차종의 작업시간은 향후 지속적인 연구와 보험정비협의회를 통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보험정비협의회의 필요성과 법제화 추진을 두고도 업계 내 입장차는 계속 갈등의 불씨로 남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연합회는 협의회 법제화가 업계 간 묵은 갈등을 해소할 유일한 길이라고 보는 반면, 연합회를 탈회한 서울‧경기조합을 포함한 7개 시‧도조합은 ‘자유경쟁 시장에서 정비요금 결정권을 협의회가 갖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협의회 무용론을 주장하고 있어서다.

앞서 보험정비협의회 법제화를 골자로 한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되자 양측은 이를 두고도 엇갈린 반응을 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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