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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화물캠페인] 속도제한장치
박종욱 기자  |  pjw2cj@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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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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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속 원천적으로 막아 사고 위험 낮춰
- 의무 장착 기기이나 임의 해체 사례 잦아
- 장착 차량 운전자 ‘체험’ 통해 안전 입증
- ‘속도 낮추면 안전’ 운전자 확신 가장 중요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 일반 운전자들은 잘 알지 못할 수 있지만 화물자동차 운전자들은 익히 알고 있는 ‘속도조절장치’라는 기기가 있다.

운행 중인 자동차가 일정한 속도에 이르면 자동으로 연료가 차단돼 속도를 높이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로, 정부가 자가용 승용차에 비해 운행거리가 길고 교통사고가 잦은 사업용자동차들 가운데 사고 시 피해가 큰 차종을 중심으로 2012년 8월부터 이 장치의 설치를 의무화한 것이다. 교통사고 예방 목적이 뚜렷한 조치다. 대상 차종과 제한속도는, 모든 승합차가 시속 110km, 3.5t 이상 화물차가 시속 90km까지 달릴 수 있도록 했다.

이 조치 이후 대형 버스와 화물차의 과속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크게 줄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속도제한장치가 제 몫을 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최근 일부 지역에서 사업용자동차의 속도제한장치를 불법으로 해제한 운전자와 해제작업자 등 171명이 경찰에 적발돼 입건됐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화물자동차 차주와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자동차정비사업자가 대부분이었다.

그렇다면 왜 적지 않은 사업용자동차 운전자가 자신이 운전하는 자동차의 속도제한장치를 돈을 줘가며 해제하려 했을까. 그들은 속도제한장치가 제어하는 속도로 운행하는 것보다 더 빨리 달려 목적지에 도착한 다음 서둘러 운행을 이어가기 위해 그와 같은 선택을 했다고 한다. 더 많이 운행하기 위해 더 빨리 달려야 하므로 이 기기를 해제하려 했다는 것이다.

달리 말해 수입을 조금이라도 더 올리기 위해 안전은 완전히 뒷전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교통사고는 운전자 자신만의 불행으로 끝나지 않고 다른 자동차, 다른 운전자와 보행자 등 많은 인명 피해를 야기하는 것이라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지난 5월 초 주말을 낀 연휴기간동안 가족 등 8명과 함께 전라남도 해남군, 진도군 일대를 12인승 스타렉스를 렌터해 여행을 다녀온 김동철(63·경기 의왕)씨는 “스타렉스에 속도제한장치가 설치돼 있는지 모르고 운전을 시작했는데, 달리다 보니 속도가 제대로 오르지 않아 답답했어요. 그래서 렌터카업체에 물어보니 속도제한장치가 달려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조금 불편한 느낌이 있었지만 그런 줄 알고 전라남도 일대를 운행 하는데, 그날따라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통행 차량이 별로 없어 운행에는 큰 문제가 없던 상황에서 지방도를 달리고 있는데, 도로변으로 교통사고가 난 자동차 두세대가 나뒹굴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비로소 속도제한장치가 달려 있는 것이 큰 다행이었다고 느꼈어요. 비오는 한가한 도로를 속도를 내 달렸더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아찔했던 순간이었습니다”라며 여행 당시의 느낌을 전했다.

“이 장치를 장착한 이후 운행 중 과속단속카메라를 만나게 돼도 전혀 신경이 안 쓰이는게 좋았습니다. 덕분에 한 달이면 보통 두장 정도 위반딱지가 날아왔는데, 그 이후에는 단 한 장도 과속위반딱지를 떼인 적이 없어요.”

이는 경기지역에서 화물차 운전을 하는 김길성(56)씨의 말이다.

속도제한장치는 상기 사례와 같이 비단 화물자동차에만 국한돼 과속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 기기가 아니다. 전세버스와 같은 대형승합차와 12인승 렌터카도 의무 부착대상이며, 실제 이 기기를 부착해 사고 위험으로부터 안전했다고 말하는 운전자가 많다.

그런 이유로 화물차 외 교통사고율이 높은 차종에도 이 기기 부착을 의무화하자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 제주도에서는, 외지 관광객들이 과속을 일삼는 바람에 발생하는 사고가 많아짐에 따라 이를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끝에 속도제한장치 장착의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는 렌터카에 과속제한장치 장착을 의무화하면 도내 렌터카 교통사고의 10% 이상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할 정도다.

교통안전 전문가들은 교통사고 발생의 가장 직접적인 사유로 ‘속도’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따라서 심각한 교통안전 문제를 야기하는 자동차들에 대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속도를 제어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 방법은 미국식으로 운행 후 속도기록지를 확인해 기준을 초과한 과속기록이 남아 있다면 과속 수준에 따라 과태료 등의 처분을 하든, 운행 단계에서 일정 속도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기계적으로 제어하든 큰 차이가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후자를 선택해 대상 차종을 화물차와 승합차 등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교통사고의 원인은, 후방 추돌 등 전형적인 과속 사고에서부터 급차로 변경, 부당 추월, 중앙선 침범, 신호 위반, 차로 이탈 등이 대부분이나 이 모든 유형의 사고가 발생할 단계에서는 운행속도가 주변에서 달리는 다른 자동차들에 비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운행 차량의 속도를 가능한 낮춘다면 사고발생 건수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사업용 화물차의 과속은 오래 전부터 교통안전을 저해하는 핵심요소로 지적돼왔다. 화물차 교통사고는 ▲주요 물동량의 책임운행 차질 ▲적재화물이 도로에 쏟아질 때 발생하는 다른 자동차의 운행 차질 ▲상대적으로 덩치가 적은 다른 차종을 충격했을 때의 대규모 피해 발생 등 사회적 문제로까지 확산될 소지가 다분하다. 따라서 화물차의 교통안전은 단순 교통문제를 뛰어 넘어 있다.

이같은 이유를 감안할 때 화물차에 대한 속도제한정치 부착 의무화는 적법성과 타당성, 필요성이 충분하고 매우 엄격히 유지, 관리돼야 할 대상으로 꼽힌다.

그런 이유로 최근의 화물차를 포함한 사업용자동차 속도제한장치 불법 해제는 심각한 범죄행위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요는 화물차 운전자의 과속 심리다. ‘나는 결코 과속을 하지 않는다’는 운전자의 확신과 실천이 있다면, 속도제한장치를 부착하거나 부착하지 않거나 별반 다르지 않고, 그 화물차는 언제나 정속운전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여러 이유로 과속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화물차 운전자가 많을수록 도로에서 과속으로 달리는 화물차는 늘어날 수 밖에 없으며, 속도제한장치를 불법으로 해제하는 이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화물차 운전자는 무엇보다 스스로 속도를 제어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십 년 이어져온 화물차 운행에서의 3대 악습인 3과, 즉 과속·과적·과로를 극복하는 노력의 중요성도 그래서 나온 것이다.

만약 과적을 한 화물차가 도로에 나섰을 경우를 가정해 생각할 때, 운행속도를 최대한 낮춰 차량의 운행이 적재물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수준이라면 사고는 피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과로로 졸음운전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은 화물차 운전자도 속도를 최대한 낮춘다면 사고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지며, 만약의 사고에서도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속도를 높여 달리는 화물차는 매우 미세한 운행 변수에도 사고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사고를 회피할 시간적 여유가 없고 일단 속도를 높인 차체는 운전자의 의도대로 움직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화물차 교통사고의 가장 기본적인 지침은 속도를 낮추는 일이며, 이를 위해 관련법으로 부착이 의무화돼 있는 속도제한장치를 임의로 해체하는 일은 결코 자행돼선 안될 것이며, 보다 엄격히 불법적인 임의해체에 대한 단속과 관리를 강화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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