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1℃ 오르면 사고 1.2%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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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1℃ 오르면 사고 1.2% 늘어”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8.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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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교통硏, "오후 2∼5시 취약…집중력 저하, 부주의 운전 탓"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 '재난' 수준에 이른 최악의 폭염 탓에 교통사고가 지난해보다 약 8%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의 2016∼2018년 여름철(6∼8월, 올해는 7월23일까지) 발생 사고 186만6083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분석 대상 기간(총 233일)의 최고기온과 사고 발생 건수를 살펴봤다. 그랬더니 섭씨 23∼24℃인 날은 하루 평균 6958건이던 게 35∼36℃인 날 하루 평균 9259건으로 치솟았다.

온도가 1℃ 오르면 교통사고 접수는 평균 1.2%(약 80건)씩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해외의 연구 사례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환경역학연구센터 연구원들이 미국 국립환경보건과학원(NIEHS)에 낸 논문에 따르면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에서 2000∼2011년 '폭염(Heat Waves)'이 발생했을 때 기온이 1℃ 오르면 교통사고율은 1.1% 증가했고, 전체 폭염 기간 사고는 다른 때보다 2.9% 증가했다.

연구소는 올해 여름 삼성화재에 접수된 사고 건수를 지난해와 비교했다. 폭염이 덮친 올해 7월(1∼23일) 사고는 19만3796건 접수됐다. 지난해 7월 1∼23일은 17만9665건이었다. 1만4131건(7.9%) 증가한 것이다.

특히 사고 유형별로 차량 단독사고가 지난해 7월 1만9059건에서 올해 7월 2만6339건으로 7280건(27.6%) 급증했다. 무더위에서 비롯된 주의력 저하와 졸음운전 때문으로 연구소는 분석했다.

최근 2년간 6∼7월 사고의 시간대별 분포를 보면 기온이 가장 높은 낮 시간대 오후 2∼4시(14.4%)와 오후 4∼6시(14.7%)에 집중됐다. 이어 낮 12시∼오후 2시(12.6%)와 오전 8∼10시(12.6%), 오전 10시∼낮 12시(12.3%) 순이다.

올해 7월 교통사고로 발생한 삼성화재의 긴급 사고출동은 하루 평균 238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건(4.9%) 늘었다.

연구소는 "폭염으로 정상적 체온을 유지하지 못하고 수면·각성 조절기능이 낮아져 일상 리듬이 깨지고 한낮의 피로감이 높아진다"며 "이에 따라 교통 상황에 대한 인지·판단이 늦어지거나 착오를 일으켜 사고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무더위에 따른 불쾌지수 상승도 안전 운전을 방해한다"며 어떤 경우에도 교통법규를 지킬 것을 당부했다.

한편, 보험개발원은 2015∼2017년 여름 휴가철(7월 20일∼8월 15일)의 하루 평균 교통사고가 1만1479건으로, 그 외 기간(하루 평균 1만1125건)보다 3.2%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가족·친구들과 동반 여행이 늘어난 탓인지 피해자(대인배상)도 하루 평균 4706명으로 4.0%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사고 건수와 피해자가 평소 대비 1.9%와 2.9%씩 감소한 반면, 비수도권은 5.8%와 9.7%씩 증가했다. 오전 9시∼오후 5시 사고가 평소보다 4.8∼14.6% 많았다.

사고 운전자를 연령별로 나누면 10대(18∼19세)와 20대 운전자의 하루 평균 사고 건수가 평소 대비 23.7%와 3.9% 증가했다. 피해자는 10세 미만이 31.6% 늘었고, 10대와 20대도 23.5%와 7.9%씩 늘었다.

개발원은 "휴가철 가족동반 여행 증가로 어린이·청소년 자녀를 동승한 차량 운행이 증가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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