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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화시대 맞아 지역 교통정책 역량 및 지속체계 갖춰야"
유희근 기자  |  sempre@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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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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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입법조사처 등 22일 지방분권화 지역 교통정책 발전 세미나 개최
- 지역별 특성과 수요에 맞는 교통 체계 및 정책은 여전히 미흡
- 중앙과 지방 간 수평적 사업 추진 위한 협약 제도 제시돼
- 광역교통청 및 특별자치단체 등 지방자치법이 수용해 나가야

   
 

문재인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지방분권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대통령이 여러 차례 ‘연방제에 버금가는 지방분권 공화국을 만들겠다’고 말했던 것에서도 단적으로 드러난다. 최근에는 헌법 개정 논의에서 지방분권이 핵심 이슈로 다뤄지고 있다. 

지방분권에 대한 다양한 형태와 정의가 있지만 한마디로 지방분권은 중앙정부의 권한과 고유사무를 지방정부에 좀 더 위임 또는 이양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중앙집권에 비해 지역적 특수성과 실정에 맞는 ‘맞춤 행정’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이 지방분권을 실현해야 하는 주 이유로 꼽힌다. 

이 같은 지방분권의 필요성은 교통 분야에서도 결코 그 의미가 작지 않다. 그동안 국가 차원의 대규모 교통망과 인프라 구축 사업은 어느 정도 갖춰졌지만 지역별 특성과 수요에 맞는 지역 교통체계 및 정책은 여전히 미흡한 상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본격적인 지방분권화 시대를 맞아 지역 교통정책의 발전 방향과 지속 가능한 체계를 갖추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보는 세미나가 지난 22일 오후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열렸다.

20대 국회 하반기 국토교통위원장으로 선출된 박순자 의원과 대한교통학회, 국회입법조사처가 공동 주최했다.

금창호 지방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방분권의 정책 방향과 지자체 대응과제’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금 연구위원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지방분권을 실현하기 위한 5대 분야 30개 핵심과제를 선정하고, ‘내 삶을 바꾸는 자치분권’이라는 비전 아래 지방분권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교통정책 부분에서는 광역교통청 설치가 대표적이다. 현재 유명무실한 수도권광역교통본부를 대체하려는 것으로, 지난 대선 당시 선거 공약으로 제시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조사된 광역교통청 설치에 관한 지자체 의견을 보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전남·전북 지역에서는 광역교통청 설립에 찬성하고 있지만, 부산·대구·광주 등에서는 수도권 지역 외에는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유보 또는 반대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일본의 간사이 광역연합이나 미국의 미네소타 트윈시티 광역정부의 사례와 같은 특별지방자치단체를 도입 하는 방안이 제시된다.

미네소타 트윈시티 광역정부의 경우 각 지역을 대표하는 위원으로 구성된 기관통합형 광역대도시 위원회가 교통·환경·주택 등의 광역 사무를 공동으로 대응·집행한다.

금 위원은 “기존의 단위사무 기준의 이양이 아닌 기능 중심의 이양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제주특별자치도의 분권 사례와 같이 담당 공무원의 순환보직 배제 등 공무원의 업무수행능력 및 전문성 제고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지방분권 시대에 대비한 도로교통 부문 국고보조사업의 협력적 추진 방안이 논의됐다.

국고보조사업은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 외의 자가 행하는 사무 또는 사업에 대해 국가가 재정 원조를 하는 대상사업을 의미한다. 국토교통부의 국고보조사업은 교통 및 물류 분야, 사회복지 분야, 국토 및 지역개발 분야로 구분된다. 그 가운데 도로교통부문에서는 국가와 지자체가 비용을 분담하는 매칭펀드 사업을 지칭한다.

이 주제에 대해 발제한 김호정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도로교통부문 국고보조사업의 ▲사업계획수립 측면 ▲예산집행 측면 ▲제도운용 측면 등 3가지 측면에서 문제점을 지적했다.

먼저 사업계획 수립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은 사업계획의 지연으로 지자체의 특성과 여건 반영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국가지원지방도 5개년계획이나 대도시권 혼잡도로 계획 등 도로 사업의 주체가 국가인 경우 대부분 사업 확정 단계에서 관련 지자체의 의견수렴이 이뤄져 지자체의 특성과 상황이 반영되는 데 한계가 있고, 사업기획에서부터 계획 확정 단계까지 기간이 갈수록 장기화되고 있어 시급한 도로 건설 등의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국가지원지방도 완공사업 평균 소요기간 통계를 보면 2002년 평균 4.2년이던 것이 2015년에는 8.6년으로 두 배 이상 사업 기간이 늘어났다.

예산집행 측면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열악한 재정 상황에 따라 국고보조사업의 실집행률이 부진하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그나마 특별광역시의 경우 재정자립도가 67% 수준이지만 자치시나 군은 각각 39.2%, 18.8%로 특별광역시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된다(2017년 기준). 또한 지자체의 도로투자 규모(총예산대비)도 서울이 3.0%, 부산이 3.6%, 인천이 1.9%로 매우 적은 편이다.

특히, 도로사업 추진 과정에서 용지 보상 문제로 인한 많은 비용과 갈등이 발생하는데 현재 국고보조금은 기획재정부 예산편성지침에 따라 공사비용에만 사용하도록 제한돼 있어 지자체의 용지비용 부담으로 인한 사업 지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김 연구위원은 이 같은 도로교통부문의 국고보조사업의 문제점에 대한 대책의 일환으로 ‘사업추진협약제도’(가칭) 제시했다.

중앙과 지방정부의 도로사업계획의 협력적 추진을 위한 사업추진협약제도는 사업의 목적과 비용 및 분담, 기간, 효력 등의 구체적인 사항을 계약으로 체결하는 것이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기존의 국가와 지방정부 간 수직적·종속적 관계로부터 수평적·동반자적 관계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김 연구위원은 국고보조금은 공사비로만 사용하도록 제한한 지침을 개정해 용지 보상비로도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등 탄력적인 제도 운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제 발표 이후 이어진 전문가 토론에서 박관규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정책연구센터장은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5월 출범하면서 지방분권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지만 현재까지 재정분권에 대한 부분이 뚜렷이 공개되지 않고 있는 등 예상보다 낮은 수준의 지방분권이 추진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정부의 지방분권 의지에 의구심이 던져지는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국고보조사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민원이나 보상 협의 등의 문제점은 사업운영의 주체와는 무관하게 발생하는 사안”이라고 지적하고, “국고보조금을 용지 보상비에 쓸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하는 방안보다는 지방자체재원을 확충하고 지방부담의 비중을 줄이는 방안 우선 강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박 센터장은 김 연구위원이 제안한 도로부문의 사업추진협약제도 시행 방안에 공감을 표하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수평적·동반자적 관계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중앙의 권한과 재원으로 지방으로 이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준환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연구관은 “지자체의 경쟁력은 곧 국가의 경쟁력이고, 지자체의 경쟁력은 도시의 기초 인프라인 교통에 기반한다”며 “지자체 관리 도로 비중이 높아진 만큼 이에 따른 지방분권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버스 운송 사업 지원이나 공영차고지제 지원 등은 국고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배제된 점을 지적하고 지역 실정과 특성을 잘 알고 있는 지자체가 국고보조금을 보다 탄력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 등을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안석환 국토교통부 교통정책조정과 과장은 일각에서 광역교통청 설립을 자치분권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으로 보는 시선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며 “중앙과 지방을 이분법적으로 재단하려는 시각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광역교통청이나 특별자치단체 등 실험적인 자치단체 형식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방자치법이 이러한 것들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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