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버스 교통안전에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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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버스 교통안전에 비상등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8.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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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월 대인·대물사고 각 7.5% 늘어 손해율 악화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 전세버스공제조합에 비상이 걸렸다.

올들어 7월까지 전세버스 교통사고가 대인·대물 각각 7.5%씩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세버스공제조합의 손해율도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8%나 오른 87.1%를 기록했으며, 기간 중 증가한 손해액만도 67억원을 넘고 있다. 교통사고 증가가 공제조합에 심각한 경영 악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전세버스 교통사고 관련 지표들은 이례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공제 계약 차량 대수가 2016년 4만2554대를 정점으로 2017년 4만1952대에 이어 2018년엔 4만825대로 감소한 것과 정반대로 사고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공제조합에 내는 보험료(분담금)은 줄어드는데 사고가 늘어나 지급보험금이 늘어나는 구조이므로 공제 부실화를 막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그런데 여기에 공제 경영을 압박하는 요인이 추가될 예정이다. 정부가 자동차정비에 대한 시간당 공임을 인상해 곧바로 보험료 인상 요인이 발생했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근로자 임금이 상승해 대인사고 소득보상금이 늘어나게 됐고, 지난 7월부터는 상급·종합병원 2~3인실 건강보험 적용대상이 돼 자동차보험으로 청구되는 상급병원 사용료도 올랐다.

이같은 이유로 손해보험사들은 오는 10월부터 보험료 4~6%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세버스공제조합도 악화된 대외 환경을 비켜갈 수 없어 분담금 인상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과 관련해 다수 교통안전 전문가들은 문제를 완화하고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전세버스 일선의 교통안전 의식을 확립하고 안전관리와 안전운전을 생활화해 교통사고를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는 곧 교통안전에의 사업자·운전자 모두의 각성과 자세 전환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전세버스 교통사고 증가와 관련, ▲운전자 고령화(60대 38%, 70대 34%) ▲DTG 등 첨단 교통안전장치 활용성 미흡 ▲지입제 경영 등을 핵심 요인으로 요약한다.

이 중 운전자 고령화는 업계의 현실을 반영하는, 곤혹스러운 문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직영 체제에서 운전자를 근로자로 고용하는 형태인 경우 의지에 따라 고령화는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으나 현재의 고용 구조라면 직영 체제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는 점에서 업계의 ‘오랜 적폐’로 꼽혀온 위장 직영 또는 지입제 경영의 악령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봐야한다는 것이다.

직영 체제에서도 저임금 근로자 취업을 우선하는 업계의 관행은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은 젊은 운전자의 취업을 기피하고 있고, 반대로 젊은층 운전자 역시 저임금 전세버스 운전직 취업을 원하지 않기에 전세버스 운전자의 고령화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첨단 교통안전장치와 관련한 문제에 업계의 미온적인 태도도 전세버스 교통안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올바른 운행데이터를 축적하기 어려워 이를 근거로 한 안전관리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과학적인 사고 내용 분석과 맞춤형 예방대책을 수립하기 어렵다. 실제 전세버스에 법제화돼 있는 ‘DTG 운행기록 신고’ 역시 형식적인 경우가 많아 의미있는 안전관리수단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DTG에 대한 미온적 태도는 체계적 안전관리의 경험과 인식이 부족한데다 일선 업체의 무성의가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일부 업체의 경우 위장직영 등 비정상적 경영 체제의 존속을 위해 고의로 자료 제출 지연, 무성의한 제출 등의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전세버스 일선의 문제점은 이미 노출돼 있으나 상시 관리하는 시스템이 없거나 너무 허술하다는 점이다. 지역의 담당 공무원 인력 태부족 또는 전문성이 없거나 민원, 업무 우선순위 등의 이유로 현장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않아 전세버스는 여전히 행정관리의 가장 외곽에 놓여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세버스 안전관리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일선 행정기관에 의한 공적관리체계를 정비하고 정상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전세버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업체와 운전자의 안전의식 제고와 안전운전 실천 의지, 안전관리 능력 증진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특히 수익성 위주의 무리한 배차와 운행, 고연령에서 오는 체력적 한계는 도외시 한 채 경험을 앞세우는 안일한 운전 자세 등은 우선적으로 근절해야 할 잘못된 관행으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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