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업계 추석물량 '뻥튀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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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업계 추석물량 '뻥튀기' 의혹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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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운·현대택배·CJ GLS·한진 등 택배 4사가 발표한 추석택배 물량 실적이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대한통운·현대택배·CJ GLS·한진 등 '빅4사'는 지난 추석 택배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성장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최근 일제히 발표했다.
이들 4사 홍보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추석 특별수송기간 동안 현대택배(1∼8일)가 전년 대비 12.59% 증가한 243만5천박스로 가장 많았으며, 한진(1∼7일)이 19% 증가한 211만8천박스, 대한통운(1∼7일)이 161만박스, CJ GLS(1∼7일)가 132만박스를 각각 기록했다.
각 사별 일일 최대 물량은 현대택배가 5일 32만5천박스, 같은 날 한진과 대한통운이 각각 30만2천박스와 28만박스, CJ GLS는 1일 21만박스를 배송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치는 신빙성이 결여돼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으며, 각 사 관계자가 서로 경쟁업체의 실적에 코웃음을 치는 웃지못할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대한통운 관계자는 "예년에는 추석 전 2주일 전부터 선물 물량이 발생했으나, 올해에는 소비심리 침체로 1주일 전부터 물량이 나왔다"며, "배송기간이 예년과 비교해 2배나 짧은데 아무리 1일 물량이 늘었다 해서 예년보다 많은 물량을 소화하기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우리(대한통운)는 기업경영 투명성을 통해 대외 신인도를 높이고 업계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올해부터 모든 실적에 대해 실제 배송한 물량만 발표키로 했다"고 덧붙혔다.
실제로 각 업체는 올해 추석물량 실적을 발표하면서 물량 증가(감소) 원인으로 '배송기간 단축과 극심한 경기침체'라고 지적하면서도 정작 실적란에는 물량이 늘었다는 이상한 자료를 내놓았다.
또 이들 업체가 하루동안 처리한 최대물량이 25만∼30만박스라 발표했지만, 각 사의 택배시스템 및 인력 변동이 거의 없는 지난해의 경우 2주일 동안(명절 특수기간) 배송사원들이 새벽까지 물량을 배달해도 최종 실적은 22만∼25만박스를 넘지 못했다는 점도 부풀리기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외에도 각 업체가 하루 30만박스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느냐도 의문이다.
일례로 한진의 경우, 지난 2001년 명절물량이 폭증하자 터미널을 비롯한 물량처리 시스템의 과부하를 우려해 하루 20만개 이상의 물량은 받지 않은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4사가 업계 1위라는 대내·외적 타이틀을 위해 치열한 순위다툼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업계 담당자간 미팅에서 서로 자제하자고 합의하지만 돌아서면 합
의가 깨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 바닥(물류업계)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중에 각 업체가 발표하는 실적을 곧이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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