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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 파도에 직면한 광역버스의 세가지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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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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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상욱 박사의 대중교통 현장진단

   

[교통신문] 무더위 끝 자락에 찾아온 태풍 ‘솔릭’이 큰 탈 없이 지나 다행이다. 기상청의 빗나간 예보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많았지만 큰 피해 없이 폭염 더위를 한 순간에 날려버렸으니 반가운 일이다. 태풍하면 문득 삼각파도의 위력이 떠오른다. 삼각파도는 진행방향이 다른 2개 이상의 파도가 동시에 부딪치면서 일으키는 불규칙한 파도의 충격파를 말한다. 이 충격으로 2~3배의 높은 격랑이 일어나면 배가 침몰하거나 난파되는 커다란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수도권의 광역버스가 지금 삼각파도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수도권에는 현재 231개 노선에 2597대의 광역버스가 운행하면서 하루 평균 약 65만명의 출퇴근 승객을 실어 나르고 있다. 이렇게 수도권 교통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광역버스가 삼각파도의 난제 앞에 휘청거리고 있다.

최근 인천시 6개 버스업체들의 광역버스 노선운행 중단 및 폐지 소동은 현재 수도권 광역버스가 겪고 있는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경영난에 처한 버스업체들의 하소연에 면허를 회수해공영화를 검토하겠다는 인천시의 강경방침이 맞서면서 운행중단의 위기는 넘겼지만 해법이 결코 만만치 않다. 인천시의 사례를 통해 수도권의 광역버스가 직면한 세 가지 삼각파도의 실체를 하나씩 짚어보겠다.

첫 번째는 승객 감소와 무리한 노선 증설로 인한 적자 누적이다. 광역버스는 출퇴근시간대의 꽉 들어찬 모습을 보면 수익성이 꽤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이 적자노선으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가 2004년 준공영제 도입 당시 700대 정도의 광역버스를 현재 200대 수준으로 계속 줄여온 이유도 바로 이 적자문제 때문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인천 광역버스는 얼핏 보면 인천시와 서울의 신촌, 서울역, 강남역 등을 운행하는 속칭 ‘알짜노선’으로 보이지만 2012년 이후 인천공항철도 개통, 서울지하철 7호선의 연장, 최근 수인선과 인천지하철 2호선의 추가 개통 등 수도권 철도망이 확충되면서 최근 4년간 광역버스 승객은 약 30%나 감소했다.

인천시의 조사결과를 보면 작년 한 해 동안 광역버스 적자는 약 23억원에 이른다. 운행대수가 많은 경기도도 작년 한 해 약 1700억원의 적자를 보이고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광역버스 노선 증설이나 연장요구에 이끌려 무리하게 노선을 남발한 것도 적자폭을 늘린 요인 중의 하나이다. 파주시와 고양시 지역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두 번째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이다. 금년 16.5%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천시 6개 광역업체 인건비 부담이 약 20억원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향후 비슷한 수준의 인상이 이어질 경우 그 부담 규모는 현재보다 몇 배로 가중될 것이다. 버스업계는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설정한 것인 만큼 최저임금 인상분만이라도 지원해 달라고 하소연하고 있으며 지자체는 국가정책으로 시행된 것인 만큼 중앙정부 차원의 우선 조치가 있길 바라는 눈치이다.

세 번째는 근로시간 단축의 여파이다. 근로시간 단축은 금년 7월1일부터 시행됐으나 버스대란을 우려해 금년 말까지 사실상 잠시 유보된 상태이다. 내년 7월 이후 본격적인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되면 그 후폭풍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다. 내년을 기다릴 것도 없이 현장에서는 이미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부족한 운전자를 확보하기 위한 인건비 부담도 문제이지만, 임금삭감을 우려하거나 조건이 좋은 준공영제 지역으로 운전자가 이탈하고 있어 현장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번에 노선폐지를 신청한 인천시 광역버스 업체 내에서도 광역버스 운전자는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일반 시내버스 운전자 보다 월평균 100만원 정도 임금이 낮아 운전자를 확보하고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광역버스가 직면한 문제를 요약하면 적자구조의 부실한 시장여건에 더하여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의 두 개의 파도가 겹치면서 일으키는 충격파라 할 수 있겠다.

이 세 가지 충격파가 일으키는 문제의 핵심은 결국 ‘돈’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를 방치한 채 서둘러 돈으로만 해결하기에는 사회적 부담이 너무 커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두 가지 대 원칙이 있어야 하겠다.

우선 노선조정 등 버스운행을 효율화해 비용부담을 최소화하고 다른 하나는 정부와 업계, 시민들이 모두 그 비용을 분담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원칙하에 광역버스 문제에 대한 세가지 해법을 제안한다.

첫째는 수도권의 광역버스에 한정해 통합관리를 하자는 것이다. 광역버스가 시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가장 효율적인 운행이 이뤄지려면 현재와 같이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가 제각각 권한과 책임이 분산돼 대립하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만 광역차원의 교통수단간 연계 효율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와 효율적인 버스노선 조정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수도권 전체 2만3000대의 버스 중 약 11%에 해당하는 2600대의 광역버스 만큼은 국토부가 직권조정하고 지원하는 관리체계의 검토가 필요하다.

둘째는 광역버스의 차별화를 통한 서비스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광역버스는 도시철도망이 확충되면서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교통체증으로 도시철도보다 정시성이 낮은 것이 주요인이지만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무리한 요구에 의한 노선연장이나 적자해소의 편법수단으로 중간 정차장을 늘리면서 당초의 논스톱(non stop) 서비스가 퇴색된 경우도 있다. 입석금지 방침도 적자와 민원을 이유로 유야무야 되고 있다.

필자의 눈에는 광역급행과 직행좌석이 무엇이 다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광역버스는 혼잡한 도시철도에 비해 목적지까지 편안히 앉아 갈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광역버스의 본래의 취지와 이점을 잘 살려 맞춤형 고급서비스 등 특화된 서비스를 개발해 나간다면 이용자들로부터 보다 많은 환영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광역버스에 대한 수익자 부담원칙의 적용이다. 광역버스에 대해서만큼은 ‘버스요금은 무조건 싸야 한다’라는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서비스 수준을 누리면서도 버스요금은 OECD국가 평균의 약 40%로 낮은 수준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은 운수종사원의 처우개선과 함께 보다 안전한 버스운행을 보장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에 기초한 것인 만큼 이용자들도 요금인상 등 일정부분을 분담해야 한다. 그래야만 보다 차별화된 다양한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질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서울시 경계를 넘나드는 자가용승용차 비율이 약 45%이며, 그 중 80%가 나홀로 차량이다. 1990년대 이후 지속되고 있는 이 비효율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광역버스는 수도권 교통문제의 최우선 과제로 해결돼야 한다.

삼각파도에 직면한 광역버스가 정상궤도를 찾아 항해를 할지, 풍랑 속에 표류하는 모습으로 남아있을지 근로시간 단축이 본격 시행되는 내년 7월이면 그 답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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