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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처리특례법 폐지 검토해야”
유희근 기자  |  sempre@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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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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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사고처리특례법 무엇이 문제인가?’ 3일 국회서 세미나 개최
- 음주나 뺑소니 등 중과실 사유 아니면 가해 운전자 처벌 못해
- "처벌받지 않고 보험처리 하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안전불감증 낳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은 교통안전의 적폐"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세미나에서 한문철 변호사는 음주나 뺑소니 등 중과실 사유 아니면 가해 운전자 처벌 하지 못하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음주나 뺑소니 등 법에서 규정하는 ‘중과실 사고’가 아니면 교통사고 가해 운전자를 형사처벌할 수 없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이하 특례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회에서 나왔다.

지난 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교통사고처리특례법 무엇이 문제인가?’ 세미나에서 한문철 변호사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을 ‘교통안전의 적폐’이자 ‘양심 불량을 조장하는 법”이라고 비판하며, “특례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례법은 자동차산업 육성을 통해 내수를 진작시키고자 하는 사회·경제적 배경 속에서 ‘운전자에 관한 형사처벌 특례를 정함으로써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의 신속한 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1981년 12월 말 제정돼, 이듬해 1월부터 시행됐다.

특례법 시행 전에는 모든 교통사고가 형법상 처벌 가능한 대상이었다. 하지만 법 시행 이후에는 법에서 지정한 중대 위반 사유(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속도위반, 무면허, 음주 등)를 제외하고 운전자가 보험이나 공제에 가입돼 있으면 당사자 간 합의된 것으로 간주해 ‘공소권 없음’으로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게 됐다.

한 변호사는 이 같은 특례법에 대해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문제를 지적했다.

첫째는 중과실 예외 사유가 교통사고의 현실을 모두 반영할 수 없다는 점이다. 특례법이 처음 제정된 당시에는 8가지 중과실 예외 사유가 있었다. 하지만 이후 1993년 보도 침범 사고, 2009년 어린이 보호구역 사고 등이 추가돼 현재는 12가지 예외 항목으로 늘었다.

한 변호사는 현재 중과실 항목에 ‘졸음운전’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앞으로 이러한 것들을 모두 추가하다 보면 30대·40대 중과실 사유가 생기지 말란 법도 없다”며 “이러면 매번 뒤늦게서야 현실을 쫓는 누더기법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번째는 이 같은 중과실 사유가 법에 규정돼 있더라도 이를 실제 사고 처리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불합리한 점들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 38번 국도 갓길에서 발생한 사고가 이러한 문제점을 잘 드러낸다. 당시 국도를 과속해서 달리던 한 차량이 급커브 구간에서 중심을 잃고 갓길에 비상 주차하고 서 있는 사람 두 명을 치었지만 사고 운전자는 피해자를 충격하는 순간에는 규정 속도 이하였다는 이유로 공소권 없음으로 처벌을 피했다.

중과실 항목에 엄연히 속도위반이 포함돼 있지만, 이같이 경직된 법 적용을 하면 법망을 빠져나갈 수 있는 허술한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횡단보도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 사고를 당하면 종합 보험처리 외에는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게 되는 등 특례법 적용에 불합리한 사례가 많다고 한 변호사는 밝혔다.

셋째는 피해자가 사고에 대해 법원에 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공소권이 침해받아 정의 실현 관념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한 변호사는 “예전에는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가해자가 피해자를 찾아가 사과하고 문병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기본 정서였는데 특례법 영향으로 사고 나도 웬만하면 처벌 안 받고 보험 처리하면 그만이라는 의식이 생겼다”며 “종합 보험에 가입돼 있어 이러한 뻔뻔한 가해자를 형사 재판에 청구할 수 없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한 변호사는 특례법의 폐지를 주장하며, “국가가 책임보험(대인1)만 의무 가입하도록 관리할 게 아니라 자동차 사고 피해에 대해 무한 배상이 가능하도록 종합보험(대인2)까지 통합해서 관리해야 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특례법 폐지로 전과자가 대량 생산될 우려에 대해서는 “블랙박스 장착과 사고 시 제출을 의무화하고 피해 정도에 따라 합의하거나 경찰 심사를 받도록 하는 방안으로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지난해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 인근 인도에서 자동차가 돌진하는 사고로 딸 아이가 크게 다친 피해자 아버지가 직접 나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사고로 아이가 2주간이나 의식이 없었는데도 가해자는 한 마디 사과도 없었고 이후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며 “이러한 무책임하고 뻔뻔한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특례법 폐지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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